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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버스-프로크루테스/이병문기자

  • 기사입력 : 2011-01-1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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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시민 29.7%가 청사 입지 선정을 현안으로 꼽았다”, “청사 해법은 현재 청사로 이용 중인 통합 창원시 청사를 리모델링하여 사용하자는 답변이 35.3%, 마산종합운동장에 새 청사를 건립하자는 응답이 26.9%, 39사단 부지에 청사를 지어야 한다는 답변 24.7%, 진해 옛 육군대학 부지로 해야 한다 10.7%였다.”

    경남신문이 지난 4일 보도한 창원시민 여론조사 설문 10건 중 통합시 청사에 대한 결과를 요약하면 이렇다.

    이날 보도가 마음에 걸린 것은 현재 시가 통합시 청사 해법을 찾기 위해 타당성조사 등을 위해 예산 9억원을 편성하여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데다 용역이 끝나면 이를 바탕으로 시의회가 최종 부지를 확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어느 곳이 됐든 주민들의 말을 들어보면 상당한 근거가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생각도 지난해 12월 청사 타당성 용역을 위한 시의 예산이 확정되던 시기, 모 시의원의 발언이 오버랩될 때면 틀렸다는 생각이 든다.

    그는 당시 “시가 용역을 한다고 해서 청사를 신축할지 알 수 없다. 그런데 정해진 절차를 이행하기 위해 타당성 용역 예산 9억원을 쓰는 것은 너무 아깝다. 그 돈이면 어디가 됐든 작은 민원을 해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나아가 “창원의 정치 지도자와 시민들이 청사 신축부터 결정함으로써 예산도 절약하고 시민 갈등도 최소화하자”고 제안했다.

    사견임을 전제로 한 시의원의 말은 크게 잘못된 것이 없고, 용역을 발주한 시의 행정 절차와도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느냐, 누가 이 민감한 문제의 총대를 멜 것인가만 다르다.

    여론조사, 시와 시의회의 절차, 모 시의원의 지적이 겹치면서 ‘콜럼버스 달걀’과 ‘프로크루테스의 침대’가 떠올랐다. 용역 등 절차 이행에 나선 창원시와 시의회의 결정이 청사 문제를 푸는 방법에서 달걀을 탁자에 톡톡 쳐서 깨트린 후 바로 세운 콜럼버스처럼 발상의 대전환으로 가는 것인지, 아니면 침대에 맞춰 팔과 다리를 자르는 프로크루테스의 방식인지 먼 훗날의 평가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이병문기자(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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