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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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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 하모회 함 무 봤나?- 박경대(경남도수산자원연구소 내수면지소장)

  • 기사입력 : 2010-07-2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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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모’철이 돌아왔다. 하모는 6월부터 8월까지가 제철로 해마다 여름철 이맘때만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9월 이후에는 깊은 바다로 이동하면서, 잔뼈가 가시처럼 딱딱해져서 먹기가 거북해지고 맛이 떨어진다.

    하모는 갯장어가 표준말로 ‘아나고’로 불리는 ‘붕장어’와 비슷한 모양이나 턱이 가늘고 길며 이빨이 상당히 발달한 점과 크기가 ‘붕장어’보다 크고 잔가시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서식해역은 우리나라 남서해와 일본, 중국 등의 수심 100m층 이하의 사니질 바닥에서 사는 야행성이고, 크기는 보통 60~70cm 정도가 많으나 2m까지 성장하기도 한다.

    민물장어로 부르는 뱀장어는 일본어로 ‘우나기’이고 ‘꼼장어’로 알려진 어류는 ‘먹장어’이다. 갯장어를 일본어로 ‘하모(はも)’로 부르는 것은 아무것이나 잘 무는 습성 때문에 ‘물다’라는 의미인 ‘하무(はむ)’에서 유래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남지방에서는 참장어, 경남지방에서는 바닷장어, 뱀장어로 불린다. ‘동의보감’에는 해만(海饅), ‘자산어보’에는 견아려로 기록되어 있고, 조선통어사전에는 사람들이 잘 잡지 않고, 뱀처럼 생겨서 먹기를 꺼리고 일본에만 판매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뱀장어류의 산란장에 대하여는 오랫동안 수수께끼로 있다가 10㎜ 내외의 치어가 대량으로 채집된 태평양의 마리아나 부근의 300~500m의 심해를 산란장으로 추정하고 관련학자들이 계속해서 추적, 조사 중이다. 따라서 아직 양식을 시도하지 못한 완전 자연산인 갯장어와 붕장어 및 일부 뱀장어를 제외하면 민물장어로 불리는 뱀장어는 시중에 유통되는 것의 대부분이 바다에서 하천으로 올라오는 어린 장어를 잡아서 양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모가 장어류 중 가장 맛이 있으나 안타깝게도 연중 맛을 즐길 수 없고 여름 한철에만 가장 맛이 있는데, 단백질 함량이 가장 풍부하기 때문이다. 하모에 포함된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중에는 글루탐산이 가장 많으며 이 성분이 갯장어의 특유한 맛을 낸다고 한다. 또한 EPA와 DHA의 함량이 높아 혈전을 예방하는 데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생선회를 즐기지 않는 사람들도 하모는 비린맛이 없고 담백하고 특이한 맛에 단박에 반한다.

    가장 일반적인 요리 방법은 하모회이고 끓는물에 살짝 데치는 샤부샤부로도 많이 먹지만 여수지방에서는 샤부샤부와 비슷한 ‘유비끼’로 더 유명하다. 통영과 고성지역에서는 하모회를 배를 비롯한 각종 채소와 마늘, 고추 등 양념과 콩가루를 초장에 비벼 먹는 하모회 무침이 일품으로, 회를 씹을수록 고소하고 단맛이 난다.

    뱀장어류는 혈액 속에 단백질 성분의 독성이나 적혈구를 파괴하는 독성을 갖고 있는데 조리할 때 피를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거나 가열하면 독성이 없어지는 것으로 밝혀져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하모는 우리 도내에는 고성 자란만과 통영 사량연안에서 잡히는데 주로 잡히는 장소는 고성 삼산면 해역이다. 이름이 독특해서 ‘하모 먹고 하면 안되고, 아나고 먹고 안하면 안된다’는 재미있는 말이 있다. 여름 복더위를 이기는 보양식으로 하모회를 적극 추천한다.

    박경대(경남도수산자원연구소 내수면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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