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던 초기, 경남의 시장과 거리도 콜레라를 만난 19세기 뉴욕과 같았다. 핀타드의 표현처럼 "마치 죽음의 골짜기처럼 고요하고 음울"했다. 가게는 문을 닫고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정부는 시민들에게 사회적 거리두기(3월22일~5월5일)를 권고했다. 잠시 외출과 만남 등 일상생활을 자제해달라는 요청이었다. 사람 간 접촉을 줄여 코로나19 확산을 최대한 막기 위해서였다.
그 결과, 신규 확진자와 집단감염 그리고 원인 모를 감염이 감소하면서 방역망 내 확진자 관리가 안정화됐다. 정부는 5월 6일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방역체계를 전환했다. 차츰 시민들이 복귀하는 일상 속에서 감염 예방 활동을 지속해 나가겠다는 의미였다.
코로나19가 끝났다는 게 아니었다.
끝난 것으로 받아들인 이들도 있었던 듯하다. 서울 이태원클럽을 고리로 한 집단감염이 발생했고, 수도권 집단감염이 경기도 부천의 택배 물류센터까지 이어졌다. 경남에서도 이태원클럽 관련 신규 확진자가 나오자 김경수 경남지사는 이렇게 말했다.
"코로나 대응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5월 21일 경남도청 간부회의>
전문가도 같은 의견이다. 김선주 경남도 감염병관리지원단장은 6월 4일 경남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백신, 치료제 개발단계에서 대규모 유행이 벌어져 의료체계가 붕괴할 수도 있다. 겨울철 독감과 함께 유행해 통제불능 상황이 될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지나친 걱정보다는 가을·겨울철에 독감예방접종을 반드시 하고, 생활방역 핵심수칙을 잘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지난 100일을 다시 경험하고 싶은 이는 없다. 이제는 반복되는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고 '그 이후'를 준비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선 우리가 '그 이전'을 '어떤 간절함으로', '어떻게 견뎌왔는지' 잊지 않는 게 중요하다.
서두에 언급한 19세기 뉴욕은 일상을 되찾으면서도 콜레라 확산을 키운 비위생적이고 부실한 상하수도 시설 등은 개선하지 않았다. 결국 17년 뒤 다시 찾아온 콜레라에 무려 5000여명이 사망했다.
중간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경남도민들이 2월 20일부터 5월 29일까지 코로나19와 사투한 지난 100일의 장면들을 모았다. 경남신문 사진기자들이 도내 곳곳을 누비며 현장을 담은 사진과 도민들이 손수 찍은 사진들이 있어 가능했다.
코로나19 경남 사진기록관 개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