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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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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관- 박노정

  • 기사입력 : 2011-02-1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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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 더는 볼 수 없지만

    시인 이선관

    설레이던 문패의 추억은

    오래도록 눈앞에 어른거려

    더러는 가슴에 새기고

    나머지는 얼쑤 추임새로

    다시 풍성한 이미지로 기지개를 켜나니

    어눌한 말솜씨로

    갈지자걸음으로

    젖 먹던 힘으로

    눈 내려 새하얀 첫길에

    창동백작 나가신다

    물러섰거라

    -박노정 ‘이선관’ 전문(시집 ‘눈물공양’, 2010)

    ☞ 창동백작 이선관. 그가 마산을 두고 가신 지 다섯 해가 지났다. 지금은 뜻있는 분들이 ‘창동허새비축제’를 열어, 시창작을 통해 ‘자신을 치유했을 뿐만 아니라, 소수자의 아픔과 시대의 아픔과 오염된 자연과 분단 조국을 치유하고자’ 애썼던 이선관 시인을 만나고 있다. 내가 아는 박노정 시인도 이선관 시인 못지않아 남강백작이라 불러도 괜찮겠다 싶다.

    평생 마산을 벗어나 사신 적이 없는 마산의 키워드요 문화 브랜드인 이선관. ‘기형의 노래’를 비롯한 12권의 시집을 남긴 마산의 대표 시인 이선관. 생전에는 젊은 문학도들에게 꼿꼿한 정신의 상징이셨고, 걸어다니는 문화였던 분.

    잘 알다시피 그에게 시적 미학이나 형식주의 시관 같은 것은 시의 겉치레에 불과했다. 사람과 환경, 자연과 통일 그리고 시대에 대한 정직한 사랑과 시선이 그의 시가 일관되게 추구해온 시적 과제였을 뿐이다. 무엇이나 진정성이 최선의 가치임을 깨닫게 한다.

    시인이시여, 그 순박한 너털웃음 한번 보내주소서. 이월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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