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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년 유감/서영훈기자

  • 기사입력 : 2010-09-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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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 벼농사도 풍년이 될 듯하다. 올해 쌀 생산량은 467만t에서 481만t 사이로 지난해에 비해 2.0~4.9%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벼 재배면적이 3.5%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평년작을 웃도는 풍년임에는 틀림없는 듯하다.

    이처럼 농사가 잘 됐는데도 농민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 못하다. 지난해부터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는 쌀값 때문이다. 지난달 25일 현재 전국 산지의 평균 쌀값은 80㎏에 13만312원으로, 지난해 수확기의 14만 2861원에 비해 무려 8.7%나 급락했다.

    이에 정부는 지난달 31일 쌀 수급안정대책을 내놓았지만,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기는 역부족인 듯하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정부의 이번 대책으로 수확기 쌀 가격이 정부 개입을 배제했을 때에 비해 무려 11% 가량 상승한 14만 6000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쌀값이 이처럼 회복되기 위해서는 정부가 올해 수확기에 시장에서 격리시키기로 한 40~50만t을 방출하지 않는다는 조건이 붙는다.

    정부 또한 시장의 우려를 이미 대책에 반영해 놓았다. 가격 급등 등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밥쌀용으로 시장에 내놓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래도 시장은 여전히 이 ‘특별한 경우’에 신경을 쓰는 듯하다. 비록 금세 방출되는 일은 없더라도, 정부의 시장 격리물량 40~50만t이 쌀값 상승을 억제하는 역할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북 쌀 지원을 재개하는 문제도 그리 쉽사리 풀릴 것 같지 않다. 북한에 지원되던 쌀은 지난 2000년부터 2007년까지 매년 30만~40만t에 이른다. 올해 정부가 시장에서 격리키로 한 물량과 맞먹는 규모다.

    소비를 늘려 가격 안정을 꾀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지만, 짧은 기간 안에 획기적으로 소비를 늘릴 방법도 마땅찮다. 소비 진작은 중장기적으로 꾸준히 추진해야 할 과제다.

    지금 당장 쌀값을 안정시켜 농민들의 시름을 들고, 또 쌀 생산기반을 튼튼히 하여 미래에 있을 지도 모를 곡물파동에 대비하는 근본적인 쌀 대책이 절실하다.

    서영훈기자(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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