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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3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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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 역사교육과 나라사랑 정신- 윤일구(창원보훈지청 보훈과장)

  • 기사입력 : 2010-07-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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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한국사 교육과 관련한 문제가 사회적인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고등학교 교과과정이 개편되면서 내년부터는 필수였던 한국사 과목이 선택과목으로 바뀌어 고교생들이 한국사를 배우지 않고도 졸업은 물론 대학도 갈 수 있게 되었다 한다.

    이럴 때 서울대가 2014년 입시부터 한국사 과목 이수를 필수과목으로 지정한 것은 참으로 우리나라의 장래를 생각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역사는 여느 과목처럼 선택을 해도 되고 안 해도 무방한 그런 차원의 것이 아니다. 역사는 살아있는 우리의 숨결이며 민족의 뿌리를 캐는 귀중한 일이므로 필수과목으로 지정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역사는 우리의 선열들이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어떻게 투쟁했는가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인지를 알려주는 나침반 역할을 하는 것이다. 동서양 고금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그 나라의 근본인 역사의 중요성을 도외시한 나라는 결코 융성한 사례가 없었다.

    또한 역사공부는 민족정기를 발현시키는 원류(源流)이며 국력을 하나로 이끌어 내는 동인(動因) 역할을 하는 것임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자라나는 세대가 개인주의에 편승한 이기주의로 국가의 존재에 대해 별로 고마움과 관심도 없는 것이 작금의 세태가 아닌가 한다.

    행정안전부가 최근 19세 이상 성인남녀와 중·고교생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6·25 전쟁을 북한이 일으킨 것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응답자가 청소년 36.3%, 성인의 20.4%나 되었다는 것은 잘못된 역사교육의 결과가 어떠한지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것이라 하겠다.

    역사의 기록은 엄정해야 하며 잘된 것은 잘되었다고, 잘못된 것은 잘못되었다고 기록되어야 한다. 분초를 다투는 글로벌 정보화 시대일수록 분명한 국가적 정체성과 강한 민족적 자긍심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한다. 역사는 단순한 과거의 나열이 아니라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며 미래를 밝혀야 할 등대 역할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중·고등학교의 역사교과서 중 국난극복사 부분이 짧게 요약되어 있는 것을 본 어느 작가는 “그 짧은 기록의 행간에 수만명의 애국선열의 고통과 피와 땀이 응결돼 있다”라고 탄식한 것처럼 외침과 시련의 극복과정이 상세하게 기술되어 있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차제에 역사의 기록 중 특히 국난극복사 부분을 상세하게 기록함으로써 우리의 민족정기를 불러일으키는 샘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역사교육은 민족혼을 불어 넣는 일이며 올바른 역사교육은 나라를 사랑하는 일과 다르지 않다.

    지구상에서 가장 못 살고 또 가능성이 없는 나라로 치부되던 우리나라가 최단 시일 내 전쟁과 빈곤을 이겨내고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한, 다른 나라에서 부러워하는 역사를 우리는 가졌다. 우리는 이런 자랑스러운 역사를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올바르게 가르쳐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한 달 후 맞이하게 되는 경술국치 100주년이 주는 역사의 중압감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는 지나간 역사에서 그 해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윤일구(창원보훈지청 보훈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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