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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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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떨어진 경찰/김정민기자

  • 기사입력 : 2011-01-0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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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휴…참…. 착한 녀석인데….”

    미용실을 운영하는 아내의 가게에 침입한 강도와 격투를 벌이다 숨진 경찰관의 소식을 접한 동료 경찰관의 짧은 탄식이다.

    그는 연방 담배를 피우며 깊은 한숨을 연기에 실어 보냈다. 덧붙여 “착잡하다”고 침울한 심경을 전했다.

    새해 벽두 사회의 치안 유지를 책임진 경찰관이 흉기에 찔려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회 안전의 신경망이자 시민을 지키는 경찰의 사망 소식은 가히 믿기 힘든 충격이다.

    시민들은 “남편을 잃은 아내와 아버지를 잃은 어린 자녀의 슬픔을 누가 대신해 줄 것이냐”며 안타까움을 전하면서도 “흉악범들이 더욱 날뛸까봐 겁난다”고 불안해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범인을 빠른 시일 내 잡았다는 것이다.

    위험하거나 다급한 일이 생겼을 때 경찰을 찾는 것은 나와 내 가족의 안녕, 재산을 마지막으로 지켜줄 수 있을 것이란 신뢰가 있어서다. 그 공권력이 무너지면 경찰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들에게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간다.

    흉포한 피의자에게 끔찍하게 피살된 사건 영향 탓에 경찰관이 현장출동을 꺼리는 등 몸을 사리게 되고, 이 같은 현상이 만연되면 폭력과 혼란, 무질서가 판칠 것은 자명하기 때문이다.

    공권력의 추락은 범죄의 흉포화 경향도 있지만 법을 경시하는 시민들의 그릇된 태도도 무시할 수 없다.

    음주측정이나 교통위반 단속 현장에서 쉽사리 경찰에게 욕설을 내뱉거나 막말하는 시민. 술에 취해 경찰에게 행패를 부리고, 그들에 의해 아수라장이 되는 지구대와 파출소. 경찰의 멱살을 잡는 시위대 등이 바로 그것이다.

    지난달 도로교통공단 특별채용에 현직 경찰관들이 대거 지원했다. 공권력의 추락이 이를 부채질한 것은 아닐까?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김정민기자(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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