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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7월 05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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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칼럼] 단호한 대책, 공염불이 될 가능성- 박선옥(한국국제대 호텔관광학부 교수)

올바른 대응책이었는지 문제삼지 않을 필드매뉴얼 필요

  • 기사입력 : 2010-11-2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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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다. 북한의 공격으로 4명의 사망자와 19명의 부상자가 나오고, 1700여 주민이 집을 떠나 대피하고 연평도는 폐허화되었다. 천안함 사태로 온 국민이 치를 떨던 때가 바로 엊그제인데, 가족의 눈물이 아직 마르기도 전에, 단호히 대처하자 다짐했던 열기들이 아직 식기도 전에, 미처 준비하기도 전에 우리는 또 뒤통수를 얻어맞았다.

    국방장관은 또 국회에 불려가서 초기 대응이 왜 13분이나 늦었는지, 북한이 170여 발 쏘는 동안 우리는 왜 80발밖에 응사하지 않았는지, 전투기는 가서 왜 대응하지 않았는지, 확전되지 않도록 관리하라는 명령은 누구의 입에서 나왔는지, 그 때문에 대응에 소극적이지는 않았는지 추궁당했다. 해명을 들어도 이해되지 않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북한의 도발에 준비하지 못하고 안일하게 대비한 것에 대해 국방장관은 사과했다. 설마하니 오늘날같이 하루 아침에 동네뉴스도 전 세계로 퍼져나가는 국제사회에서 백주대낮에 포를 쏘아대리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그러나 상대방은 북한이다.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3대 세습을 단행했고, 그것을 인정해주는 경제대국 중국을 끼고 있다. 북한의 무슨 사탕발림이 있었는지 중국은 국제사회의 비난에도 여전히 북한을 끌어안고 있다.

    모처럼 여야를 막론하고 단호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지만, 그러나 이런 구호도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높다. 토론회에 나온 한 교수의 ‘북한은 잃어버릴 게 없다. 우리는 많은 것을 갖고 있으므로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는 자조 섞인 말이 더 가슴에 와닿는다. 북한의 벼랑 끝 전술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기 때문에 나오는 것이며, 지킬 것이 많은 우리는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결국에는 천안함 사태에서 경험한 것처럼 국제사회에서 우방국가들이 우리에게 동조하고 북한을 징계해야 한다는 성명발표를 내는 것에 만족해야 할 것이다. 북한은 핑계가 생길 때마다 또 이런 사태를 만들 것이고, 우리의 아까운 장병과 민간인들이 희생당할 것이고, 연평도를 비우듯 서해 5도를 하나씩 둘씩 비워서 북한이 원하는 결과를 만들 것이다.

    북한은 언제고 다시 공격해 올 것이다. 우리에게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더 단호한 교전규칙으로 보인다. 사태가 발생하고 난 뒤에 어느 누구도 올바른 대응책이었는지 문제삼지 않을 필드매뉴얼이 필요하다. 지금도 당연히 필요한 교전규칙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과연 교전규칙대로 행동하면 누가 책임지겠는가? 사태가 발생하고 난 뒤 사후에 논의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소극적인 대응이 아니었나, 혹은 과잉대응이 아니었나를 가지고 책임자를 문책하려 할 것이다. 천안함 사태로 북한의 대남공작 책임자들은 진급한 데 반해, 우리의 최원일 함장은 북한의 어이없는 공격에 부하를 잃고 누구보다 더 큰 아픔을 겪고, 그 순간 최선을 다하였음에도 죄인 취급하듯 매도되지 않았는가?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진 필드매뉴얼이 만들어진다면 그에 대한 권리도 주어져야 할 것이다. 눈앞의 적보다 나중에 돌아올 국민의 여론의 매가 더 두려운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매뉴얼대로 했다면 거기에 대한 문책을 하기보다는 거기에 대한 보상이 이루어져야 마땅할 것이다.

    북한의 도발이 내일이 될지, 좀 더 먼 미래가 될지 짐작할 수 없다. 그러나 사태가 다시 발생한다면, 그 당시에 바로 즉각 단호히 대처하고 응사하기 바란다. 일단 사태가 소강상태로 접어들고 난 후 다시 단호히 대처한다는 것은 새로운 분쟁을 시작하는 것이다. 국방부에서 말하는 대로 2배 이상의 화력으로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하기 바란다. 아니, 천안함 사태 때와 이번 연평도 공격에 못다한 대응까지 다 하기 바란다. 앞으로는 이런 미친 짓을 꿈도 꾸지 못하게 하기 바란다. ‘교전규칙 대로 당시의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습니다’라고 우리의 군이 보고할 때, 우리 국민 모두가 진정으로 감사하는 것이 우리의 국가적 자존심을 제대로 지키는 길이다.

    박선옥(한국국제대 호텔관광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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