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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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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의 술에 반하다 ⑧ 거창 산내울 오미자주

다섯 가지 맛 오미자 빚은 술 “오~ 묘한 맛”

  • 기사입력 : 2010-09-2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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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춘구 거창사과원예농협 공장장(오른쪽)과 직원이 급속냉동시킨 오미자를 들어보이고 있다.

    오미자의 붉은 빛깔은 눈을 즐겁게 하며, 청량한 향과 새콤달콤함의 오미자 특유의 다섯 가지 맛이 어우러져 입을 즐겁게 하는 거창 ‘산내울 오미자주’. 거창사과원예농협에서 만드는 거창 산내울 오미자주가 주목받는 이유는 색깔과 맛 외에도 고제 위천 가북 북상 등 해발 600m 이상에서 자란 청정 오미자를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해발 600m 이상 되면 농약을 치지 않아도 병·해충 피해가 별로 없다. 또 농협에서 수매를 통해 원료를 확보하기 때문에 믿을 수 있는 원료를 사용하고 있다. 청정지역 오미자는 8월 말에서 9월 초순경에 수확한다.

    거창이 오미자로 유명해진 것은 배추 등 고랭지 채소의 수익이 떨어지자 대체작목을 찾던 중 고수익을 올리 수 있는 오미자를 대량으로 심으면서 시작됐다. 거창사과원예농협은 농민들의 오미자를 수매를 통해 수집, 농축액(차)과 술을 담가 판매하고 있다.

    # 술 담그기

    오미자주는 오미자 30%, 설탕 7%, 주정 63%로 3개월 숙성시킨 후 알코올 16도로 출하된다.

    2차 여과까지 걸쳐 병입한다.

    오미자주는 다루기가 까다롭다. 오미자는 단맛 신맛 쓴맛 매운맛 짠맛의 다섯 가지 맛이 난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그중에서 신맛과 단맛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안토시아닌 색소가 다량 함유돼 있어 물에 추출하면 고운 빛을 띠게 되는데 빛과 열에서는 안정성이 떨어져 제품제조 중 또는 유통 중에 적색 색소가 소실되거나 퇴색 또는 갈색으로 변해 품질 변화가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어떻게 오미자 고유의 색상을 유지하느냐가 제품의 생명이다. 대부분의 전통주가 그렇듯이 오미자주도 숙성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

    오미자 향과 맛을 다 우려내기 위한 과정일 뿐 아니라 오미자주의 최종 맛을 결정짓기 때문이다. 숙성은 온도 25%를 숙성이 끝날 때까지 유지시켜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맛과 향을 뽑을 수 있다. 온도를 유지시키는 데는 숙성통 내부에 일정하게 온도를 유지시킬 수 있도록 항온장치를 설치한다.

    특이한 점은 오미자를 숙성시킬 때 그냥 숙성통에 넣는 것이 아니라 망에 오미자를 싸 숙성 시킨 후 망을 건져 낸다. 이렇게 하는 것은 침전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인데, 그래도 침전물이 생긴다. 침전물은 술맛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이물감이 있으면 상품성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생산량을 대량으로 하지 못하는 이유도 변색되는 오미자의 특성 때문이다. 출고 후 1~2개월 이내에 먹어야 하는 단점이 있다.

    다만 농축액은 변색이 더뎌 냉장고에 두고 천천히 마셔도 되며, 차게 해서 마셔야 제맛이 난다.

    # 왜 리큐르주인가

    거창군의 고랭지에서 생산되는 오미자는 열매가 단단하고 굵으며 약을 거의 안 치고 재배해 품질이 뛰어나다. 제조 공정도 다른 지역과 차이가 크다.

    거창사과원협은 리큐르 제조공정을 택해 세련된 고품질 제품을 만들고 있다. 발효 후반기에 주정을 첨가해 품질을 균일화시키면서 맛을 부드럽게 하고 뒤끝이 깨끗해지도록 하는 것이다.

    거창군에서는 고랭지 채소 대체작목으로 오미자가 도입됐는데, 기후와 토질이 맞아 품질 좋은 오미자를 생산한다.

