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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만 남긴 수정산단 민간조정위원회/김희진기자

  • 기사입력 : 2010-12-2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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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년 동안 싸워도 해결 안 된 문제가 통합됐다고 한두 달 만에 해결되겠습니까?”

    창원시 마산합포구 수정산단 STX공장 유치를 둘러싼 주민간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꾸려진 민간조정위원회가 진척 없이 교착상태에 빠졌을 때 누군가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통합시 출범 후 창원시가 ‘우린 옛 마산시와 다를 것이다’며 강한 중재 의지를 밝혔고, 옛 마산시가 만들었던 협의체인 민원조정위원회에는 참여하지 않았던 STX수정만매립반대시민사회대책위(이하 대책위) 측도 협상 테이블로 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몇 차례 파행되면서 6차까지 진행됐던 민간조정위가 결국 해체되고 지난 23일 창원시가 수정산단 내 STX공장 유치를 법 절차에 따라 추진하겠다고 공식발표함에 따라 공들인 민간조정위의 지난 2개월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지역갈등을 행정적·법적 기구가 아닌 지역민이 만든 기구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도 꺾였다.

    민간조정위원회를 이끌었던 하종근 위원장이 능력 밖의 일이라며 위원장직을 사퇴하고 조정위 해체를 선언한 지 불과 보름 만이다.

    민간조정위 해체 직후 창원시는 민원조정위를 재가동시켜 대책위 측을 설득하고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지만 대책위 측은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상황은 민간조정위 구성 전보다 오히려 나빠졌다.

    이처럼 많은 시간과 노력이 물거품이 되면서 찬-반 주민과 기업 등 당사자와 창원시, 조정위원들은 빈손으로 돌아서는 것도 모자라 상처만 입고 말았다. 서로 이해하지 못했고 양보할 줄 몰랐던 당사자들은 시간 낭비와 관계 악화라는 산물을 안았고, 창원시는 행정력의 무력함을 드러냈으며, 조정자가 아닌 대변자에 머물렀던 조정위원들도 자신들의 이름에 오점을 남겼다. 아직 공장 가동 전이고 시가 대책위 측을 민원조정위에 참여시킬 의지를 갖고 있어 협의의 여지는 남아 있다. 당사자들은 ‘상생의 의미’를 기억하고, 시는 행정의 힘을 발휘해 원만한 해결을 이끌어낼 수 있길 바란다.

    김희진기자(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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