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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 학벌주의 버려야 한다- 김학규(전 마산삼진중 교장)

  • 기사입력 : 2011-07-29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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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나라의 국제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천연자원, 자본, 사람이 있는데 천연자원과 자본이 부족한 우리나라로서는 사람만이 국제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유일한 자산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중요한 사람을 경쟁력 있게 키워내고 그렇게 키워낸 사람을 적재적소에 쓰는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 때가 많다.

    근래 대학 진학률이 80%를 넘어섰다. 그렇지만 우리 국민이 이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 같지 않다. 입시 때문에 아이도 부모도 멍들고 있음을 피부로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교육문제의 핵심은 입시보다는 사회구조에 있다. 과중한 교육비에 비해 대학 졸업장이 가져다주는 경제적 수익이 그다지 크지 않은데도 우리 사회에서 악착스럽게 대학에 가려고 하는 것은 학력이 가져다주는 직업적 위신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 학력 인플레가 고질병(痼疾病)이 된 지 오래다. 고졸 사원이 해낼 수 있는 업무까지 대졸자들이 대부분 차지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로 인해 우리는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치르고 있다.


    다행히 경남은행은 학업성적, 학교생활, 취업 후 적응력 등이 우수한 고졸 인재를 학교장으로부터 추천받아 오는 8월부터 채용키로 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그런데 이러한 은행권의 채용 변화를 보며 우리 사회가 고학력자 하향 취업과 구직 장기화로 대표되는 과잉학력 문제, 그리고 무조건적인 대학 진학 풍조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도 될까?

    학력 인플레를 치유하려면 인력의 최종 수요처인 기업들이 움직여야 한다. 이른바 ‘신들의 직장’과 대기업들부터 학벌주의를 버려야 한다. 그래야 지방대를 부활시켜 균형발전을 도모할 수 있으며, 쇠퇴한 특성화·실업계 고교도 정상화시킬 수 있다. ‘대학을 안 나와도 잘 살 수 있다’는 성공사례들이 곳곳에서 쏟아져야 비뚤어진 교육구조를 바로잡을 수 있다.

    고졸과 지방대 출신들이 좋은 일자리를 잡게 되면 굳이 수도권 대학에 진학하려는 흐름에도 제동이 걸릴 것이다. 고졸·지방대 출신 채용 바람이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김학규(전 마산삼진중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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