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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9월 21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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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안 비경 환상의 섬 (40) 사천 마도

“어야 디야~” 구성진 갈방아소리에 흥이 넘실
“또 잡았네” 문어 낚는 어부의 얼굴엔 환한 미소가…

  • 기사입력 : 2010-10-2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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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을 앞 방파제에서 바라본 평온한 마도 풍경./이준희기자/

    마도 앞바다에서 어민들이 낚시를 이용해 문어를 잡고 있다.

    ‘마도갈방아소리(도지정무형문화재 제28호)’로 유명한 ‘마도’(馬島·67명·35가구·15만㎡).

    섬의 형상이 새 모양을 하고 있어 ‘새섬’으로 불리기도 하는 ‘마도’는 사천시 동서동에 속한 자그마한 섬으로 동남쪽의 ‘늑도’, 맞은편의 초양도가 있어 ‘굴레와 물이 있으니 옆에 말(馬)이 있어야 한다’하여 ‘마도’라 이름 붙여졌다고도 한다.

    더욱이 마도는 ‘가을은 전어 굽는 냄새와 함께 깊어가고, 전어 맛은 가을과 함께 깊어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전어의 고장’이다.

    갯벌이 좋기로 소문난 사천에서 잡히는 전어는 육질이 쫄깃쫄깃하고 맛이 유달리 고소한데 가을 전어의 기름 성분은 봄, 겨울철보다 최고 세 배나 많다고 한다.

    전국에서 전어잡이를 가장 먼저 시작한 곳으로 알려진 사천은 세종실록지리지에도 마도에서 전어잡이를 시작했다는 내용이 수록돼 있을 정도다.

    낙조로 유명한 실안 마을에서 배로 5분 만에 닿는 섬 마도로 가기 위해 배에 오르면 섬 주위로 우뚝우뚝 솟은 죽방렴이 먼저 눈길을 끈다.

    물살이 거세고 수심이 얕은 실안과 저도, 마도, 늑도 사이 물목의 개펄에 참나무 막대기를 줄지어 박은 뒤 가느다란 대나무로 발처럼 엮어 바다를 V자 모양으로 막은 죽방렴은 섬을 찾는 이에게 이색 볼거리를 제공한다.

    배가 마도 안으로 들어서자 방파제 곳곳에 낚시꾼들이 낚시를 즐기고 있다. 어자원이 풍부한 탓인지 낚시꾼들의 손놀림이 제법 분주하다.

    야트막한 산등성이 아래 움푹 들어간 곳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집들. 가을 햇살에 비친 섬 마을은 한 폭의 그림 같다.

    마을회관 앞 ‘마도갈방아소리 비’

    마을 안으로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마을회관 앞 ‘마도갈방아소리 비(碑)’

    마도 이우섭 이장은 “2002년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우수상을 차지한 마도갈방아소리는 2004년 3월 18일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제28호’ 지정 기념으로 마을 입구에 비(碑)를 세웠다”고 한다.

    ‘마도갈방아소리’는 오래전 마도의 어민들이 전어를 잡을 때 부르던 어로노동요로 면사(綿絲)로 만들어진 전통 그물에 ‘갈’을 먹이기 위해 소나무 껍질을 방아로 찧을 때 부르던 노래이다.

    마도갈방아소리보존회 소리꾼 박용준 옹.

    마도갈방아소리보존회 소리꾼 박용준(72) 옹은 “면사그물이 바닷물에 빨리 썩는 기라. 그래서 소나무 껍질을 찧어 갖고 가리(가루)를 펄펄 끓는 물에 넣고 그물을 집어넣어 막을 입히는 거 아이가”라며 마도갈방아소리가 생긴 유래에 대해 설명한다. .

    한 번 갈을 먹이는데 필요한 양은 3~4가마. 소나무 껍질인 갈을 만드는 과정은 매우 힘들고 고단해 섬 여인들은 감히 엄두도 내지 못했다고 한다.

    박 옹은 “장정 4~6명이 3~4시간을 찧어야 하는데 얼마나 힘들겠노. 일하면서 노래를 부르면 피로도 잊고 능률도 오르고 얼마나 좋노”라며 너털웃음을 짓는다.

    소리는 마을에서 전어잡이용 면사그물에 갈을 먹이기 위해 소나무껍질로 방아를 찧을 때 부르던 소리와 뱃고사 소리, 노젓는 소리, 그물 당기는 사리소리, 고기를 퍼 담는 가래소리, 칭칭이 소리 등으로 나눠진다. 어릴 적(당시 15세) 아버지와 함께 전어 잡이를 나섰던 박 옹은 어깨너머로 마도갈방아소리를 배웠다고 한다.

