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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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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 칼럼] 문화재를 대하는 자세

  • 기사입력 : 2011-07-06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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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는 합천 해인사 팔만대장경 연구원의 보존국장 소임으로, 많은 시간을 팔만대장경판이 봉안되어 있는 장경판전에서 보내고 있습니다.

    장경판전에서 경판의 보존 상태를 살펴보고, 또한 책을 만들기 위해 목판을 내려서 깨끗이 청소한 후 목판에 새겨진 부처님의 가르침을 종이에 인쇄해 책으로 만드는 과정인 인경 작업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한 와중에 많은 관람객을 만나게 되면서 다양한 질문을 받게 됩니다. 장경판전 안에 들어와서 ‘팔만대장경이 어디에 있는지, 글자가 팔만자인지, 이것이 진본인지’ 하는 질문을 받게 됩니다.

    해인사에서는 관람객들에게 팔만대장경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광루 홍보관에 홍보영상과 대장경에 대한 상세한 자료를 전시하고 있으며, 이곳을 다녀오지 못한 분들을 위해 장경판전 앞에 다시 국보 제32호이며 세계기록유산인 팔만대장경판과 국보 제52호이며 세계문화유산인 장경판전에 대한 안내판을 설치해 놓았습니다.

    많은 관람객들이 빨리 팔만대장경을 보고 싶은 욕구가 이 두 곳을 지나쳐서 그러한지 장경판전에 와서 너무나 상식적인 질문을 하지 않나 합니다. 어른과 어린이를 포함하여 많은 분들이 팔만대장경판을 더욱 가까이 보고 싶어서 살창문을 잡아 보기도 하고 또한 안으로 팔을 넣어 보기도 합니다.

    장경판전을 관리하는 직원들은 일시에 많은 학생들의 관람에 통제가 어렵고 또한 판전의 살창문을 흔들어 회벽이 손상이 와서 작년에 복구를 했습니다.

    복구 후 안전한 관리를 위해 부득이 판전 주위로 안전선을 설치하게 됐습니다. 외국인 관람객 중에서 단체로 오는 일본인들은 관광안내인의 충분한 설명을 듣고 경판을 친견하게 됩니다. 그래서인지 판전에서 매우 경건하고 조심스럽게 행동을 하며 또한 직접 경판을 볼 수 있어서 매우 만족을 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해인사가 가야산 국립공원에 위치하고 있어서, 국립공원 관리사무소에서는 사전에 해인사에 대한 안내를 신청하면 탐방프로그램을 통해 전문가의 안내를 받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새로운 곳을 방문하기 전에 충분한 정보와 자료를 가지고 있으면, ‘아는 만큼 보인다’는 표현처럼 배우는 즐거움이 있다고 봅니다.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를 관람하기 전에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제작한 홍보책자와 홈페이지를 통해 충분한 정보를 사전에 습득해, 선조들이 이루어 놓은 훌륭한 문화유산들이 후손들에게 온전하게 전해지도록 배려하면서 관람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성안스님(해인사 대장경 보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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