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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키우는 역사논술] (21) 한일 강제병합 100년, 해방 65년을 바라보는 시선

우리는 ‘식민 잔재’를 얼마나 걷어냈는가

  • 기사입력 : 2010-08-1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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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꼭 100년 전, 1910년 8월 22일. 일제는 통감부와 친일반민족행위자를 앞세워 강제로 한일병합조약을 불법적으로 체결했다. 일주일 후, 8월 29일. 이 불법조약문은 공표되고, 한반도는 일제의 식민지로 전락했다.

    이후 100년의 시간이 지났다. 지금 우리는 어느 위치에 서 있는가? 식민지의 암흑을 걷어내고 자주독립과 번영의 역사를 일궜는가? 혹은 여전히 식민지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가?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는 이미 충분한 국력과 위상을 갖춘 자주독립국으로 손색이 없다. 세계 경제 순위 15위 내외의 경제대국이며, 경제선진국클럽인 OECD 가맹국이다. 삼성을 포함하여 우리의 브랜드가 세계를 주름잡고 있으며, 경제력을 바탕으로 G20정상회담에 참여·유치하고, 각종 국제경기를 비롯한 굵직한 행사도 많이 치러냈다.

    또한 일본과 중국, 동남아시아에서는 한류열풍이 불고 있으며, 서구에서도 조금씩 한국문화가 퍼져가고 있다. 유엔사무총장을 배출했으며, 올림픽·월드컵 등 국제경기에서는 늘 상위권에 포함되어 우리의 이름을 알리고 있다. 외국 사이트를 둘러봐도 KOREA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게다가 단순한 경제력을 넘어, 민주주의의 발전에 있어서도 우리는 나쁘지 않은 수준에 올라와 있다. 서구에서는 우리를 ‘완벽하지는 않지만, 안정된 민주주의’를 누리고 있는 나라로 평가한다. 제3세계에서는 드문 평가이다. 물론 현 정부 들어 시민의 자유와 민주주의의 성숙도가 일부 퇴보했다고 하나, 여전히 제3세계 국가 가운데에서는 수준급의 민주주의와 자유를 누리고 있다. 이렇게 우리는 단순한 자주독립을 넘어 세계의 중심국가로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표면적인 모습 이면에는 깊은 식민지의 굴레가 씌워져 있다. 애초 대한민국 정부의 건국조차 우리의 손이 아닌, 미국이 선택한 세력이 미국과 친일반민족행위자들의 지원으로 이루어졌다. 건국 직후 미국과 소련의 손에 이끌려, 500만명 이상의 엄청난 사망자를 낸 동족상잔의 비극이 일어났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국군의 작전권마저 미국에게 이양해야만 했다.

    경제성장 역시 마찬가지다. 많은 사람들의 땀과 노력이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미국의 압도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시각도 있다. 미국은 사회주의권과 경계에 있는 대한민국을 더욱 안정시키고, 사회주의의 남하를 저지하기 위하여 대한민국을 키워준 것이라는 논리다.

    대한민국의 경제력은 근본적으로 미국에 종속적이다. 9·11 사건과 미국의 금융위기로 가장 크게 주식·환율이 흔들린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정치적으로도 마찬가지다. 5·16 쿠데타와 12·12 쿠데타, 5·18 광주민주화운동 진압에 있어서도 미국의 승인이 사실상 결과를 좌우했다. 대통령 선거철이 되면 유력한 여야 대통령 후보가 미국 대사관에서 일종의 ‘친미 각서’를 썼다는 이야기는 외세의 손바닥 안에서 놀고 있다는 자괴감마저 들게 한다.

    일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일본의 대부업체가 우리나라 서민의 호주머니를 털고 있으며, 이미 알짜주식들은 일본자본에 잠식되었다. 그들은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정치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쳤다. 심지어 일본 자위대 창설 50주년 기념 행사가 버젓이 서울 한복판에 열리고, 몇몇 보수 정치인들이 그 행사에 참여했다는 것이 드러났을 때, 깊은 좌절감을 느끼게 된다.

    어느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일상적으로 일본말로 대화를 나누었으며, 다른 대통령들도 외국에 가면 우리말이 아니라, 영어로 말하려고 애쓴다. 상당수의 정치인과 재계 유력 인사들이 곤란한 상황에 처하면, 마치 자신의 고향인 것처럼 미국이나 일본으로 떠나고, 그곳에서 전략을 짠 후 국내로 돌아온다. 그들에게 진정한 마음의 국적은 어디인지 궁금하다.

    식민지 역사는 단순히 겉으로 해방을 하고, 나라를 세웠다고 끝나는 것은 아니다. 식민지 역사는 끝없이 이어지는 것이다. 식민지 100년, 해방 65년. 아직도 우리가 갈 길은 멀기만 하다.

    /그래픽= 김문식/

    임종금(‘뿌리깊은 역사논술’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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