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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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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의 술에 반하다 ⑨ 함양 산머루 와인 ‘하미앙’

“굿~” 외국 소믈리에도 반한 ‘순수 토종와인’

  • 기사입력 : 2010-10-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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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인 (주)두레마을 사장이 수확한 산머루를 알맹이와 가지 분리기에 넣고 있다.

    와인은 포도로 만든다. 그런데 포도의 원조는 머루다. 이 머루로 와인을 만드는 업체가 있다. 와인 제조 공정과 기술은 포도주와 똑같다. 맛도 색깔도 유명 와인 못지않게 깊고 그윽하다.

    산등성이가 굽이굽이 이어져 있는 해발 500m, 지리산 자락인 함양읍 죽림리. 산머루로 와인을 만드는 (주)두레마을을 찾았다.

    지난 95년 귀농한 이상인 사장은 관행농업을 하다 산머루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지리산 인근에 자생하고 있는 야생 머루를 캐다 심었다. 야생종 중에 품종이 좋은 왕머루 참머루를 선정했다. 농장을 육성해 가면서 수확을 해 맛을 보고 몇 년간 공부도 했다. 반응이 좋아 가공을 하면 되겠다는 확신을 가졌다. 처음에는 산머루즙을 만들어 팔았다. 수동농공단지 500평을 분양받아 100평에 공장을 마련, 머루즙만 만들다 와인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하미앙(Hamyang)산머루 와인은 2003년부터 주류면허를 받아 생산하기 시작했다.

    머루

    하미앙 와인 맛을 결정하는 산머루는 지리산 자락 해발 500m에서 자란다.

    고랭지에서 재배하기 때문에 무공해 품질인증을 받아 재배하고 있다. 병충해에 강해 농약을 치지 않아도 되는 강점이 있고, 농촌에 마땅한 소득작물이 없는데 일손이 적게 들고 누구나 재배하기 쉬운 이점도 있다. 포도보다 열매가 1/3 정도로 작고, 색깔이 짙다. 맛은 새콤달콤하다.

    포도의 원조인 산머루는 기호도 면에서 포도보다 낫고, 성분도 포도보다 우수하다. 황산화작용을 하는 폴리페놀과 안토시아닌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다. 칼슘 인 철 등이 많은데 칼슘은 포도의 10배 정도가 많다.(농진청 자료)

    미국 타임지에서 10대 장수식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모든 과일 중에서 몸에 나쁜 물질을 배출하는 성분이 가장 많다. 피를 맑게 하는 성분도 뛰어나다.

    특히 머루를 먹으면 피로 해소와 변비에 상당한 효과가 있다고 한다.

    산머루는 대표적으로 레스베라톨이라는 항암작용을 하는 성분을 비롯, 강장효과, 빈혈, 소화촉진, 변비 등에 효능이 있다.

    제조과정

    산머루를 9월 말께 수확을 해 1차 선별을 한다. 줄기에서 좋은 열매만 따 파쇄를 하는데 이는 발효가 잘되게 하기 위해서다. 완전 으깨는 것이 아니라 살짝 찢어준다.

    다음은 발효 작업. 와인을 만드는데는 발효가 가장 중요하다. 산머루에 묻어 있는 자연효모가 있는데 이 양으로는 턱없이 모자라 이 효모를 배양해서 발효 때 첨가를 한다.

    발효탱크에서 온도를 25도 내외로 1주일간 발효한다. 알코올 도수를 수시로 체크한다. 과일이 갖고 있는 당분이 남아있는지를 검사하는 과정이다. 남아있는 당분이 있으면 발효가 덜됐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아직은 와인맛은 아니지만 머루 특유의 맛이 난다.

    다음에는 착접과정. 즙을 짜 찌거기를 걸러낸다. 찌꺼기를 걸러낸 원액은 숙성탱크로 옮겨진다. 숙성을 시키면서 청징(찌꺼기를 가라앉혀 여과를 시킨다)작업을 한다. 이때 여과포를 사용, 와인을 맑게 한다. 이 기간이 1년 정도 된다.

    깊은 맛을 내기 위해 마지막으로 오크통으로 옮긴다.

