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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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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상생의 힘-줄탁동시( 줄啄同時)- 구자천(신성델타테크(주) 회장)

  • 기사입력 : 2011-05-30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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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화려하던 꽃 안개는 사라지고, 우리의 발걸음은 그늘을 찾아가는 그런 계절에 접하게 되었다. 계절의 변화만큼이나 우리 사회도 빨리 변해 가고 있다.

    최근에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은 대·중소기업 간의 상생 동반성장 문화 형성이다.

    우리 사회의 구성 요소가 어찌 기업만이겠는가? 그럼에도 먼저 경제의 주체인 기업들이 먼저 나서서 미래의 가치를 창출해 나가고, 그 결실을 서로 공유해 함께 성장하자고 다짐하고 격려하곤 한다.

    이는 참으로 바람직한 우리사회 성장의 참 모습이다. 상생·동반 성장이 사회 각층에까지 확산된다면 우리의 삶의 질이 많이 나아지지 않을까?

    노와 사가 화합하고, 정부와 국민이 서로 소통하고, 종교와 종교가 열린 마음을 가지고, 이웃과 이웃이 서로 도우고 배려하는 그런 상생의 문화가 우리에게 필요하다.

    상생에 관한 적절한 고사성어가 있다.

    줄탁동시(줄啄同時)!

    중국 송나라 때 벽암록에 등장하는 말로서 제자의 깨우침에 관한 말이다. 이 말의 의미를 ‘오리진이 되라’는 책을 통해 좀 더 의미적으로 풀어보면 다음과 같다.

    어미가 알을 품속에 품으면 그 알 속에서 병아리는 점점 자란다. 세상으로 나가야 할 때가 되었는데 둘러싼 알이 너무 단단해 혼자서는 알을 깰 수가 없다. 병아리는 나름대로 한 곳을 정해 쪼기 시작한다. 이때 그 소리를 기다려온 어미 닭은 그 부위를 밖에서 함께 쪼아준다. 어두운 알 속에서 병아리는 어미 닭의 도움으로 세상을 보게 된다.

    이처럼 병아리가 안에서 쪼는 것을 줄(줄, 쪼을 줄)이라 하고, 밖에서 어미 닭이 그 소리를 듣고 화답하는 것을 탁(啄)이라 한다. 그리고 이 두 가지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해서 ‘줄탁동시’란 고사성어가 생겨났다.

    이는 우리 세상을 살아가는 참 깨우침의 이야기이다.

    행복한 가정은 부부가 ‘줄탁동시’를 할 때 이루어지고, 훌륭한 인재는 사제가 ‘줄탁동시’를 할 때 탄생하며, 경영자와 구성원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줄탁동시’를 할 때 세계적인 기업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까?

    현재의 대기업들이 자금과 기술과 마케팅 능력이 있다고 믿고 혼자서 달려간다면 빨리 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멀리 가지는 못할 것이다.

    우리는 살아 오면서 함께해야 멀리 갈 수 있다는 이치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중소기업 역시 안일한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글로벌 경쟁에서 이겨야 하기 때문이다.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지속적인 혁신의 노력을 하지 않으면 낙오될 수밖에 없다. 내가 알을 안에서 쪼았다고 해서 반드시 상대가 밖에서 쪼아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가 ‘줄탁동시’를 이루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먼저 경청해야 한다.

    아기 병아리의 두드리는 소리를 듣고 어느 부위를 두드리는지를 알아야 한다. 그래야만 도움을 줄 수 있다. 함께 행복을 만들 수 있다.

    가족의 소리, 고객의 소리, 국민의 소리를 경청하지 않으면 성공과 발전을 이룰 수 없다. 나의 생각을 고집하지 말고 조직 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다듬어 나가서 상생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

    두 번째는 지속적인 노력이다.

    몇 번 두드려서 답이 없다고 포기하지 말고 하늘이 보일 때까지 최선을 다해서 노력해야 한다. 이런 노력들이 어우러질 때 우리 사회는 재미가 있어지지 않겠는가?

    ‘줄탁통시’. 이 언어가 던지는 의미를 잘 살려서 우리 사회가 조화로운 화합과 소통을 통하여 수직관계나 수평관계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구조를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

    같이 가야 멀리 갈 수 있다.

    구자천(신성델타테크(주)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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