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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강보의 논술탐험] (78) 신문으로 논술 공부-자기 의견 쓰기

신문의 논조를 반박하는 ‘내 생각’ 써 보라

  • 기사입력 : 2010-12-0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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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짱: 안녕하세요. 고교 2학년 여학생입니다. 학교에서 작문 수행평가로 학기마다 3번씩 신문일기 3~4편과 생활문 1편, 감상문 1편을 쓰도록 되어 있어요. 그중에 신문일기는 사설을 오려 붙이고 글의 주장과 근거, 5줄 요약, 나의 의견 10줄 등을 써야 하는 게 너무 어려워요.

    글샘: 학교 작문 수행평가 과제가 많은 편이네. 선생님이 글쓰기 공부 의욕이 대단한 분 같구나. 수행평가를 해내기가 귀찮겠지만 그래도 그 과정을 잘 거치면 분명 글쓰기 실력은 좋아지리라 믿어. 신문일기를 써야 하는 게 고민인 모양이구나.

    글짱: 사설에서 글의 주장과 근거, 5줄 요약은 그런대로 잘 해내는 편이거든요. 그런데 나의 의견을 어떻게 써야 할지 도무지 떠오르지가 않아 괴로워요.

    글샘: 결국 학생의 고민은 ‘나의 의견 쓰기’인 것 같구나.

    글짱: 네. 내 의견에 무엇을 써야 할지 몰라 고민하다 빈칸으로 제출한 적도 있어요. 그러다 보니 점점 글쓰기에 대한 자신감도 없어지고, 글쓰기가 고통스러워요. 글을 잘 쓰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아 답답해요.

    글샘: 나의 의견을 쓸 때 어떤 방법이 가장 쉬울까? 가장 현실적인 방법을 권할 테니 한번 실천해 보거라. 먼저, 무조건 사설과 반대되는 의견을 쓰겠다고 마음 먹는 게 필요하단다. 사설 내용에 찬성하는 의견을 쓰려면 내용이 사설의 논조와 엇비슷해 자기 생각이 아닌 것 같은 단점이 있거든. 학생의 생각과 달리 논조를 전개한 신문 사설을 골라 그 사설에 반대하는 주장을 쓰는 거지. 평소 자신의 생각과 다른 사설이 많은 신문을 선택하는 방법이지. 예를 들어 사설에서 <이러저러한 0000은 ~~~해야 할 것이다 designtimesp=13802>라고 주장하면, ‘나의 의견’은 <이러저러한 0000은 ~~~해야 한다는 것은, 0000은 도외시한 채 ~~~만 부추기고 있다. ~~~한 시대에 0000도 존중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될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designtimesp=13803> 식으로 반대 논리를 내세운 자기 의견을 쓰면 된단다. 이 정도 내용이면 벌써 3~5줄은 완성한 거잖아.

    글짱: 나머지 줄은 무슨 내용으로 채워야 하죠?

    글샘: 더 들어갈 내용으로는, 사설의 주제와 비슷한 다양한 글감을 떠올리면 돼. 대체로 영화나, 책 내용이 좋고, 주위에서 들은 얘기나 사례도 글감으로 활용할 수 있지. 인터넷 검색을 활용해 연관된 글감을 찾아보거라. 예를 들어 볼까. A신문 사설에서 “외손자를 아들로 입양하는 건 윤리 파괴”라고 주장했다고 치자. 그러면 반대 논리의 주장을 내 의견으로 정리하면 된단다. 인터넷 검색에서 보면, ‘입양 허용 불가’와 ‘입양 허용’이라는 두 가지 법원 결정 기사가 나올 거야. 입양을 허용하는 게 옳다는 생각이 ‘나의 의견’이니까 그와 관련된 논리를 내 주장으로 만들어 보는 방법이지. 신문에 난 ‘입양 허용’ 기사를 예문으로 소개할게.

    ☞ 예문 외손자라 하더라도 입양되는 친양자의 복리가 가족질서 혼란보다 앞선다면 입양을 허용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창원지법 제1가사단독 노갑식 판사는 창원에 사는 A(57)씨 부부가 자신의 딸이 낳은 12세 아들(외손자)을 친양자로 입양하겠다고 낸 입양청구를 허가했다고 9일 밝혔다. 노 판사는 “외손자인 사건 당사자가 A씨 부부의 친양자가 되면 그들 사이의 유대관계가 한층 돈독해지고 더 많은 정신적, 물질적 관심과 지원을 받게 될 것이 예상됨에 따라 입양될 친양자의 복리를 위해 입양청구를 허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하략)

    글짱: 그런데 입양을 허용하는 게 왜 옳은지 제 생각을 써야 하잖아요. 어떤 논거를 곁들여 강조해야 하는 건지 아직 잘 모르겠어요.

    글샘: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학생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의견을 쓰는 거야. 그러면 “한 아이의 미래를 위해선 가족 윤리 규범보다는 정서적으로 안정된 외조부모의 아들로 성장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다” 같은 의견을 쓸 수도 있잖아.

    글짱: 맞아요. 제 생각이 바로 그런 쪽이에요.

    글샘: 그것 봐. 학생의 머릿속엔 분명히 자기 의견이 있는 거야. 다만 글로 표현하려니까 부담을 갖는 것뿐이지. 여기에 더 보완할 만한 글감을 더 찾아볼까. 입양에 관한 영화나 TV교양물, 또는 신문기사를 본 적이 있니?

    글짱: 갑자기 질문하니까 잘 떠오르지 않네요. 어떤 게 있을까요?

    글샘: 우리가 예로 든 입양 기사와 관련해, 성균관 유학(유생) 어르신들은 전통윤리를 파괴하는 것이라고 반대했다는 기사도 있고, 성범죄 등 최근 사회 부조리 범죄가 가정환경 탓에서 많이 발생한다는 기사도 있을 거야. 외손자를 아들로 입양하는 걸 허용하는 법원 결정에 찬성하는 자기 의견이라면, 이제 우리 사회는 다변화 시대로 바뀌었다는 걸 강조하면서, 전통 윤리의 틀에 얽매일게 아니라 가정환경 중요성을 논리로 내세우면 되겠지. “앞으로 이러한 입양 신청이 있을 경우 어느 쪽이 아이의 성장환경에 도움이 될 것인지 법원이 판단토록 해야 한다”고 마무리하면 10줄 정도 쓰는 ‘나의 의견’을 완성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단다. 다른 주제의 사설에 대해서도 이러한 방법으로 ‘나의 의견 쓰기’를 해 보면 신문일기 수행평가 과제 때 머리 아픈 현상이 사라지겠지.

    글짱: 신문 사설을 읽고 나의 의견을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이었는데, 글샘이 구체적으로 방법을 설명해 주신 덕분에 이제서야 틀이 잡히는 것 같고 자신감도 생기네요.

    글샘: 다행이구나. 신문은 논술공부에 도움이 되는 건 사실이야. 다만 학생들이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달려 있지. 오늘은 여기서 마치자.

    심강보 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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