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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의 길] 거제 무지갯길

경남의 길을 걷다 (28) 거제 무지갯길
쪽빛바다, 푸른 산, 낙조… 무지갯빛 매력
해안길 따라 크고 작은 섬… 참 아름답구나

  • 기사입력 : 2011-08-18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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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쌍근마을 구판장 바닷가 쪽 임도를 따라 한참을 걸어야 바다가 모습을 드러낸다./성민건기자/ 
     

    장마로 그동안 소개를 미뤘던 거제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경상남도가 추천한 ‘걷고 싶은 길’ 거제쪽은 무지갯길과 지심도 동백숲길 두 곳이다. 우선 무지갯길 탐방에 나섰다.

    안내는 거제관광안내소 이창훈씨가 맡았다. 거가대로 끝나는 지점 송정IC에서 내려 장승포 방면 입구에서 이씨를 만났다. 목적지인 남부면 탑포리 쌍근마을까지는 40여 분을 더 달려야 한다. 이씨는 취재차량에 오르자마자 거제 소개를 일사천리로 한다. 14번 국도와 1018번 지방도를 따라 쌍근마을을 찾아간다.

    드디어 갯내음 가득한 어촌 쌍근마을에 도착한다. 58가구에 주민은 154명이다. 쌍근어민복지회관과 쌍근어촌체험마을 건물이 바다를 바라보며 아담하게 자리하고 있다. 쌍근어촌체험마을은 우수어촌체험마을에 선정될 정도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정치망 멸치체험, 갯벌 체험, 양식장 체험, 뱃놀이 체험 등등. 그야말로 어촌을 제대로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즐비하다.

    당일형과 1박2일형이 있고, 계절별로 프로그램이 다르다. 갯벌체험은 성인 1만원, 어린이 5000원, 통발체험은 6인 기준으로 10만원, 지인망 20~40인 기준 15만원이라고 한다. 평일이라 따로 체험행사를 볼 수 없어 아쉬웠다.


    무지갯길에 대한 홍보가 제대로 안돼 있어 주민조차 생소해 한다. 경남도의 홈페이지와 안내책자에 무지갯길 약도와 함께 시작점을 쌍근마을이라 표시했을 뿐 막상 현장에 가보면 어떠한 안내도 없다. 길 입구를 찾기가 쉽지 않다. 쌍근 구판장 바닷가 쪽 임도를 따라 길을 걷는다. 바다 건너 맞은편 산에는 KT수련원이 있고, 그 너머에는 동부면 율포리라고 한다.

    바다도 보이는 숲속 길인 줄 알았더니 숲이 울창해 바다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약도에는 15분과 25분쯤 되는 지점에 전망 좋은 곳이 나온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한참을 걸어도 전망 좋은 곳은 나오지 않는다. 날씨는 덥고, 콘크리트 임도를 따라 걷자니 여간 힘이 드는 것이 아니다. 이쯤되니 경상남도와 거제시청에 화가 난다. 도대체 길을 걸어보고 지도를 만들었는지 의심스럽다. 길을 잘못 들었나 생각이 들 정도다.

    나뭇잎이 떨어진 겨울에는 바다가 보일지 모르지만 지금은 아니다. 무더위 속에서 1시간30분쯤 가니 그렇게 기다리던 바다가 슬며시 모습을 드러낸다. 100m는 족히 되어 보이는 절벽 위에서 땀을 식히며 숨도 돌렸다. 절벽 아래 바다에 외롭게 낚싯배 두 척이 떠 있다. 안개가 끼어 조망이 흐리다. 쉼 없는 파도소리에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왔다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멀리 배 한척이 물보라를 일으키며 어디론가 가고 있다.

    다시 길을 재촉한다. 안내지도에는 남부면 소재지가 있는 저구마을까지 1시간40분 거리라고 되어 있으나, 2시간을 걸어도 나오지 않는다. 취재차량을 부르는 소동 끝에 간신히 저구마을에 당도하니 밥때를 한참 넘겼다. 해변가 근처 적당한 식당을 잡아 된장찌개와 멍게비빔밥으로 때늦은 점심을 먹었다. 종점인 여차몽돌해수욕장까지는 차량으로 이동하면서 시간을 줄이기로 했다. 지금껏 취재하면서 걷지 않고 편법을 써보기는 처음이다.

    저구마을에는 매물도 가는 도선선착장과 유람선 선착장이 있다. 매물도는 유명 관광지여서 선착장주차장에 차량이 넘칠 정도로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 매물도까지는 도선으로 40분가량 소요된다.



    물이 맑고 모래가 고운 명사해수욕장.


