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19일 (금)
전체메뉴

[금요칼럼] 유아조기교육 열풍- 송승희(창원문성대학 식품과학부 교수)

사교육 과잉 등 문제 심각…두뇌발달단계 고려한 교육 필요

  • 기사입력 : 2011-07-15 01:00:00
  •   



  • 한창 부모의 정을 느끼고 뛰어놀면서 신체발달이 이뤄져야 할 나이에 과다한 교육을 받고 있다는 유아조기교육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과, 그동안 인간의 두뇌를 연구한 학자들의 공통된 견해로 두뇌의 개발은 거의 6세 이전에 80% 형성되므로 그 시기 시기마다 습득해야 할 것들이 있기 때문에 유아조기교육이 필요하다는 긍정적인 입장이 대립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모든 교육은 대학 입학을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인식해 버리는 경향이 팽배하다. 이는 우리 아이에게 좋은 것을 사주고 좋은 교육을 많이 시켜 주는 부모가 마치 좋은 부모로서의 역할을 다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또한 맞벌이 부부의 증가와 국민 소득 향상으로 교육에 대한 경제적인 뒷받침이 가능해졌으며, 학부모 과도한 경쟁 심리도 유아조기교육을 부추기고 있다.

    유아조기교육의 열풍에는 대중매체도 한몫을 하고 있다. 엄마들이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낮 시간 혹은 아이와 엄마가 함께하는 초저녁 시간대에 학원이나 유아용 교재의 광고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텔레비전 속의 유아교육의 모습은 특별한 재능을 가진 영재를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아 이를 보는 부모들은 유아조기교육으로 자신의 아이도 영재가 되기를 기대하며 아이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없는 상태에서 무작정 영재 교육을 시키고 있다.

    가정의 측면에서 살펴보면 저출산으로 한 가정당 자녀 수가 적어짐으로써 부모들은 자녀를 잘 키워야 한다는 부담감과 자녀 수가 한정돼 있다는 것은 그만큼 부모의 관심과 투자가 집중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하게 된다. 이는 예전에 자녀의 의미가 ‘낳으면 알아서 크는 존재’에서 ‘부모가 최선을 다해 키워야 할 존재’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이 점 또한 유아조기교육 열풍에 일조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들로 인해 우리의 아이들은 사교육 시장으로 내몰리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영어 사교육비로 월 100만원 이상의 비용을 지불하는 가정이 부지기수라고 한다.

    얼마 전 한국교육개발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유아(만 3세~취학 전)의 99.8%가 사교육을 받고 있으며 사교육비로 월평균 16만4000원이 들며, 사교육비를 포함한 유아 1인당 교육비는 월평균 40만4000원이라고 한다. 이러한 통계는 유치원과 보육시설 등 유아교육기관의 정규 프로그램 외에 거의 모든 가정이 사교육을 하고 있으며 그 유형은 학원, 학습지, 방문 과외, 유치원 방과 후 학습 등이다.

    최근엔 3~4세까지 이러한 현상이 보편화되고 있으며, 이는 입시를 정점으로 한 선행 학습이 갈수록 조기화하는 연쇄작용의 결과물로 봐야 할 것이다. 또 조사 가정 네 가구 중 세 가구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유아 교육비로 인해 부담을 느껴 생활비를 줄일 정도라고 하니 그 심각성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라 하겠다.

    한편 유아조기교육이 아이의 두뇌발달단계를 고려하지 않고 시행할 경우 뇌 발달의 손상 및 뇌 기능의 저하, 학습 자체에 대한 흥미를 잃을 수 있으며 심할 경우 학습에 대한 거부감, 부모와의 갈등 및 반항성 장애나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등의 정신과적 문제도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유아조기교육은 아이의 관심과 적성을 고려해 그에 맞는 교육적인 자극을 주는 것으로 두뇌발달단계를 고려한 적절한 교육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유아조기교육은 앞선 이유를 통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우리 사회에 저출산과 추가 출산 포기라는 커다란 사회적 문제를 유발하고 소득 수준에 따른 교육기회 불평등도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어 사회 조직의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키는 문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하루빨리 정부에서는 서민층에 대한 유아교육비 지원을 더욱 확대하는 한편 유아교육의 공교육화 등 선진화된 교육체제를 구축해 이러한 사회적 문제를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송승희(창원문성대학 식품과학부 교수)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