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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논술수업] (14) 통합 독서논술- 학급에서 논술하기

청소년기에 생각해 보는 ‘진정한 친구’란?

  • 기사입력 : 2010-08-0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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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중학생들은 학교에서 어디를 가든 친구와 짝지어서 또는 무리지어 다닌다. 화장실을 갈 때도, 교무실에 선생님을 만나러 갈 때도, 보건실에 갈 때도 함께 다닌다.

    청소년이 되면서 가족들과 지내는 시간보다 친구들과 지내는 시간이 점점 많아진다. 청소년기에는 친구가 가족보다 더 중요한 존재가 되기도 하고, 세상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기도 하고, 인간관계 형성의 배움터가 되기도 한다. 때로는 부모의 올바른 지적에도 반항하며 부모와 대화하기보다는 친구의 말을 더 신뢰하기도 한다.

    청소년기 친구 관계는 정서적 친밀감에 의해 형성되기 때문에 서로 신뢰하고 성실한 관계를 유지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때문에 친구가 떠나면 자신이 버려졌다고 느끼기 쉽다.

    또 관심 분야나 취미, 생활환경, 학교 학업에 대한 태도, 진로 등에서 비슷한 경우에 친밀한 친구 관계가 형성되기 쉬우므로 친구의 모습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또래 집단의 행동 방식에 쉽게 동조하며 이를 지키려는 성향이 강하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간혹 청소년기의 잘못된 친구 관계는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흡연, 음주, 가출, 폭력 등과 같은 청소년들의 잘못은 이러한 또래 집단의 압력 또는 동조로 강화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청소년기의 만족스런 친구 관계는 긍정적인 자기 존중감을 갖게 하고, 공감 능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며, 품행에서도 더 모범적이고 학업성취도도 좋게 나타나는 데 도움을 준다.

    청소년기의 친구 관계는 가족 중심의 인간관계에서 보다 폭넓은 인간관계로 바뀌는 과정에서 형성되기 때문에 이후 성인이 되었을 때의 인간관계 형성 능력에 큰 영향을 끼친다.

    바람직한 친구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다양하게 만나 다양하게 어울려 보는 것이 필요하다.

    학교에서는 바람직한 친구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집단 상담을 하기도 하고, 수련회도 가고 친구의 날을 정해 행사를 하기도 한다. 학급 운영을 통해 칭찬 일기 쓰기, 마니또 등과 같은 활동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학생들의 학교생활을 보면 참 단조롭기 짝이 없다. 성적이 학교생활의 절대 기준이 되는 상황에서 교과 학습 활동 외에 다른 활동을 끼워 넣기가 쉽지 않다. 요즘처럼 학업 성취도 평가와 같은 일제고사가 시행되고 이 시험을 대비하기 위해 일부 학교처럼 0교시 자습이나 7교시 보충이 된다면 학교생활은 더욱 단조로워질 것이다.

    그래서 ‘어떤 친구가 진정한 친구인가?’라는 주제로 글쓰기를 했다. 바람직한 친구 관계에 대해 생각해볼 계기를 마련하기 위함이었다. 친구는 머리로 사귀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사귀는 것이다. 그러기에 어떤 친구가 바람직한 친구인지 따져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배 종 용 (김해여중 교사)

    우리 반 학생들은 이렇게 썼다.

    ☞ 학생 글 1

    이번에 나는 가출이라는 크나큰 실수를 하였다. 그것도 친구 한 명과 함께 그런 짓을 하였다. 함께하여 준 그 친구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였다. 하지만 나는 그 친구에게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없었다.

    어제 네이트온에서 우리 학교 △△이와 대화를 했다. △△이는 진짜 친한 친구가 된 아이였다. 나와 같이 공부를 했는데 내가 학원을 끊다 보니 △△이와 멀어지게 되었다.

    하지만 어제 △△와 대화를 했을 때 △△이는 내가 제발 마음잡고 같이 공부하기를 원했다. 나는 처음으로 나에게 조언을 해주는 친구를 얻었다. 그래서 나도 지금까지 생활을 접고 공부를 해보려 한다.

    ☞ 학생 글 2

    진정한 친구란 친구가 나쁜 길로 빠지면 다시 바른 길로 잡아주고 함께 가는 것이다. 요즈음에는 진정한 친구의 개념이 대부분 이렇게 통하는 것 같다. 나도 이 말에 100% 공감한다.

    나는 분위기를 잘 탄다. 안 좋은 것인 걸 알면서도 ‘친구가 하니까’라는 이유만으로 나는 친구를 따라해 왔고, 친하면 친할수록 말투, 성격 등이 닮아갔다. 그래서 나는 진정한 친구만을 원한다.

    하지만 아빠가 내게 하는 말은 좀 다르다. 친구는 나쁜 아이든, 좋은 아이든, 공부하는 아이든, 노는 아이든 골고루 사귀라는 것이다.

    나는 처음에 이해가 안 됐다. 아빠는 누구든지 한 친구를 사귀면 좋은 것, 나쁜 것을 얻을 것이고,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주게 된다고 했다. 허나 거기서 나쁜 것을 배우지 않고 나쁜 것을 주지 않는다면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다고 하였다.

    나는 그제서야 이해가 되었다. 나쁜 것을 강요하고 좋은 것을 배우려 하지 않는다면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없다.

    진정한 친구는 바른 길로 붙잡아주고 함께 간다는 말에서 붙잡아주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함께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바른 길로 잡아주는 것은 누구나 바른 개념만 가지고 있다면 쉬운 일이다. 하지만 함께 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요즘엔 경쟁 사회라고 해서 오히려 바른 개념을 알면서도 나쁜 길로 빠뜨리고 자신만 바른 길로 가는 경우도 종종 있다. 친구는 친구가 아닌 경쟁자가 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시험 기간에 ‘공부 안 했다’는 입에 발린 거짓말이다. 상대의 긴장감, 경쟁심을 줄이기 위함이다. 같이 경쟁하면서 공부를 하는 것은 좋지만 서로를 속이면서 하는 것은 진정한 친구가 아니다.

    ☞ 학생 글 3

    내가 생각하는 진정한 친구란 고민이 있으면 들어주고 조언을 해주거나 힘들 때나 슬플 때 위로해 주고 옆에 있어주는 게 진정한 친구이다.

    아직 나에겐 진정한 친구는 없는 것 같다. 고민이 있으면 들어주기는 하는데 내 일이 아니니까 상관이 없다는 식으로 말한다.

    나도 누가 나한테 고민을 말하면 속으로 ‘나보고 어쩌라고’라는 생각을 하긴 하지만 대놓고 그러지는 않는다. 성의껏 대답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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