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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키우는 역사논술] (20) 역사적 관점으로 본 4대강 사업

물길 돌린 고대 관개수로 사업은 성공?

  • 기사입력 : 2010-07-2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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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명박 정부에서 4대강 사업을 밀어붙이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나름의 이유를 대고 있지만, 역사를 조금 배운 사람으로서는 다소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

    먼저 4대강 유역은 문명 이전부터 우리 조상들이 살았던 터전이다. 큰 강 인근은 언제나 풍족한 곳이었다. 우리 조상들은 그곳에서 물고기도 잡고, 열매도 따 먹고, 농사도 지으면서 살아왔다. 4대강 인근에 우리 조상들의 오랜 유산과 얼이 이어지고 있을 것이다.

    4대강 유역에서 유적 조사를 해 본다면 상당한 유물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공사에 들어가기 앞서 공사지역의 유적 조사는 필수이다. 그러나 4대강 인근, 아니 낙동강 공사 구간만 하더라도 현재의 인력과 지원으로는 유적 조사만 하기에도 족히 수십 년은 걸릴 것이다.

    필자가 듣기로는 대강 눈으로 훑어보고 어지간한 유적지가 눈에 띄지 않는다면 그저 넘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 수천, 수만 년을 숨 쉬고 있던 유산이 그대로 파괴되는 것이다.

    현재 홍수를 막는다는 명분으로 보를 쌓고 있는 낙동강 본류는 역사적으로 볼 때 ‘안정적인’ 강이다. 조선시대 조운선이 사시사철 다니던 곳이 바로 낙동강이다. 조운은 조선의 재정을 담당하는 매우 중요한 운송로이다. 이곳에 사시사철 배가 다녔다는 것은, 일정한 수준에서 유량이 안정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매년 수해가 들어 본류가 넘쳤다면, 매년 유량이 부족하여 낙동강에 배를 못 띄울 정도였다면, 국가의 존망이 걸린 조운을 운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고려와 조선은 늘 낙동강을 통해 경상도에서 거둬들인 막대한 재정을 운송했다. 적어도 낙동강 본류는 홍수와 가뭄에 취약하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예부터 대부분의 홍수는 지류나 소하천에서 일어난다. 김두관 도지사가 행정자치부 장관 시절 작성된 ‘우리나라 자연재해 발생 추이 분석 및 대응방안 연구’ 보고서에는 조선시대부터 일어난 홍수 사례를 구체적으로 들고 있다.

    대부분의 홍수는 하천을 막고, 둑을 쌓아 농경지를 일군 지류에서 둑이 터지고, 제방이 넘쳐 홍수가 일어난다. 상습 침수 지역도 마찬가지이다. 예전의 물길을 막은 곳에서 상습 침수가 일어나는 것이다. 보고서에는 자연적인 물길을 복원하고, 물길을 가로막는 주거지를 옮기는 것이 근원적인 해결 방법이라고 제시되어 있다.

    또한 이명박 정부는 고용창출과 경제성장, 뉴딜정책 운운하는 논리를 내세워 4대강 사업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물론 고대로부터 토목공사는 고용효과를 창출하려는 목적이 강했다. 조선 광해군 시기 이뤄진 궁궐 축조도 광해군이 폭군이라서가 아니라, 임진왜란 직후 유랑민들을 거둬들여 일감을 주고 먹여 살리기 위한 측면이 강했다.

    하지만 현대에서는 그와 같은 고용효과가 발생하지 않는다. 대규모 토목사업일수록 투자비용 단위 고용효과는 오히려 감소한다. 공사가 커질수록 큰 기계가 다 일을 하기 때문이다.

    낙동강의 수질개선을 이야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낙동강의 수질이 깨끗해지는데, 왜 부산광역시는 저 멀리 남강댐물이 필요한지 궁금하다. 오히려 강바닥을 파내어, 강물의 자정기능을 죽이는 것을 반증하는 셈이다. 이렇듯 4대강의 논리는 궁색하기 짝이 없다.

    논리가 궁색해지자, 한 교수는 4대강 사업 찬성 논리로, ‘메소포타미아가 최초 인류 문명을 성공시킬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관개수로를 잘 정비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런 관개수로를 잘 정비해야 합니다’라고 역설했다. 아마 그 교수는 역사를 전공하지 않은 사람일 것이다.

    그 교수의 말대로 나일강과 황하보다 관개수로를 먼저 정비한 수메르인들은 조금 더 일찍이 문명을 건설했다. 그리고 온 강과 지류에 관개수로를 도배했다. 반면 황하나 나일강은 관개수로를 그리 크게 만들지 않았다. 그냥 범람하는 것을 놔두고, 최악의 사태만 면할 정도로 공사를 했다.

    초기에는 메소포타미아 문명이 좋았다. 물을 구하기가 더 쉬웠으니 당연한 이치다. 그런데 대규모 관개수로를 만들면서 물의 증발량이 엄청나게 늘어갔다. 농경지를 확보하느라 물을 잡아둘 나무도 다 베어 버렸다. 그리하여 땅은 사막이 되었고, 소금기만 남게 되었다. 수메르인의 말에 따르면 ‘땅이 하얗게 변했다’라고 한다. 별 수 없이 밀보다 소금기에 강한 보리를 경작했으나 이마저도 한계에 달했다. 결국 수메르 문명은 쇠락의 길로 가게 되었다.

    이렇듯 역사는 4대강 사업의 논리가 얼마나 허구인지 증명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4대강 사업을 중단하고, 자연 그대로의 물길을 되살리는 것이 진정으로 역사의 순리에 따르는 현명한 일이 아닐까.

    임종금(`뿌리깊은 역사논술'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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