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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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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칼럼] 아름다운 인연- 최기석(수필가)

  • 기사입력 : 2011-05-06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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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삶이 성공하기를 기원하며 일생을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우연히 성공한 사람은 없으며 성공한 사람에겐 반드시 그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그 이유 중에서도 많은 사람들은 사회생활에서의 대인관계 영향력을 첫째로 꼽는다. 인생사의 길흉화복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됨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적극적인 사고방식으로 잘 알려진 미국의 노먼 필 박사는 성공과 실패의 결과물이란 “자신의 목소리만큼 되돌려 받게 되는 메아리와 같은 것”이라 했다. 뿌린 만큼 거둔다는 뜻이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평범한 삶의 진리가 인간관계의 원천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이를 망각하고 있을 뿐이다. 우리는 본인이 원치 않아도 일생 동안 수많은 사람을 만나 여러 유형의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희로애락을 나누며 살아가게 된다. 이 만남의 절대시간 속에서 우리는 선연(善緣)과 악연(惡緣)이라는 삶의 인연을 만나게 된다. 좋은 사람을 만나 좋은 인연으로 살아가기를 희망하지만 가끔씩은 악연을 만나 곤경에 처할 경우도 있다.

    우리는 주변에서 이처럼 인간관계의 기본궤도를 벗어나 양심과 신뢰를 헌신짝처럼 내던지는 사람들을 간혹 볼 수 있다. 대인관계에 있어 부적절한 언행과 처신으로 상대방을 힘들게 하는 사람도 많다. 이기의 벽을 허물지 못하고 사사건건 따지고 자기주장만 일방적으로 내세우는 사람, 자신의 신분이나 지인과의 인연을 사리사욕에 악용하는 사람도 있다. 불행한 종말을 자초하는 악연이라고 하겠다.

    서로가 지켜야 할 것은 지켜야 한다. 아름다운 인연 만들기는 서로를 배려하고 간직하는 믿음에서 성숙된다. 양심선언이라는 명분으로 서로를 관계하며 쌓아온 인간적인 신뢰를 한순간에 무너뜨리는 폭로전이 우리 사회의 정의라고 할 수 있겠는가? 위장된 이기적 사심의 합리화가 아닌지 묻고 싶다. 배신과 배반을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파렴치한 비인간적 행위라는 생각을 갖게도 한다.

    우리의 삶에 있어서 인간관계란 여러 부품으로 조립된 기계나 엔진이 돌아가는데 필요한 윤활유와 같은 것이다. 기계는 작동 중에 윤활유 양이 부족하거나 오염이 심할 때 고장이 난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다. 지나치게 부족하거나 그 도가 넘치면 불화를 초래하기 마련이다.

    대인관계란 곧 인간관계를 의미한다. 인간관계에는 서로가 지켜야 할 공존예절과 도리(道理)가 있기 마련이다. 올바른 인간관계란, 말로는 신뢰와 예를 다해야 하고, 글로 마음속의 진실을 나눌 수 있어야 하며, 발로 쫓아다니며 우애를 다지는 성실한 노력과 정성이 선행되어야 한다. 우리 사회에 회자(膾炙)된 교훈이다.

    노먼 필 박사의 말처럼, 행불행은 인생의 무대에서 자신의 역할만큼 되돌려 받게 되는 결과물이다. 삶의 성공과 실패 또한 혼자일 수 없는 만남과 나눔의 연속과정에서 그 역할만큼 얻게 되는 성과배당금이 아닌가 싶다. 누구를 만나, 서로에게 어떤 역할로, 무엇을 얼마만큼 서로를 나누며 살아왔는가가 그 관계본질이라 말할 수 있다.

    임종을 앞둔 많은 사람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자신의 숱한 인생행로를 추억하며 회한(悔恨)의 눈물을 흘린다고 한다. 지나치고 부족했던 자신의 역할, 삶의 인연에 대한 무정함을 못내 아쉬워하는 눈물이라고 한다. 누구나가 어느 때인가는 맞이해야 할 임종, 나 또한 내가 원하는 삶만을 추구하며 상대방에게 깊은 마음의 상처를 주었음을 그제야 깨달으며 회한의 눈물을 흘리게 될지도 모른다. 스스로를 돌이켜 세워 가끔씩 반성의 시간을 가져볼 일이다.

    우리 사회는 참으로 아름다운 인연 만들기에 소홀하고 인색함이 많은 듯하다. 생존경쟁이 치열한 자기중심적 현실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일까?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은 인연을 만들어가는 상생 노력은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아름다운 인연은 미래를 향해 다듬고 보듬어 쌓아가는 서로의 노력 과정에서 생성되는 삶의 결정체요, 그 열매라고 믿기 때문이다.

    최기석(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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