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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01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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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의 길] 남해 바래길 5코스

경남의 길을 걷다 (22) 남해 바래길(5코스- 화전별곡길)
건강 향기 내뿜는 편백숲 거닐며 심신 충전
풍광에 취했나, 해는 기울고 갈 길은 남아…

  • 기사입력 : 2011-06-30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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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해 내산에 있는 편백숲. 울창한 편백나무가 심겨 있으며, 가족이 머무를 수 있는 자연휴양림도 있다./김승권기자/


    2주간에 걸쳐 남해 바래길 1코스 ‘다랭이 지게길’과 2코스 ‘앵강 다숲길’을 소개했다. 혹시 신문을 보고 바래길을 찾는 길 마니아들이 있다면 고마운 일이지만 길을 소개하는 기자의 입장에서 당부, 또 당부하고 싶은 것은 길을 걷는 동안 자동차와 마주하는 순간이 많아 교통사고에 특별히 주의해달라는 것이다. 더불어 바래길 곳곳에 있는 맛집과 관광상품 판매소를 찾아 남해만의 독특한 냄새를 풍기는 특산품을 먹고, 사서 귀가하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남해는 바다와 산 등 자연풍경 속에 보물이 많이 숨겨져 있지만 남해 주민들의 해풍 가득 담은 마음속에도 많은 보물이 있기 때문에 훈훈한 인심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남해 바래길 중 5코스 ‘화전별곡길’을 마지막으로 소개한다.

    ‘화전별곡길’은 금산 자락으로 둘러싸인 내산을 중심으로 천하몽돌해변에서 삼동 봉화마을로 이어지는 바다, 산, 들판을 두루 접하면서 자암 김구 선생의 화전별곡의 유유자적한 삶을 느낄 수 있다. 또 내산의 편백숲과 꽃내(화천)의 맑은 물, 원예예술촌, 독일마을, 물건방조어부림을 통해 편안한 휴식과 웰빙의 고장으로 화전(花田)이라는 옛 이름의 본뜻을 체험할 수 있는 길이다.

    화전별곡길은 17km로 소요시간은 6시간이다. 도로를 많이 걸어야 하기 때문에 특히 교통사고 예방에 유념해야 한다.

    천하마을이 출발점이다. 상주면과 미조면의 경계마을이며, 송정해수욕장과 상주해수욕장의 중앙에 위치한 몽돌해수욕장이 유명하고, KBS2 TV드라마 ‘상두야 학교 가자’의 촬영지다.

    높고 깊은 수많은 계곡에서 흘러 하나의 하천을 이뤄 사철 지천으로 물이 풍부해 두 개의 수원지를 만든다. 지금도 여름에 피서철이면 몽돌해변과 인접한 하천이 깨끗하게 넘쳐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천하마을에서 다음 코스 내산편백숲을 찾는다. 어쩌면 이 구간은 남해 바래길 코스 중 가장 힘든 코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산을 넘어 편백숲을 가는 거리만 1시간30분이 소요된다. 비록 임도를 걸어가지만 거리가 멀고 경사가 비교적 높아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드는 구간이다.

    포장·비포장 임도를 따라 걷게 되는데, 급한 마음으로 산을 올라가면 고된 지루함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어차피 떠난 길. 여유롭게 움직이면 편백숲이 건강에 좋은 선물을 준다.

    227ha의 편백나무 숲에는 남해 편백자연휴양림이 있다. 편백나무가 내뿜는 피톤치드는 심폐기능 강화와 항균, 이뇨, 거담효과가 뛰어나다. 발에 밟히는 부드러운 흙과 풀의 감촉, 새 소리, 물 소리, 하늘로 치솟은 울창한 나무들. 가슴 활짝 열어 큰 숨 한번 깊게 들이쉬고 나면 머릿속이 하얗게 비어 온다.

    숲속에서 휴양과 자연학습, 건강을 다지면 기쁨이 세 배로 증폭된다. 이곳 울창한 편백림의 산림욕은 일품이다. 편백나무 숲속에는 23㎡형(1가족산막) 20동과 39㎡(2가족산막) 4동, 59.5㎡ 1동의 통나무집이 있다. 샤워장과 취사시설, 들창이 있는 2층 다락방까지 아기자기하다.

