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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5월 21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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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칼럼] 요양보호사, 당신은 ‘명의(名醫)’입니다- 이선호(논설고문)

돌보는 노인의 상태 나아지면 ‘보상커녕 실직’…제도 개선해야

  • 기사입력 : 2010-11-1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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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년여 전부터 우리 사회에 요양보호사란 신종 직업이 등장했다. 웬만큼 알려져 있지만 아직 생소한 편이다. 간병인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 과문한 탓인지 요양보호사의 ‘사’를 한자로 어떻게 써야 할지 자신이 없다. 정부가 발간한 책자를 뒤져봐도 한자 표기는 보이지 않는다. 의사(醫師)와 같은 ‘師’자를 써야 할지, 변호사(辯護士)의 ‘士’가 맞는지, 검사(檢事), 판사(判事)와 같은 일 사(事)자가 적절할지 헷갈린다. 그런데 최근에 의사와 같은 대열의 ‘師’자를 쓰는 것이 맞다는 확신이 섰다.

    요양보호사는 지난 2008년 7월부터 시행된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의 핵심이랄 수 있다. 첨언하면 이 제도는 중풍, 치매, 파킨슨 병 등 노인성 질환을 앓고 있거나 거동이 불편해 일상생활이 어려운 65세 이상 어르신들을 정부가 지원해주는 제도다. 10월 말 현재 전국에서 30만여 명이 혜택을 보고 있다. 요양시설에 입소해 동병상련의 어르신들과 함께 생활할 수도 있고, 평소 생활에 익숙한 자신의 집(가정방문요양)에서 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다.

    요양보호사는 이들 어르신 등을 뒷바라지해 준다. 종래의 간병인이 아니라 지자체에 등록된 교육기관에서 두 달여 동안 이론과 실기교육을 마치고 자격증을 갖춰야 이 일을 할 수 있다. 올해부터는 자격시험까지 통과해야 한다. 이들은 취사, 청소, 세탁은 물론 목욕, 대소변 처리 등 일상생활 지원과 재활을 돕기 위한 신체활동 지원, 그리고 말벗이 되어 주는 정서 서비스 등 어르신과 관련한 궂은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일정액의 보수를 받는다곤 하나 봉사정신이 없고서는 선뜻 하기 어렵다. 우리 사회가 선진복지로 나아가는 ‘복지의 씨앗’인 셈이다.

    그런데 이 제도의 혜택을 받으려면 건강보험공단의 등급 판정이 전제조건이다. 현재 1~3등급을 받아야 수혜 대상(수급자)이다. 등급을 받기까지 몇 차례 절차도 필요하다. 신청서 접수 후 공단의 사전 조사에 이어 의사소견서를 내야 하고 등급판정위원회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 또 수혜 등급의 유효기간은 대부분 1년이라 계속 혜택을 받기 위해선 갱신도 해야 한다.

    각설하고, 오늘 얘기하고자 하는 요점은 갱신 때 요양보호사가 처할 수 있는 양면성이다. 갱신 결과 어르신이 3등급까지 해당되지 않으면 수혜 대상에서 제외된다. 하지만 달리 보면 어르신의 상태가 호전됐다는 의미다. 더욱이 수발 과정에서 요양보호사가 열과 성을 다한 결과다. 일반적으로 병을 앓고 있는 어르신의 경우 나이가 들수록 병세가 나아지는 예는 드물다. 현 기능 상태를 유지하는 것만도 다행이다. 이러니 요양보호사의 역할이 돋보인다. 의사의 반열에 끼일 수 있는 ‘名醫(명의)’라고 할 만하지 않은가. 요양보호사의 ‘사’가 ‘師’인 것이 분명한 이유다.

    그러나 ‘명의’에 대한 대접이 고약하다. 어르신의 상태가 나아져 등외 등급을 받는 순간, 요양보호사는 일자리를 잃게 된다. 요양시설은 등급이 하향 조정되면 개선 장려금조로 50만원씩 공단에서 지급되지만 가정방문요양은 이마저도 없다. ‘명의’와 ‘실직’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것이다.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아이러니하다.

    노인요양보험제도가 전 국민의 참여 속에 순조롭게 착근 중이다. 도입 취지에 맞게 중풍이나 치매 등으로 인한 가족의 경제적, 시간적, 정신적 부담을 덜어 주고 있다. 요양시설과 재가센터, 복지용구점 등이 속속 들어서 사회적 일자리 창출에도 큰 몫을 하고 있다. 각종 조사에서 나타난 반응도 좋다.

    요양보호사는 이 제도를 지탱하는 축이다. 그런데도 최선을 다한 결과로 인해 아무런 보상도 없이 실업자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거동도 하기 힘든 어르신을 잘 모신 대가 치곤 고약하기 짝이 없다. ‘명의’는 ‘명의’답게 대접해야 한다. 보건복지부가 깊이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이선호(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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