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25일 (일)
전체메뉴

[그곳에 가고 싶다] 창녕 성씨 고가

기왓장 아래 전통과 근대의 멋들어진 동거

  • 기사입력 : 2011-08-18 01:00:00
  •   
  • 창녕군 대지면 석리 석동마을의 한옥촌. 성씨 고가를 포함해 총 네 집으로 이뤄져 있다.
     
     

    자연 생태계의 보고이며 철새 도래지로 유명한 우포늪 근처인 창녕군 대지면 석리 석동마을에 28여 채에 200여 칸의 방이 있는 한옥이 있다.

    전체적으로 집의 규모가 엄청나게 큰 것은 네 집이 다 같이 붙어 있기 때문이다. 쪽문 사이로 다 연결돼 있어 둘러보는 데만 시간이 30분 넘게 걸린다.

    그 네 집 가운데 한 집이 창녕석리성씨고가(昌寧石里成氏古家·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355호)이다.

    성씨 고가는 안채, 사랑채, 창고 2동, 대문채, 화장실 등 총 6동의 건물이 ‘튼ㅁ자형’으로 배치돼 있다. 안채를 중심으로 앞에 사랑채와 중문채를 두고, 안마당 좌우에 토담집 구조의 곳간 2동을 배치했다.



    1929년에 지어진 이 집은 창녕지역에서 처음으로 양파를 보급한 성씨 문중의 주택이다.

    이 집은 한옥의 전통적 요소, 부농주택의 실용적 요소와 더불어 근대기 외래 건축의 영향이 절충돼 있는 근대 한옥이다. 전통한옥에 비해 기둥과 도리, 들보가 가늘게 된 반면 장식요소가 풍부해 벽장, 반침 등 수장 공간이 많이 구비돼 있다.

    안마당의 곳간채는 부농주택의 영향이며 안채와 사랑채의 유리문, 실내 화장실, 서양식 문, 철제 까치발, 장마루로 된 응접실 등은 외래 주거문화의 영향과 함께 건축주의 취향이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성씨 고가는 남부지방 근대한옥의 발전 과정에 있어 독특한 구조기법과 입면 구성, 세부장식을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성씨 고가는 나지막한 담장의 기와집으로, 밖에서 보면 수십여 채의 기와집으로 이뤄져 있어 마치 한 동네를 연상케 한다. 입구에는 경주 안압지와 비슷한 한반도 모양의 연못이 있고 고가 뒤편에는 고목과 대나무숲이 조성돼 은은함을 더하고 있다.


    성씨 고가의 한반도 모양 연못.
     

    성씨 고가 안채.


    고가답게 이곳저곳에서 옛 풍취가 물씬 풍기는 다양한 형태의 돌과 석등도 볼 수 있다. 귀퉁이에 풍구도 보인다. 시골에서 타작한 후 나락을 넣고 풍구를 돌리면 알곡은 밑으로 빠지고 쭉정이는 저만큼 날아간다고 한다.

    3만3000여㎡에 이르는 고택에는 잘 생긴 노송과 사랑채, 별당이 있다. 백일홍 나무도 꽃을 피워 고택의 분위기를 한층 더한다.

    이곳은 조선 말기에 건립돼 성씨들이 일가를 이루며 살다가 6·25전쟁을 거치면서 일부 소실됐다고 한다. 성기학 영원무역 대표가 방치된 고택을 매입해서 복원해 현재는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고 있지만 항상 개방을 하지는 않는다.

    북한 김정일의 부인이며 김정남의 어머니이기도 한 성혜림씨가 유년시절 이곳에서 살았다는 소문도 있다. 서울에 살았던 성혜림이 방학 때 이곳을 찾았다는 등 여러 가지 소문이 있지만 사실 여부는 확인할 수가 없다.

    담장 밖에는 양파 시배지라는 조각 석상이 보인다. 우석 성재경 선생의 조부 성창영 선생이 우리나라에서 제일 먼저 양파 재배에 성공했다고 한다. 이후 채종을 하기도 한 성재경 선생이 한국전쟁 이후 가난에서 벗어나도록 보리 대신 양파 심기를 적극 권장해 이곳이 양파의 주산지가 됐다고 알려져 있다.





    ■ 주변 가볼만한 곳 - 물계서원

    창녕군 대지면 모산리 504에 위치한 물계서원은 1710년(숙종 26년) 창효사로 창건했고 1719년 세덕사로 개칭했다. 1729년(영조 5년) 지역 유림의 건의로 물계서원으로 편액했다가 1866년(고종 3년) 서원 철폐령에 따라 철거됐으나 1995년 복원했다.

    대지 1만5760㎡에 사당 숭덕사, 현도문 등 14개의 건물이 들어서 있으며 창녕성씨 종중에서 관리를 맡고 있다. 해마다 2월 중정일에 춘향제를 지낸다.

    글·사진=김병희기자 kimbh@knnews.co.kr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 사업비를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김병희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