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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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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태 四柱이야기] 부귀빈천의 명(命)

  • 기사입력 : 2010-10-0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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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면상비급 ‘부자의 요건’ 배가 있는 용모에 엉덩이가 나와 관상학적으로 살이 있어야 좋아

    얼마 전 여름 방학 때 중국에 있는 황산(1860m)을 여행했다. 화동(華東)지역 안휘성(安徽省)에 자리한 황산은 중국인의 선조 헌원황제(軒轅黃帝)가 도를 닦으면서 산의 기를 받아 신선이 되었다고 해서 황산이란 칭호를 얻었다는 전설이 있다.

    기암괴석들이 숲을 이루고 그 바위 숲에 동양화에서밖에 볼 수 없는 소나무와 운무는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중국의 산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산이 황산이고 중국 10대 명승지 가운데 유일한 산이다. 1990년 12월에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으로 지정되었다. 명나라 때 중국의 유명한 지리학자이자 여행가인 서하객(徐霞客)이 1616년, 1618년 두 번 이 산을 탐험하고 난 뒤 말하기를 “중국에서 5악(泰山, 華山, 嵩山, 衡山, 恒山)을 보면 다른 산을 볼 필요가 없고, 황산을 보고 나면 5악도 필요 없다”고 극찬했다고 한다.

    그런데 중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겠지만 그 산을 오르는 짐꾼들의 광경이 놀랍지 않을 수 없었다.

    긴 대나무 막대기에 각각 약 30㎏의 짐을 양쪽 끝에 달고서 줄지어 정상을 오르는 것을 보면서 ‘저 사람들은 어떤 팔자를 타고 났을까? 어떤 사주를 가졌기에 이렇듯 험준한 산을 오르면서 살아가야 하는 팔자일까? 분명 전생의 업과 연관이 있지 않을까?’ 그 생각이 돌아오는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사주를 관찰하는 이유가 부귀빈천과 수요궁달(壽夭窮達:장수와 요절, 빈궁과 영달)에 있지만, 관상에서도 이런 것들은 드러난다.

    왕충은 ‘논형(論衡)’ ‘명의편(命義篇)’에서 “사람에게 장수와 요절의 상이 있고, 또한 부귀와 빈천의 골상이 있는데 모두 신체에 드러난다. 그러므로 수명의 길고 짧음도 모두 하늘에서 받고, 골상의 좋고 나쁨도 모두 신체에 나타나는 것이다”고 했으며 “세상 모든 일이 운명에 의해 결정되며 운명 아닌 게 없다”고 말한다.

    중국 황산을 오르는 짐꾼들의 사주는 알 수 없지만, 상은 드러나 있으니 감정이 가능하다. 그 짐꾼들은 하나같이 마른 몸을 가지고 있었다. 산에 오르는 것이 생업이다 보니 자연히 살이 붙지 않고 뼈대가 드러난 골상을 지니게 되었다.

    면상비급을 보면 부자의 요건으로 ‘반드시 배가 있는 용모로 되어 있고 엉덩이가 나왔다’라고 나온다. 이 말은 윗배는 나오면 안 되지만 아랫배는 좀 불룩하게 나와야 부자로 산다는 뜻이며, 남녀를 막론하고 엉덩이가 풍만해야 좋다는 것이다. 또 ‘가난한 사람에게 나타나는 몸으로 허리가 없는 것은 메마르고 척박한 땅이 되어 가난한 것이다’ 이 말은 허리를 땅에 비유해서 약하면 윤택하지 못하여 거둘 것이 없다는 뜻이다. 즉 수확할 것이 없으니 창고에 쌓아둘 곡식(재물)이 없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짐꾼으로 살기 때문에 마른 골상이 되었든, 본시 마른 골상을 지녔기 때문에 짐꾼으로 살 수밖에 없는 운명이든, 중요한 것은 얼굴이나 몸에 적당히 살이 붙어 있어야 마음도 넉넉하고 재물 또한 넉넉할 것임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허리는 가늘고 얼굴도 갸름한 것이 보기 좋다고 지나치게 다이어트를 해서 살을 빼는 것은 관상학적으로 보면 매우 어리석은 행동이다.

    역학 연구가

    정연태이름연구소(www.jnam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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