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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비행은 어른 탓/김진호기자

  • 기사입력 : 2011-05-23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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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지난 18일 창원지법 315호 법정. 재판장인 제4형사부 김경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특수강도 사건 국민참여재판에서 20대 중반의 피고인 김모씨가 재판 내내 고개를 떨궜다.

    김씨는 부모없이 할머니 밑에서 형과 함께 살았으나 소극적이고 내성적인 성격으로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었다.

    사건 전에 취업한 중국식당에서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등 부당한 대우를 받자 사회에 대한 믿음이 깨지고 삶의 의욕을 잃고 자살까지 결심했다.

    추운 겨울 아파트 계단에서 종이박스를 깔고 지내던 김씨는 무일푼에 3일간 물도 먹지 않은 상태에서 한밤에 길거리로 나와 대문 앞에 버려진 식칼을 줍게 됐고 이 식칼로 편의점에 침입해 종업원을 위협, 현금 50여만원을 강탈해 빵과 물을 사먹은 뒤 PC방에 있다 검거됐다.

    #2. 김해에서 태어난 상준(가명·15)이는 어릴 때 엄마가 가출한 뒤 아버지 밑에서 자라다 아버지마저 재혼해 타지로 떠나면서 애정결핍과 정서불안증세가 심각한 상태에서 저지른 비행으로 보호처분을 받았다. 6개월의 감호위탁을 마친 상준이의 가정 복귀가 어렵자 창원지법이 지정한 청소년회복센터 소장 부부를 동거인으로 전입시켜 함께 생활하도록 배려하면서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하는 모범적인 학생으로 변해 가고 있다.

    가정의 달 기획 ‘우리도 가족이다’ 1편 ‘청소년회복센터에서 만난 엄마’ 보도 등을 통해 비행청소년의 대부분이 결손가정, 또는 저소득층 가정에서 비롯됐고 수사와 재판 등을 거치면서 마음의 상처가 심한 것을 알 수 있었다.

    20여 년간 보호대상자를 선도하고 있는 창원지법 소년자원보호자협의회 정준면 회장은 “비행청소년은 우리 어른들 이기심에 의한 피해자다”며 “청소년 비행은 어른들 탓이 크다”고 말했다.

    한때의 잘못으로 비행을 저지른 청소년들을 건전하고 성숙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우리의 소중한 자원을 지키는 일이다. 비행청소년들이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사회공동의 관심과 사회적 지위에 상응하는 책임과 의무를 기대한다.

    김진호기자(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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