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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발된 신공항 삭발식

  • 기사입력 : 2011-02-0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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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일 오후 3시 국회 본청 입구 앞 계단. 동남권 신공항 밀양 유치를 위한 영남권 4개 시·도 특위 위원 등 30여명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에 대한 결의를 보이는 삭발식을 가지려고 했다.

    행사장에는 ‘신공항은 반드시 경남 밀양이 되어야 한다’는 내용의 펼침막과 삭발식을 거행하기 위한 간이 의자, 보자기 등이 마련되어 있었고, 임시무대에서는 4개 시도 특위 위원들이 ‘동남권 신공항은 밀양으로’라는 어깨띠를 두르고 구호를 외쳤다.

    이어 사회자가 행사 인사말을 하던 중 국회 경위들이 행사장에 나타나 더 이상 식을 진행해서는 안된다며 제지하고 나섰다. 경위는 “소개 의원이 참석하지 않는 집회는 불법”이라고 했다. 경위들은 이어 사회자가 사용하던 마이크도 쓰지 못하게 했다. 이에 따라 삭발식을 하려던 참석자와 경위들간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이날 정론관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장에 나왔던 밀양 출신의 조해진 의원은 삭발식에는 참석하지 않았고, 특위 위원과 조 의원은 서로 연락이 닿지 않았는지 “언제까지 기다릴 것이냐, 그냥 깍자”며 식을 거행하려고 했다. 국회 경위와 특위 위원간에 잠시 동안 격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사회자는 “이 머리카락은 동남권 신공항 건립을 바라는 영남 1300만 주민들의 염원이 담긴 씨앗이 될 것이다”며 미리 준비한 원고를 읽어 내려갔다.

    이어 다른 특위 위원이 마이크를 이어 받아 “우리도 머리 깎고 싶어서 그러는 것은 아니다. 목을 자르는 심정으로 깎는 것이다. 그만큼 절박하고 절실하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경위와 특위 위원간에 실랑이가 계속되었지만 삭발식은 결국 진행되지 못했다.

    “오늘 행사를 왜 국회에서 하게 됐느냐”는 질문에 한 특위 위원은 “내년에 총선과 대선이 있다. 국회의원이 민감한 사안을 말하기에는 불편한 점이 있다. 그래서 우리가 나섰다”고 말했다. 청와대나 소속 정당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여당 의원의 한계를 보는 듯 했다.

    이상규(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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