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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멘탈(Mental)과 주식투자- 강용학(현대증권 창원지점장)

  • 기사입력 : 2011-09-05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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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우리는 생활 속에서 멘탈(Mental)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한다. ‘멘탈의 승리’ ‘멘탈이 무너졌다’ 등 스포츠 분야에서부터 승패가 좌우되는 대부분의 경우에 멘탈이라는 용어가 종종 회자되고 있다. 주식을 포함한 투자의 세계에서 멘탈은 더욱 그 가치를 발휘한다.

    지난 8월 한 달은 주식투자자들에게 적지 않은 공포를 맛보게 한 시기였다. 유럽 재정위기에서 미국의 부채문제와 신용등급 강등으로 이어진 일련의 사태는 4주 연속 거침없는 폭락과 함께 사상 최대폭 하락 기록을 경신할 정도로 투자가들을 공포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물론,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공포가 지나간 지금 주식시장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사실 금번 폭락의 원인이 국내가 아니라 해외, 특히 미국에 있었음에도 우리 증시는 뉴욕증시보다 오히려 훨씬 과도한 하락을 보였다. 실제 지난 8월 31일 기준으로 다우지수는 연초 대비 0.94% 하락한 반면, 우리 증시는 9.1% 하락했다. 물론 이러한 현상은 외국자본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는 우리 증시를 비롯해 국내 금융시장의 구조적 취약성 때문이며, 이는 정부의 정책 당국이 시급히 개선해야 할 핵심과제일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투자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 금융시장의 제도적 구조적 한계를 운운하기에 앞서 보다 현실적이고 현명한 투자자의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적어도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막연한 불안감에, 그리고 해외투기자본의 작은 액션에 놀라 소중한 우리의 자산을 잃어버리는 누를 범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공포에 사서 탐욕에 팔아라’는 증시 격언이 있다. 주식시장에서 투자심리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표현이다. 2002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사람은 놀랍게도 경제학자가 아니라 심리학자인 다니엘 카네만 프린스턴대학교 교수였다. 이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카네만 교수는, 인간은 생각만큼 합리적인 존재가 아니며, 특히 미래가 불확실할 때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사고가 아니라 비합리적이고 편향된 사고에 의해 전혀 엉뚱하고 때로는 말도 안 되는 판단과 결정을 하게 된다는 이른바 행동경제학을 주창해 노벨 경제학상을 거머쥐었다.

    심리학적으로 인간에게는 불확실한 뭔가가 발생하면 이성적으로 확인하고 판단하기에 앞서 먼저 도망부터 가려는 심리가 있다고 한다. 그것이 위험하든 안 하든, 위험이 크든 작든 일단 먼저 피하고 보자는 자기보호심리인 것이다.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흔히 불확실성이라 이야기한다.

    바로 이러한 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뭔가 강력한 불확실한 위험이 돌발적으로 발생했을 때, 놀람과 동시에 투자자들의 이성은 마비되고 공포에 질려 오직 도망갈 생각만으로 투매에 동참하는 경우를 종종 경험한다. 지난 9·11테러, 리먼사태(금융위기), 천안함사태, 그리고 최근 글로벌 재정위기 등 돌이켜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공포를 느낄 때 감히 나서서 주식 매수를 결단하기는 정말 어렵다. 또한 모든 사람들이 주식을 투매하는 패닉 상황에서 혼자 독야청청 주식을 보유하는 것 역시 매우 힘든 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흔히 주변상황에 휘둘리지 말고 자신의 길을 꿋꿋이 가라는 의미에서 멘탈을 기르자고 이야기한다. 시황과 종목을 분석하기 위한 꾸준한 학습과 노력만큼이나 학습으로 얻어진 자신의 신념과 원칙을 지켜나갈 수 있는 멘탈을 기르는 것도 매우 중요한 것이다.

    프로골퍼 최경주,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도 별도 멘탈 코치를 두고 정신력 강화 훈련을 받는다고 한다. 투자의 현인 워렌 버핏은 성공투자를 위해 결코 높은 IQ와 대단한 통찰력은 필요치 않으며, 다만 결정을 하는 데 판단을 흐리지 않게 감정을 다스리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제부터라도 자신만의 투자 원칙을 지키기 위해 내공을 키우는 멘탈 훈련을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강용학(현대증권 창원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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