    현재 220여 농가가 120㏊에서 430t정도 생산하며, 이 중 10% 안팎을 거창사과원협이 수매해 오미자주 등 가공제품을 만들고 있다. 수매한 오미자는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영하 40℃에서 급속 동결한 다음 밀봉해 영하 20℃로 보관한다. 작업 상황에 맞춰 필요한 양만큼씩 꺼내 제품 라인에 투입한다. 발효를 마친 리큐르를 여과기로 거르고 병에 담으면 오미자술이 완성된다. 거창사과원협은 오미자주뿐 아니라 복분자주도 생산하는데 만드는 방법은 오미자주와 같다. 또 사과주 ‘사과愛’, 사과술과 오미자주를 섞은 ‘오사랑’도 제조해 ‘산내울’ 브랜드로 판매하고 있다.

    거창사과원예농협 윤수현 조합장은 “고제면 등에서 생산되는 질좋은 오미자의 판로 개척을 위하는 것이 농민들을 위하는 일“이라며 “제조공정을 개선해 품질을 더욱 고급화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거창사과원예농협 산내울 오미자주는 2007년과 2009년에 농림부 주최 전통주 품평회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거창사과원예농협 오미자주 공장에서 직원이 오마자주를 병에 담는 기계를 조작하고 있다.

    # 2년 연속 한국전통주 품평회에서 금상

    산내울 오미자주는 지난해 10월 ‘2009 한국전통주 품평회’에서 금상을 차지했다.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품평회에는 국내외 술전문가와 소믈리에 50여 명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산내울 오미자주는 이에 앞서 지난 2007년에도 금상을 수상하는 등 그 유명세를 더해 가고 있다.

    전통주품평회의 위원들의 심사평은 ‘오미자만 이용해 색을 낸 붉은 빛깔이 눈을 즐겁게 하며, 오미자의 청량한 향과 함께 맛을 봤을 땐 새콤달콤함과 오미자 특유의 다섯 가지 맛이 느껴져 입이 즐겁다. 다른 과실주와는 다르게 뒤끝이 깨끗해 애주가들이 호평한다.’ 눈과 입으로 함께 즐길 수 있어 오미자가 술 만드는 원료로 적당하다는 것이다.

    # 유통과 소비층

    산내울 오미자주는 농협 유통망을 통해 출하된다.

    주력 제품은 역시 오미자주로 해마다 10만~15만병(375㎖)이 판매된다. 주로 경남 지역으로 나가는데 올해부터 NH식품 사업단을 통해 전국의 농협유통센터와 하나로클럽에 공급하고 있다. 특히 특산품 전문코너에 입점해 판매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명절 때 선물세트로 찾는 이들도 많다. 하나로마트분사에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전국의 모든 농협하나로마트에서 ‘산내울’ 전통주를 만날 수 있다.

    주요 해당 고객은 20·30대 여성들이다.

    거창사과원예농협이 처음 오미자주를 만들 때는 발효주로 했다. 그러나 쌀로 발효를 할 경우 오미자를 많이 소비시키지 못하는 단점이 있었다. 애초부터 오미자 재배농민들을 위한 사업이었기 때문에 오미자 소비가 많은 리큐르주로 방향을 선회했다.

    강춘구 거창사과원예농협 공장장이 발효 중인 오미자주를 살펴보고 있다.

    거창사과원예농협 오미자주 공장에서 직원들이 술병을 살펴보고 있다.

    # 오미자의 효능과 성분

    오미자는 폐와 신장을 보호하고 허로 구갈 번열 해소를 고친다고 해 진정 진해 해열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약리작용으로는 중추억제 작용과 간 보호, 혈압 강화, 알코올에 대한 해독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전통적으로 밤 대추 인삼과 함께 끓여 마시거나 찬물에 우려 꿀을 넣어 음료로 이용하기도 한다.

    일반적인 성분은 수분 79.6%에 조단백질 1.7%, 조지방 1.2%, 회분 0.6%, 탄수화물은 16.9%로 조성돼 있으며, 당 성분은 포도당 과당, 자당으로 돼 있다.

    오미자는 붉고 색이 진한 것이 상품이다.

    오미자는 특성상 상온에서 보관이 어려워 건조하거나 수매와 동시에 급속 냉동한다.

    오미자는 본래 당분이 14브릭스 이상 돼 단맛이 강하지만 신맛이 단맛을 가려 제대로 단맛을 느끼지 못하는 특성이 있다.

    글=김용대기자 jiji@knnews.co.kr

    사진=김승권기자 sk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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