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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 생명을 지키는 양보 ‘70㎝의 기적’- 조영래(마산소방서 소방행정과 소방경)

  • 기사입력 : 2011-03-08 09:5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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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정지(心停止)나 호흡곤란 상황에서 최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골든타임’은 4분이다. 구급차가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4분 이내여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4분 이내 도착은 32.8%에 지나지 않는다.

    간간이 연예인이나 운동선수 같은 유명인이 병원 후송 지연으로 뇌사 상태에서 목숨을 잃었다는 안타까운 사연들이 알려지기는 하지만 그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병원 후송이 늦어지는 바람에 목숨을 잃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모세의 기적’을 보려면 먼저 교육과 처벌이 강화돼야 한다. 구급차(긴급자동차)에 길을 양보해야 한다는 것은 도로교통법에 명기돼 있지만, 대부분의 운전자는 법적 의무로 여기지 않는다. 양보하면 좋겠지만, 양보하지 않아도 그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운전면허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교육할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정체된 길에서 어떻게 구급차에 양보해야 하는지 가이드라인도 마련돼 있다. 달리던 차로에서 왼쪽 또는 오른쪽으로 70㎝만 잠시 옆으로 비켜주면 구급차가 충분히 통과할 수 있다.

    솜방망이 수준인 처벌 수위도 높여야 한다. 현재는 구급차에 길을 비켜주지 않았을 경우(다만 고의성이 없을 경우) 처벌은 운전자에게 최대 4만~5만원의 과태료를 물리는 게 고작이다. 캐나다의 경우 긴급 차량에 길을 터주지 않으면 380~490캐나다달러(약 41만~53만원)의 벌금을 부과한다.

    구급차가 나타나면 무조건 양보해야 한다. 운전자가 양보하는 것은 구급차가 아니라 구급차에 타고 있는 환자와 가족이다. 그 환자와 가족이 나와 나의 부모·형제라고 생각하면 70㎝ 정도는 옆으로 비켜줄 수 있을 것이다.

    조영래(마산소방서 소방행정과 소방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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