    싸한 편백나무의 피톤치드 선물에 너무 빠지면 다음 코스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


    나비생태공원


    자연휴양림 바로 앞에는 나비생태공원이 위치하고 있다. 남해군의 자원적, 계절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조성된 곳이라고 한다.

    나비생태공원의 나비생태관은 나비 모양을 본딴 거대한 조형물이다. 이곳에는 제1, 2전시실, 나비온실, 체험학습장, 표본전시실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바깥에는 나비 사육실과 식초식물 재배 하우스 등이 있어 나비, 곤충 등의 다양한 아이템별로 나비, 곤충을 보다 친숙하고 쉽게 접할 수 있는 공간이다.

    나비생태공원을 나오면 이제 내리막길이다. 걷기에는 편하지만 도로폭이 좁아 지나가는 차를 조심하자. 곳곳에 도로공사 구간도 있다.

    30분쯤 걸었을까. 건물과 정원 모양새가 심상찮은 곳이 나온다. 바람흔적미술관이다. 합천 황매산 부근에 ‘바람흔적미술관’을 열었던 설치미술가 최영호씨가 이곳에 두 번째로 세운 사립미술관이다. 무인으로 운영되는 데다 입장료와 대관료도 무료이고, 누구나 자유롭게 대관해 전시회를 열 수 있는 곳이다.

    바람흔적미술관을 끼고 있는 도로 바로 옆에는 내산 산촌체험마을이 있다. 여기서부터 다음 코스는 한참을 걸어 내려와야 한다. 한적한 시골풍경과 주민들의 생활상을 가까이서 보면서 걸을 수 있다.

    내리막길이 끝났다는 생각이 들면 거기가 봉화마을이다. 봉화마을 정자나무 밑에는 들돌이 놓여 있다. 옛날엔 들에 오가는 젊은이들이 정자나무 밑에 모여 이 들돌을 들어 올리며 힘겨루기를 하고 막걸리 잔을 나누며 컬컬해진 목을 달랬다고 한다.

    이제 봉화마을에서 차량이 많은 도로를 걸어서 원예예술촌으로 찾아가자. 한번 더 강조하지만 이 길은 차가 많이 다녀 사고위험이 높다. 한참을 가다 ‘원예예술촌·독일마을’ 팻말이 보이는 곳에서 고개를 들면 원예예술촌 건물이 보인다. 야트막한 산의 정상에 위치해 있어 오르막길을 걸어야 하는데 급하게 걸으면 많이 힘들 수 있다.



    남해 원예예술촌의 한 주택. 네덜란드를 콘셉트로 집과 정원을 꾸며 놓았다.


    힘든 만큼 보상도 크다. 원예예술촌에 도착하면 아름답고 신비로운 집들과 잘 꾸며진 정원을 볼 수 있어 피로가 싸악 가신다. 이곳에는 입장료가 있다. 어른 5000원, 청소년 3000원, 어린이 2000원이다. 매출의 5%를 남해군에 납입하고 있기도 하다. 전지역 금연구역인 원예예술촌에는 제주도, 미국, 프랑스 등 16개국의 정원을 테마로 꾸며 놓았는데, 실제 20가구가 살고 있는 곳이다.

    이곳은 탤런트 박원숙씨가 카페를 운영하면서 살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박원숙씨와 이야기를 나누며 마시는 커피맛은 어떨까. 그녀의 구수한 연기만큼 그 커피향도 최고일 듯하다. 개촌한 2009년에는 6만명, 지난해는 12만명, 올해는 벌써 18만명이 찾아 탄성을 지르고 돌아간 곳이 이곳이다.

    다음에 시간을 만들어 가족과 함께 들르기로 하고 원예예술촌에서 5분 남짓 거리에 있는 독일마을로 발길을 옮긴다.