    저구마을을 지나면 명사해수욕장이 나온다. 명사는 물이 맑고 모래가 곱다는 뜻. 전국에서 수질이 최고로 좋다는 평을 받고 있다. 수온이 적당하며 수심이 깊지 않아 아이들도 안전하게 물놀이를 할 수 있는 곳이다. 백사장 뒤로는 오래된 노송들이 숲을 이루고 있으며 물이 빠지는 시간에는 조개를 캘 수 있어 가족단위 피서객들이 많이 찾는다. 평일이라 그런지 피서객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

    근포마을과 대포마을을 지나 홍포마을로 향한다. 홍포에서 여차로 이어지는 바닷가 풍경이 무지갯길의 백미. 도로변 ‘대포전망대길’ 주소표지를 따라 갔더니 군부대가 있는 곳이라며 못 간다는 안내가 나온다. 되돌아 나오면서 다시 한번 거제시청을 탓할 수 밖에 없었다.


    망산편의점 앞에는 망산 등산로 안내가 있다. 옛날 왜구의 동정을 살피며 망을 본다는 뜻에서 망산(望山)이라고 한다. 397m의 그렇게 높지 않은 산이지만, 남해안을 한눈에 볼 수 있어 등산객이 많이 찾는 곳이다.

    무지갯길의 유래는 무지개 홍(虹)자를 쓰는 홍포에서 딴 것으로 보인다. 무지개펜션을 운영하는 김정순씨가 마을을 소개한다. 진짜 무지개가 보이느냐고 물었더니 옛날에는 연간 넉달 정도 무지개가 떴지만 지금은 지구가 오염돼 그러지 않다고 한다. 솔직한 설명에 한바탕 웃었다. 이 펜션에는 사진작가들의 출사 장소로도 유명하다.

    사진작가들의 출사 장소로도 유명한 펜션.


    가까이 홍포선착장 방파제에 낚시꾼들이 붙었다. 마침 벵에돔 25㎝급을 낚아올린다. 낚싯대를 드리고픈 충동이 솟구친다. 주변 기암괴석에 파도가 부서지고 있다.

    1018번 지방도 비포장길을 따라 여차마을로 향한다. 대병대도와 소병대도가 잘 보이는 전망 좋은 곳에서 남해안 비경에 빠져든다. 맑은 물, 푸른 산, 쪽빛바다. 홍포에서 여차에 이르는 바닷가 풍경은 자랑할 만하다. 높은 언덕 위에서 바라보는 섬들과 해안선의 풍경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감상에 젖어 있을 즈음 물밑에서 솟구치는 한 무리의 고기떼가 궁금하다. 믿기지 않지만 고래떼라고 했다. 지나는 관광객들이 모여드는데 안내표지판도 없고, 안전시설도 없어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다.


    대병대도와 소병대도를 비롯한 여러 섬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언덕.


    여차몽돌해수욕장


    길 따라 조금 더 가니 무지갯길의 종착지인 여차마을이 눈에 들어온다. 아름다운 포구와 여차몽돌해수욕장에 가슴이 후련하다. 이 일대는 일출과 일몰이 멋져 전국의 사진작가들이 많이 찾는다. 섬 사이로 떨어지는 이른바 작품이 나오는 낙조 시간대가 있단다. 11월 7일부터 다음 해 2월 11일 사이가 최적기란다. 여차몽돌해수욕장은 영화 ‘은행나무침대’와 오락프로그램 ‘1박2일’ 촬영지로도 유명세를 탔다.

    여차는 돌미역으로도 유명하다. 대·소병대도 일대에서 채취한 미역을 이곳 해수욕장에서 말린다. 품질이 좋아 값을 더 받는다고 한다. 여차마을 옆에는 천장산이 자리하고 있다. 높이 276m로, 남쪽으로 튀어나온 반도 끝에 솟아 있다. 동쪽에는 해금강이 있고 서쪽에는 능선을 따라 기암괴석이 줄지어 있다.

    걷기 코스는 홍포에서 여차 구간을 추천하고 싶다. 60여 개의 크고 작은 섬들이 자리하고 있고 해안변 경관이 빼어나다. 섬 주변의 기묘한 갯바위들이 눈을 사로잡는다.

    여차몽돌해수욕장을 끝으로 무지갯길 탐방을 마쳤다. 쌍근마을에서 여차마을까지 약 15㎞, 소요시간은 약 3시간30분이라 되어 있으나, 이 시간은 믿을 수 없다. 직접 걸어보면 상당한 차이가 있다.

    글= 이학수기자 leehs@knnews.co.kr

    사진= 성민건기자 mkseong@knnews.co.kr

    탐방 안내= 이창훈 거제관광안내소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 사업비를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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