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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가 뭐기에/지광하기자

  • 기사입력 : 2011-04-08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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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산시 울주군이 기네스 등록을 추진하고 있는 ‘세계최대 옹기’가 사기 논란에 휩싸였다.

    영국 ‘기네스 세계 레코드’에 세계최대 옹기로 등재되도록 해 주겠다며 울주군으로부터 등록 경비와 홍보물 제작비 등 9000여만원을 받은 업체 대표 A씨가 최근 경찰에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됐기 때문이다.

    경찰조사 결과 실제 기네스북 등재를 위한 심사·등록비는 4400파운드(800만원) 정도인데도 A씨는 등재 신청을 대행하면서 심사비와 등록비를 부풀리는 수법으로 자치단체 4곳과 공기업 1곳, 유통업체 2곳 등 모두 7곳으로부터 5억여원을 부당하게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울주군의 최대 옹기에 대한 영국 기네스협회 현장실사 여부도 불투명한 실정이다.

    울주군은 지난해 열린 세계 옹기문화엑스포에 맞춰 높이 2.5m, 둘레 2.2m에 이르는 초대형 옹기를 만들었다.

    세계 최대로 공인받지 않아도 가치 있고, 장인정신을 보여주기에도 충분한 작품이다. 그러나 울주군은 이 옹기의 기네스 등록을 고집하고 있다. 옹기엑스포 당시 스페인에서 들여와 옹기마을에 보관중인 유럽 옹기는 높이가 3m에 이르고, 유럽에는 와인저장고로 사용되는 4~5m짜리 옹기가 많은 데도 울주군은 세계 최대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고 있다.

    아무리 우리 옹기가 소중하고 값진 것이라고 해도 바로 옆에 더 큰 옹기를 두고 세계 최대라고 주장하는 처사를 이해하기 어렵다.

    울주군은 외고산 옹기는 전통 가마에서 섭씨 1200도로 구워 낸 것이고, 유럽 옹기는 노천에서 1000도 안팎으로 소성시켜 우리 옹기와는 다르다는 주장이다.

    영국 기네스협회가 이런 차이를 어떻게 해석할지 의문이지만 기록으로 인정받아도 큰 의미는 없을 것이다. 울주군뿐 아니라 전국의 여러 단체들이 세계 최대, 세계 최고에 집착하다 기네스 사기꾼에게 농락당하는 결과를 낳았다.

    지광하기자(사회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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