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13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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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논술수업] (22) 교과수업에서 논술하기- 지각 변동이 인간에게 끼치는 영향

다큐 ‘차마고도’에 소개된 ‘옌징 소금’ 주제로 글쓰기
전체토의로 논제 분석 후 모둠 발표·얼거리 보완 거쳐 글 작성

  • 기사입력 : 2011-08-24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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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 다큐멘터리 ‘차마고도’에서 소개된 티베트 동부지역의 ‘옌징 염전’ 모습.

    중학교 과학 과목과 연계해 티베트 ‘옌징 염전’의 소금 생산을 그 지역 지층 형성과 관련지어 설명하고 지층 형성이 그곳 사람들에게 끼친 영향에 대해 쓴 중학생의 글.
     


    논술을 어느 과목에서 가르쳐야 할까? 이러한 생각은 교과목으로 나누어 교육하고 있는 지금의 학교 교육과정에서 한 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 문제이다.

    결론부터 먼저 내세운다면 ‘모든 과목의 교사들은 논술을 가르칠 수 있고 또 가르쳐야 한다’이다. 논술은 통합적 성격을 띠기 때문이다. 논술을 하려면 국어, 수학, 사회, 과학, 미술, 음악 등 전 교과에 대한 지식과 소양이 필요하다. 제대로 된 논술을 하려면 주제에 대한 폭넓고 깊이 있는 이해와 더불어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를 설득력 있게 전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논술을 통합적으로 지도해야 하며, 다방면의 지식과 소양을 쌓게 하기 위해서는 중요 과목 강사만 있는 학원보다는 전 과목 교사가 있는 학교가 논술 지도에 유리할 수 있다.

    중학교 3학년인 딸의 방학 과제 중에 하나가 운동 경기를 관람하고 소감문을 작성하는 것이다. 예전 같았으면 체육 과목에서 무슨 글쓰기 숙제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미 통합 교육은 하나의 흐름이 되어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딸내미 방학 과제 덕분에 지금까지 한 번도 가지 않았던 야구장에 가게 되었다.

    이번에 소개하는 주제는 지구의 지각변동이다. 작년에 중학교 2학년 창의적 재량활동이 과학 과목에 배정되었는데 그때 학생들과 한 것이다. 개정된 과학 교과서에서는 1학년들이 배운다.

    지구의 지각은 여러 개의 판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판이 움직이면서(판 구조론) 산맥이나 바다가 만들어지고 지진이나 화산 활동이 일어나게 된다.

    논술 지도 자료는 2008년 경남교육연구정보원에서 발행하는 과학 독서·논술 지도 자료집을 만들 때 집필위원으로 참가한 적이 있는데 그때 만든 자료이다.

    논제는 다음과 같다.

    “읽기 자료를 참고하여 티베트 옌징 지역 소금 계곡의 소금 생산을 이 지역의 지층 형성과 관련지어 설명하고, 지층 형성이 이곳 사람들에게 끼친 영향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쓰시오.”

    옌징 소금은 KBS 다큐멘터리 ‘차마고도’에서 소개됐다. 수업은 2차시로 진행했다. 1차시에는 전체 토의로 논제 분석과 자료 분석, 1단계 얼거리 짜기를 한 뒤 모둠 토의로 2단계 얼거리 짜기를 진행하면서 다음 시간까지 무엇을 조사해올지 정하도록 했다. 2차시에는 모둠별 조사 내용 발표와 얼거리를 수정 보완해 글을 쓰고 돌려읽기를 통해 상호평가한 뒤 자신의 글을 스스로 첨삭하도록 했다.

    다음 읽기 자료는 중요한 부분만 발췌했다.

    <험준한 산악지역인 티베트 동부 옌징에 가면 소금 계곡이 있다. 오랜 옛날부터 옌징은 소금으로 유명했고, 이곳에서 나는 소금은 중국의 윈난과 쓰촨, 티벳 고원의 중심부인 라싸는 물론 인도에까지 폭넓게 거래되었다.

    소금 계곡에는 수백 개의 염전이 자리하고 있으며, 그 모양은 마치 계단처럼 펼쳐진 다랑논처럼 보인다. 하나의 염전이 되려면 수많은 나무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받침대를 만든다. 나무받침 위에 돌과 흙을 깔고 그 위에 또 고운 진흙을 이겨 덮는다. 두렁을 높여 논처럼 소금물이 고이도록 한다.

    이곳의 소금 생산 방식은 소금 사막이나 암염 광산에서 채취하는 방식과는 다르다. 소금 우물에서 물을 길러 소금밭에 부은 다음 증발시키거나 여과시켜 소금을 얻는다.

    소금 계곡의 염전은 오랜 세월 피와 땀으로 일구어낸 소금밭이다. 젊은 여인들은 지금도 우물에서 소금물을 수많은 염전에 힘들게 길어 소금을 생산하고 있다. 남자들은 이렇게 만든 소금으로 험난한 계곡을 넘어 다른 생필품을 구입한다. 소금이 중요한 생계수단이다. 하지만 소금이 흔해지고 교통이 발달한 요즘 이들의 생활 방식은 계속 유지되기 힘들 것이다. 전통방식의 소금 생산과 다랑논처럼 이뤄진 독특한 염전지대를 보호하기 위해 많은 전문가들이 중국 정부에 세계문화유산 신청을 건의하고 있지만, 중국 정부는 딴청을 부리고 있다. 이 지역에 수력 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 글은 한 학생이 쓴 글이다.

    【티베트 동부 옌징 지역은 오랜 옛날부터 소금으로 유명했다. 그런데 험준한 산악 지역인 옌징에서 어떻게 소금이 생산될까?

    이것은 지층의 지각변동과 관련이 있다. 산에서 소금이 나온다는 것은 지판의 충돌로 조산 운동이 일어나 습곡산맥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융기했기 때문이다.

    조산 운동은 습곡 산맥이 형성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대륙 주변의 바다에 퇴적물이 쌓이게 되어 두꺼운 퇴적층을 이루게 되는데, 이 퇴적층이 오랜 시간 동안 수평 방향으로 미는 힘, 즉 횡압력을 받아 심하게 습곡된다. 이 과정에서 융기되어 대규모 습곡 산맥을 형성하게 된다.

    바다의 지층이 융기함으로써 산악 지역인 옌징에서 소금을 얻을 수 있다. 옌징 지역의 소금은 소금 사막이나 암염 광산에서 채취하는 것이 아니라 소금 우물에서 물을 길러 소금밭에서 증발시키거나 여과시켜 얻는다고 한다. 이는 땅 속에서 지하수가 흘러가면서 암염을 녹이게 되므로 우물에서 소금을 얻을 수 있다.

    이렇게 생산된 소금은 옌징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까? 소금은 옛날에 부와 권력을 상징하는 귀중품이면서 필수품이었다. 그 때문에 권력 다툼의 원인이 되었고 침탈의 원인이 되었다.

    현재 옌징 사람에게 소금은 생계 수단이다. 소금이 흔해지면서 옌징 지역의 소금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 더불어 옌징 사람들의 삶도 어려워지고 있다.

    이 지역을 보호하기 위해 수력발전소를 세우기보다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해 보존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배종용(김해 월산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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