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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수 논쟁 더 해야 한다/이학수기자

  • 기사입력 : 2011-04-26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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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원수탄생100주년기념사업회가 사업비 반납을 결정하면서 기념사업 찬반논란은 일단 물밑으로 가라앉았다.

    기자는 논쟁이 불붙기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도 ‘고통스럽게’ 지켜보고 있다. ‘고통스럽다’는 것은 우선 사안을 독자들에게 제대로 전달할 능력이 모자라고, 또 하나는 기자 역시 이원수에 대해 새롭게 인식해야 할 부분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능력부족은 논외로 하고, 새롭게 인식해야 할 부분은 지역의 한 연구자가 2007년에 발표한 논문을 접하면서다. 핵심은 이원수가 나라잃은시대 후기에 내놓았던 작품을 무슨 까닭인지 몇 해 지나지도 않아 첫 발표인 양 광복기에 다시 내놓았다는 것. 이 연구자는 ‘넓은 뜻으로 제국주의 수탈체제에 동조하는 작품을 광복기 새 환경 아래서 건강한 아동상을 제시하는 모습으로 작품 바꿔치기 또는 이념세탁을 꾀한 셈’이라고 주장했다. 또 통념과 달리 나라잃은시대 후기 자신의 문학 생애에서도 보기드문 왕성한 작품활동을 했으며, 그 중심은 가난한 서민 어린이의 현실을 다루었다는 본인 진술과 달리 낙천적인 생활동시나 오락적인 유희동시라는 점 등은 뜻밖의 사실이다.

    기자가 이를 반박하는 논문이나 주장을 아직 찾지 못했다. 기념사업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문인 대부분은 친일작품을 쓴 것은 생계형이었을 거라고 주장한다. 이달 초 기념사업회가 연 세미나에서 어떤 발표자는 탄압을 받아서 친일작품을 썼을 것이라는 주장까지 폈다. 주장이 힘을 얻으려면 추정이 아니라 객관적 사실에 근거해야 한다.

    이번 사안을 바라보는 민예총의 행보도 혼란스럽다. 기념사업회에 후원단체로 이름을 올렸다가 시민단체의 반대여론이 일자 후원에서 빠지는가 하면, 작가회의 쪽 인사들도 사안을 바라보는 관점이 여물지 못한 것 같다.

    그래서 이원수 논쟁은 성급히 마무리 지어서는 안 된다. 아동문학의 올바른 자리매김을 위해서도 고통스럽지만 이어가야 한다.

    이학수기자(문화체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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