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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 로스쿨 시행 2년에 즈음해- 이상호(‘목숨걸고 맞추기’ 저자)

  • 기사입력 : 2011-06-22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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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3월 초 42기 사법연수원 입소식에 전대미문의 사건이 발생했다. 신규 임용되는 검사 가운데 로스쿨 졸업생을 우선 선발하겠다는 법무부 방침에 사법연수생들이 집단 반발하는 장면은 우리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2009년 시행된 로스쿨제도는 끊임없이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체계적 측면에서 볼 때 로스쿨은 영미법 체계를 바탕으로 한 미국의 제도이다. 미국은 일정한 조문을 통해 사례와 현실의 문제점을 분석하는 것이 아닌 ‘판례’, 즉 ‘논리적인 사고’가 판단기준이 된다. 반면 우리나라는 대륙법 체계로 법조문을 통해 법과의 관계를 해석해 공부하는 국가이다. 이렇듯 본질적으로 다른 법체계인데도 미국의 제도를 도입한 것이다. 대표적 대륙법계 국가인 독일은 1971년부터 시행해 오다 1984년 폐지한 전력이 있다. 판례 위주의 영미법 체계와 달리 방대한 성문법 및 복잡한 이론으로 구성된 대륙법 체계에서는 단기간의 로스쿨 과정에 이론교육과 실무교육을 병행한다는 것은 무리이고 이로 인해 학생들의 실력 저하에 따른 법률서비스의 질적 하락이 그 원인이었다.

    제도적·운영적 측면에서는 첫째, 로스쿨의 도입 목적에 맞게 운영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로스쿨의 기본적인 도입 취지는 ‘사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법조인들이 법기술적으로 사회를 보는 관점에서 나오는 부적합한 판결과 기소적인 남용 및 변론을 막자’는 것이다. 즉 다른 학문을 공부한 사람들을 데리고 그 지식을 배경 삼아 법을 가르쳐 수준 높은 법조인을 양성하자는 것인데 실질적으로 모든 로스쿨 합격생들의 학부 중 50%가 법학과 출신이다. 이것은 모든 로스쿨이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 사법시험 경험이 있는 이들을 의도적으로 우대해 선발하고 있다고 해석된다. 둘째, 로스쿨에서 실무능력을 충분히 습득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로스쿨 과정은 3년 동안에 법학이론과 법률실무를 모두 배우게 되는데 현실적으로 그 기간 내에 유능한 법조인을 양성해 낼지는 회의적이다. 셋째, 학비 증가로 인한 기회 불평등이다. 로스쿨의 학비는 일반대학원에 비해 매우 높다. 순수하게 등록금만 따지자면 국공립대 로스쿨은 학기당 500~700만원 정도, 사립대 로스쿨은 학기당 900~1000만원이다. 따라서 로스쿨 3년 과정을 통틀어서 3000~7000만원 정도가 필요하므로 경제적 어려움으로 법조인이 되는 기회가 실질적으로 봉쇄돼 점차 우리 사회가 고착화될 가능성이 크다. 넷째, 로스쿨은 실무교육에 치중해 인성교육에 소홀하기 쉽다.

    이러한 문제점이 산재해 있는데도 당장 내년엔 로스쿨 1기생들이 배출된다. 이미 천문학적인 사회비용이 지불된 상황이므로 철회할 방법은 없다. 최근 국회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에서 내놓은 법조일원화(사법연수원 수료자나 로스쿨 졸업 후 변호사 시험 합격자 등을 즉시 법관으로 임명하는 것이 아니라 검사·변호사·법학교수 등 법조경력자를 법관으로 임용하는 제도)의 전면시행을 2022년으로 늦추기로 했다든지 로클러크제도(법관의 재판 업무를 보조하는 역할을 하는 법률연구관으로 사법연수원이나 로스쿨 수료자를 법원 재판연구관으로 근무하게 한 뒤 일부를 법관으로 임용)를 내년에 도입한다든지 하는 일련의 방안들이 사회적 혼란을 얼마나 최소화시키고 법률에 관한 학문적 지식과 실무적 능력을 갖추기 위해 전문적으로 연구, 교육하는 ‘한국적’ 로스쿨로 탈바꿈할 것인지, 또 애시당초 ‘법’이라는 것이 국민의 권익을 보호하고 사회질서를 수호하는 데 얼마만큼 부합할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이상호(‘목숨걸고 맞추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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