    남해 독일마을


    독일마을에서는 이국적 정취를 맛볼 수 있고, 저 멀리 물건항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남해군에서 30억여원을 들여 기반을 조성해 70여 동을 지을 수 있는 택지를 분양했다. 건축은 교포들이 직접 독일의 재료를 수입해 전통 독일식 주택을 신축하고 있는데, 지금은 29동 정도가 완공돼 독일 교포들이 생활하고 있다.

    독일마을에서 유럽여행 기분을 한껏 내고 다음은 해오름예술촌으로 간다. 예술촌 정금호 촌장은 ‘남해 바래길사람들’ 대표를 맡고 있기도 하다. 해는 기울었고 갈 길이 아직 남아 있어 “차 한잔 하고 가시게”라며 반기는 촌장님의 배려가 무색하게 예술촌을 나왔다. 마음이 섭섭했던지 촌장님은 “여기 취재 오는 사람 시간 있다는 사람 하나도 없네. 섭섭하다. 다음에는 카메라 던져버리고 오시게”라며 미안한 마음을 더 미안해지게 제압했다.


    남해 바래길 5코스 ‘화전별곡길’ 마지막 방문지인 ‘물건방조어부림’. 태풍 등 자연재해를 막기 위해 선조들이 인공으로 만들어 놓은 숲이다.


    드디어 ‘화천별곡길’ 마지막 방문지인 물건방조어부림만 남았다. 물건방조어부림은 인위적으로 숲을 만들어 해풍을 막고, 만조 때는 고기들이 나무그늘 아래로 들어오며 천렵을 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지금은 물이 들어오지 않고 대신 요트학교가 어부림 곁에 있다. 이곳 어부림은 가까이서 보면 그냥 큰 나무들이 줄줄이 심겨 있다는 느낌뿐이지만 저 멀리서 어부림을 바라보면 왜 선조들이 나무를 심었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게 한다.

    어부림을 끝으로 남해 바래길 5코스 화전별곡길을 모두 둘러봤다. 6시간이라는 쉽지 않은 코스라 마음의 채비를 단단히 해야 한다. 어부림에서 첫 출발지인 천하마을까지는 버스로 이동해야 하는 불편이 있지만 남해의 아름다운 풍경을 편안하게 되돌아볼 수 있어 좋다. 남해에는 아직도 소개하지 못한 좋은 길이 너무 많아 “다음에 또 취재 와야지” 하며 아쉬운 발길을 돌린다.



    ★ 해오름예술촌

    국내외 수집품 5만여점 전시·볼거리 다양



    남해군 삼동면 물건리에 있는 해오름예술촌(촌장 정금호)에는 돌을 깎아 만든 재미있는 석공예 작품들이 많이 있다. 어른들도 즐겁게 찾을 수 있는 곳이지만, 아이들에게 다양한 구경거리를 보여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여기는 6년여 동안 폐교로 있던 물건초등학교를 새로 꾸며 지난 2003년 문화·예술공간으로 오픈했다.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자리 잡고 있어 남해 바다를 한눈에 조망하는 재미까지 있는 곳이다. 지금은 학교 골격만 있고 건물은 유럽풍 산장처럼 새롭게 단장해 동화 속 나라에 온 듯한 착각을 주고 있다.

    국내외에서 수집한 5만여 점의 수집품이 전시돼 볼거리가 많다. 회화·공예·사진 작가들의 전시회가 많이 열리고, 작가들의 창작작업실도 있다. 공예체험 프로그램도 열리고 있어 학생들의 체험공간으로 딱이다.

    민속품을 모아놓은 민속자료관, 옛 교실을 옮겨놓은 듯한 추억의 교실이 인상적이고, 금속·칠보·알공예·허브가공 체험장과 도예·천연염색 체험장이 인기가 있다. 야외무대·분수대·산책로도 있다. 홈페이지 www.sunupart.co.kr


    글= 조윤제기자 cho@knnews.co.kr

    사진= 김승권기자 skkim@knnews.co.kr

    길잡이= 남해 바래길 사람들 백상연

    남해 바래길 문의 ☏055-860-8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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