    오크통에서 1년 정도 숙성시킨다. 맛이 결정되는 순간이다.

    특히 하미앙은 지하동굴 오크통에서 숙성된다. 지하동굴은 온도와 습도가 항상 적절하게 유지돼 와인이 숙성되는 가장 좋은 장소다. 4계절 내내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된다.

    외국의 유명 와인들도 숙성 때는 지하동굴을 이용하는데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하미앙의 지하동굴은 100평 규모로, 10만병 정도를 저장할 수 있다. 오크통 5만병, 병으로 저장되는 물량이 5만병 정도 된다.

    오크통에 들어 있는 와인은 수시로 샘플링을 해서 체크를 한다.

    이렇게 오랜 시간 숙성된 와인을 병에 넣으면 산머루 와인이 된다.

    땅굴 오크통에서 숙성되고 있는 산머루 와인.

    두레마을 산머루 와인 상품전시장.

    수확한 산머루를 으깨고 있다.

    특성

    하미앙은 산머루 특유의 새콤달콤한 맛에 그윽한 향이 코끝을 자극한다.

    머루 와인은 향과 색상 등에서 포도와인과 차별된다. 향은 아로마향이 있고, 짙은 자줏빛이 정열적이다.

    하미앙 산머루 와인은 묵은 와인에 속한다. 저장을 장기간 해도 맛이 변하지 않는다. 장기간 보관을 하면 맛이 깊어지는 특성 때문이다. 오래될수록 품질이 좋아진다.

    고급와인을 만들수 있는 장기숙성용이다. 오래 숙성을 하면 맛이 떨어지는 포도도 있다.

    하미앙은 3년 이상 숙성을 해서 출고를 한다.

    품질관리

    하미앙은 ISO9001 ISO14001 인증을 받아 품질관리에 철저를 기한다.

    원료 선별에서부터 발효 숙성 병입하는 모든 과정에 관리를 철저히 해 최상의 제품을 만들고 있다.

    특히 청결한 위생관리를 위해 애쓰고 있다.

    2005년부터 제품이 나오기 시작한 하미앙은 2007년 국제와인대회서 동상을 수상,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국제와인대회는 2년에 한 번씩 열리는데 2007년에는 20여 개국 450여 브랜드가 참여했다.

    소문이 나자 2008년에는 청와대에 지역특산품으로 납품했고, 국무총리실에서도 선물용으로 납품했다.

    농림부장관상과 경남도지사상도 받았다.

    주소비층

    하미앙 산머루 와인의 주고객층은 다양하다. 30~40대 여성부터 와인을 좋아하는 40~50대 남성들도 좋아한다. 여성은 주로 단맛이 나는 와인을, 남성들은 단맛이 덜하고 산머루 향이 있는 제품을 선호한다.

    하미앙은 전국 유기농 매장에서 판매되며, 농협대형매장 등에서도 판매한다. 단골 고객들이 있고 주변에 소개도 많이 해 점차 소비가 확대되고 있다.

    수입와인이 많이 들어오지만 품질로 따지고, 맛으로 따지면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다.

    와인투어

    두레마을은 해발 500m의 지리산 자락에 있어 뛰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이상인 사장은 주변을 배경으로 녹색관광쪽으로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두레마을은 첫째, 토종자원 농산물 생산, 둘째 향토산업으로 브랜드화, 셋째, 이러한 자원을 관광자원화하는 것을 최종 목표를 두고 추진해 나가고 있다.

    산머루 생산 기반 구축과 지역 브랜드화하는 것은 일정 부문 정착됐다고 보고 이제 관광자원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농촌관광의 한 범주다. 와인투어를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잡는다.

    와인공장 견학, 와인 만들기 등의 체험을 통해 와인테마와 와인문화를 접목하는 녹색관광을 육성한다는 것이 이상인 사장의 궁극적인 목표다.

    이상인 사장은 “농민 후계자의 한사람으로 사업가로서가 아니라, 농업으로 성공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며 “이것이 선진농업을 하는 길이다”고 강조했다.

    또한 “일본 미국 등 외국의 경우, 농산물을 생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관광자원화하고 있고 우리나라 농업도 관광자원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글·사진=김용대기자 jiji@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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