    박 옹은 구성진 목소리로 마도갈방아소리의 한자락을 들려준 후 서둘러 도선(마도호)을 타기 위해 뱃머리로 나선다. 박 옹은 일주일에 한번 인근 대방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마도갈방아소리’를 가르치고 있다.

    마도는 현재 35가구 67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50~60년 전만 해도 섬은 500여 명의 주민이 살았을 정도로 사람들로 넘쳤지만 지금은 섬 곳곳이 빈집들로 넘쳐난다.

    마을 등 너머에는 대방초등학교 마도분교가 있다. 전교생이 7명(남2·여5)인 분교는 고둥반(1·3학년), 소라반(2·4학년), 5·6학년 산호반 등 3학급이다.

    천연잔디로 뒤덮인 학교는 아담하고 포근해 다시 찾고 싶을 정도다. 다른 인근 지역의 섬과 달리 마도에 분교가 사라지지 않은 것은 무엇보다 섬사람들의 가정형편 때문이다. 학교 관계자는 “대부분 부부가 함께 뱃일을 하고 있어 고기를 잡기 위해 일주일씩 집을 비우면 아이들을 뭍에 있는 학교에 보낼 수 없다”며 섬사람들의 애로점을 이야기한다.

    깔끔하게 단장된 학교를 둘러보고 있노라니 섬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가 운동장 한편에서 들려온다. 이리저리 친구들과 함께 뛰놀며 즐거워하는 아이들은 도심의 아이들에게서 느낄 수 없는 순박함이 묻어난다.

    학교 앞마당에 서면 쪽빛 푸른 바다 위로 웅장한 모습의 창선·삼천포 대교가 위용을 드러낸다.

    섬 앞바다에서는 문어낚시를 하는 어민들의 손놀림으로 바쁘다. 한 손으로 노를 저으며, 다른 한 손으로 문어를 낚는 어부의 솜씨가 능수능란하다.

    ‘평생 바다만 바라보며 바다와 함께 한 세월이 얼마인가?’ 어부의 얼굴에서 세월의 흔적이 묻어난다.

    마도는 어자원이 풍부해 볼락, 감성돔, 꽁치, 도다리 등 다양한 어종의 고기들이 잡힌다. 특히 마도 앞바다에서 잡히는 돌문어는 육질이 쫄깃하고 단단해 최고의 맛을 자랑한다. 물길이 거센 마도와 저도 사이에는 문어단지를 이용한 문어잡이가 성행하고 있다. 이른 새벽 문어잡이에 나섰던 영성호(선장 정대기·42)가 바다에서 돌아왔다.

    “많이 잡았느냐?’는 마을 주민의 물음에 정 선장은 “그럭저럭 판장(경매장)에 내놓을 만큼 잡았다”며 쑥스러운 듯 웃음짓는다. 제법 큰 씨알의 문어를 보관용 그물에 던져 넣는 정씨 부부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피어난다.

    영성호 정대기씨 부부가 잡은 돌문어를 보관용 그물에 던져 넣고 있다.

    -마도갈방아소리 넷째마당 놋소리 중에서-

    어야 디야/어야 디야/가자 가자/전애 잡으러/강지 바다에/들어온 고기/종자만 나뚜고/다 잡아 내자/청천 하늘에/별도 뜨고/달도 뜬다/오동추야/달도 밝아/님의 생각/절로 난다/님아 님아/우리 님아/나를 두고/어데갔노/어야 디야/노를 저어/노를 저어/바다로 가자/두미욕지/큰 애기는/큰 애기는/고매빼때기로/살이 찌고/닥섬 새섬/머스마는/전애배 타고/다 늙는다/깃대다발/발무상아/방아꾼소리/쿵쿵 울려라/구두섬에/돛단배는/바람없으면/둥둥 뜨고/신두섬에/뽈락 배는/ 안개낀 날은/죽어난다/함양산청/물레방아/물을 안고/돌아가고/진주 마산/큰 애기는/기둥을 안고/뺑뺑 돈다/ 어야 디야~ 어야디야~(후렴구)

    ☞가는 길

    남해고속도로 - 사천IC - 3번 국도(삼천포항 방면) - 창선·삼천포대교(사천IC에서 23km)- 삼천포항.

    삼천포항에서 하루 4회(오전 8시20분, 낮 12시, 오후 4시·6시) 섬을 오가는 도선(마도호)을 이용하면 된다.

    글·사진=이준희기자 jhle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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