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6일 (금)
전체메뉴

정당매(政堂梅) -남명(南冥)을 찾아 - 공영해

  • 기사입력 : 2011-02-24 00:00:00
  •   

  • 볕뉘조차 못 쬔 그 분

    단속사(斷俗寺) 들르던 날

    부처도 떠난 절간

    그 지키던

    매화

    만났네

    올곧은 정신의 뼈대

    시간 위에

    얽고 있는

    -공영해 ‘정당매’ 전문(시집 ‘낮은 기침’, 2007)

    * 정당매(政堂梅) : 산청군 단성면 단속사지 안에 있는 매화나무

    ☞ 입춘 우수가 지났으니 맹위를 떨치던 엄동도 곧 물러가리라. 산청 함양 산모롱이를 돌아 올라올 봄소식엔 매화가 딱이렸다. 수령 육백 년이 넘어 가지 하나에만 꽃을 피운다는 정당매는 1982년 경상남도 보호수로 지정되었다. 그 정당매가 눈을 뜨시면 백매(白梅)와 청매(靑梅)가 이어받고, 덩달아 몸이 단 홍매(紅梅)와 흑매(黑梅)가, 봄의 영령들이 삼천 배를 올리는 지리산 자락에 남명 선생의 정신을 뿌리리라.

    남명 조식이 심었다는 산천재의 남명매(南冥梅), 고려말 토정공 강회백이 심었다는 단속사 터의 정당매(政堂梅), 고려말 원정공 하즙이 심었다는 남사마을의 원정매(元正梅)를 이른바 ‘산청삼매’로 부른다. 옛 선비들은 매화 그늘에 앉아 매화음(梅花飮) 한잔의 풍류를 즐겼다지만 시인은 그 숙연한 마음을 한 편의 시조로 노래하고 있다. 세상사 시시비비에 목을 맨 우리에게 더욱 간절한 것은 찬바람 속의 곧은 지조와 품위 있는 정신, 그 매향이 아닐까. 이월춘(시인)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