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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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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태 四柱 이야기] 화목한 가정이 인생의 행복

  • 기사입력 : 2011-05-06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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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아프리카공화국 해변에는 갈매기보다 조금 더 큰 부비새 수십만 마리가 집단서식하고 있다. 정어리 떼가 몰려오는 시기가 되면 20~30m 상공에서 수직으로 물 속에 다이빙을 해서 정어리를 잡아 올리는 대단한 놈이기도 하다. 다이빙을 잘못해서 목이 부러져 죽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힘들게 잡아 올린 정어리는 새끼에게 먹이려는 것이다.

    짝짓기를 할 때가 되면 수놈은 암놈에게 잘 보이려고 스모 선수처럼 다리를 쩍 벌리고 뒤뚱그리면서 혼수(집 지을 때 사용할 자갈이나 나뭇가지 등)를 입에 물고 구애하는 행위는 동물이지만 인간과 다를 바가 없다.

    부비는 바보, 멍청이를 의미하는 스페인 속어인 bobo라는 단어에서 유래했다. 뒤뚱뒤뚱 걷는 모습이 매우 우스꽝스러워 보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그래도 부비새는 이렇게 힘든 과정을 거쳐서 얻은 짝과 죽을 때까지 함께한다고 한다.

    며칠 전 영국의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이 마냥 행복해하는 모습으로 전 세계인의 관심 속에 ‘세기의 결혼식’을 올리는 것을 지켜봤다. TV에서 키스하는 장면을 보면서 그의 아버지 찰스가 다이애나와 결혼할 때 행복해하던 모습이 오버랩됐다. 그때도 둘은 영원히 사랑하고 사랑이 충만한 가정을 만들어 나갈 것을 서약했지만 끝내 파경을 맞았다.

    부디 월리엄 부부는 그의 아버지 어머니의 유전적 인자를 물려받지 않고 부비새처럼 영원히 사랑하기를 빌어 본다.

    ‘이혼상담만 잘 해도 먹고산다.’ 명리업계에 나도는 웃지 못할 말이다. 그만큼 이혼하려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의술이 발달되고 삶이 풍요로워지면서 사람의 수명은 많이 길어졌다. 하지만 길어진 만큼 부작용도 만만찮게 드러나고 있다.

    예전에는 40~50세 정도가 되면 인생 후반기에 접어들었다고 생각을 했기 때문에 많은 것을 포기하고 살았다. 하지만 요즘은 이 나이는 나이도 아니게 되었다.

    ‘인생 이모작’이라고 하는 또 다른 삶을 계획하게 된다. 퇴직을 하고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기도 하며 그동안 미뤄뒀던 공부를 하기도 해서 요즘 대학에 가보면 만학도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이와는 다르게 부부 간의 문제도 크다. 오래 같이 살았고, 건강하니 인생 이모작을 이혼하고 재혼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부부가 많아졌다.

    “선생님, 남편들이 가정을 지키라는 칼럼 한번 쓰세요.”

    얼마 전 남편이 딴 여자와 만난다면서 근심이 가득해서 내방한 어떤 여성분의 말이다. 얼마나 속이 상했는지는 말하지 않아도 충분히 짐작이 간다. 어디 남편들뿐이겠는가? 한 남자가 바람을 피우면 또 다른 한 여자도 불륜에 빠져 있을 것이다.

    ‘아내가 아내답고, 자식이 자식답고, 형이 형답고, 남편이 남편답고, 아버지가 아버지다워야 집안이 편안하다’는 공자의 말인데, 이렇게 말한 공자도 노나라 소공 때 난리가 나서 제나라의 이계 땅으로 피난 갈 때, 아내가 남편 공자를 따라가지 않고 송나라로 가버렸다는 것을 보면 공자 역시 화목한 가정을 이루지는 못한 것 같다.

    성인의 반열에 오른 공자도 제 가정을 잘 챙기지 못한 것을 보면 화목한 가정을 이루고 사는 것은 행복이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지금까지 소홀한 것이 있다면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가야 만사가 이뤄진다.

    바보, 멍청이의 뜻을 지닌 부비새보다 못한 인간이 돼서야 되겠는가?

    역학 연구가

    정연태이름연구소(www.jnam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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