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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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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정도경영은 타협할 수 없는 가치- 박평구(LG전자 HA사업본부 HR/경영지원팀장(상무))

  • 기사입력 : 2011-07-25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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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한 달은 프로축구 승부조작 사건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했다. 각본 없는 드라마라 일컬어지는 스포츠 분야의 승부조작은 그 경제적 손실의 크고 작음을 떠나 국민들에게 배신감과 허탈감을 안겨줬다. 이는 결국 축구리그에 대한 실망과 관심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부정은 납품비리, 횡령이나 자금유용, 특혜의혹 등의 이름으로 경제·사회계에서도 종종 일어나고 있다. 특히 최근에 문제가 된 방위산업에서의 비리는 국가의 안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었던 만큼 철저한 진상조사와 재발방지대책 수립이 필요하다.

    최근 LG전자 CEO 구본준 부회장도 임직원들과 소통하기 위한 직통 이메일을 만들어 윤리규정에 벗어나는 일은 없는지 직접 챙기면서 정도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정도경영이라는 행동방식을 통해서만이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일류기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비즈니스를 하다 보면 어디까지가 정도를 위반하는 것이고, 또 어디까지가 허용되는 것인지 애매해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친목모임이었던 자리가 어느 선을 넘으면 향응접대로 비쳐지기도 하고, 지인에게 베푼 호의가 그 정도에 따라 뇌물공여로 취급되기도 한다.

    행동규범이나 규칙을 통해 금액이나 횟수를 제한하는 지침이 있기도 하지만, 그 선이 어디까지인지 누군가가 항상 가르쳐주는 것은 아니다. 그 판단은 대부분 개개인의 몫으로 남겨져 있다.

    이 같은 어려움을 슬기롭게 헤쳐나가기 위한 팁을 하나 제안하고자 한다.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해보는 것이다. “내 행동이 신문에 실린다면 어떻게 보일까?” “내 행동에 대해 내 아이들에게 설명한다면 무엇이라고 말할 것인가?” “나는 오늘 밤에 걱정 없이 잠자리에 들 수 있을까?” “시간이 지나도 이 행동이 옳게 느껴질 것인가?”

    개개인의 상황판단이 중요한 이유는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개인들의 잘못된 판단이 모여 국가의 몰락을 가져올 수 있을 정도로 큰 파장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역사 속 많은 국가들의 흥망성쇠를 들여다보면, 패망의 시기에는 도덕적 해이와 부패한 윤리의식이 공통적으로 발견된다. 순간의 성공에 도취되어 향락과 도덕적 불감증에 빠져 버린 결과는 참담하다. 개인의 도덕적 해이는 개인의 몰락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고 사회 전체의 붕괴를 몰고 온다.

    눈앞에 보이는 개인적 이익에 눈이 멀어 많은 사람들이 부정부패의 유혹에 현혹되곤 한다. 하지만 개인적 차원에서나 조직적 차원에서나 넓은 시각으로 더 멀리 볼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내가 속한 조직의 영속성이 곧 나의 기반을 튼튼히 해주는 주춧돌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지속가능경영에 가치를 두는 것은 조직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개인 차원에서도 중요한 일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LG전자의 경우, 회사를 상대로 한 직원들의 비위행위뿐만 아니라 경쟁사나 협력회사를 상대로 한 정당하지 못한 행위 역시 규제하고 있다. 내가 속한 시장이 건전한 경쟁구도를 갖추고 협력회사들과 상생의 성장을 하지 못한다면, 척박해진 토양에서 이듬해에 다시 꽃을 피울 수 있으리란 보장은 아무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세계 무대에서 경쟁하기 위한 제대로 된 실력을 갖출 수도 없게 되기 때문이다.

    내 행동이 내일 아침 신문에 나와서 내 가족들에게 설명해야 한다면 어떨까 생각해 보자. 내가 속한 조직과 사회를 위해, 결국에는 나와 내 가족을 위해, 각자의 판단과 행동에 있어서 윤리와 정도를 타협할 수 없는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박평구(LG전자  HA사업본부 HR/경영지원팀장(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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