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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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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여행 (16) 고성 탈박물관 탈 만들기

경남을 가다-체험여행 (16) 고성 탈박물관 탈 만들기
알록달록 전통탈 만들며 웃음 짓고
쓱싹쓱싹 오방색 칠하며 액운 날려요

  • 기사입력 : 2012-05-03 01:00:00
  •   
  • 고성탈박물관에서 탈만들기 체험에 참가한 시민들이 탈을 이용해 만든 다양한 체험물을 들어 보이고 있다. 고성탈박물관에서는 종이죽으로 탈 만들기, 종이탈 색칠하기, 탈 액자, 티셔츠와 우산에 탈 그리기, 탈 모양 비누 만들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김승권기자/
    고성탈박물관을 찾은 체험객들이 종이 탈 색칠하기, 종이죽으로 탈 만들기 등을 체험하고 있다.
    탈집게 만들기.

    고성 탈박물관

    탈액자 만들기.
    우산에 탈그림 그리기.




    “어깨를 흔들며 덩실덩실 춤을 추자, 탈춤을 추자.”

    오래전부터 인간은 여러 가지 탈을 만들어 왔다. 지금은 탈이라고 하면 가면으로만 인식하고 있지만, 원래 탈은 나쁜 액과 잡귀를 막기 위해 인간이 만든 모든 도구들을 포함하고 있다. 탈은 우리 조상들의 생활 속에서 여러 가지 형태로 각각의 역할을 다해왔다.

    우리 지역에 있는 탈 종합박물관은 고성탈박물관이다.

    고성탈박물관에는 전국탈놀이에 쓰이는 탈뿐만 아니라 오래 전부터 인간이 사용해온 탈과 세계의 탈을 구경할 수 있다. 놀이로서가 아니라 신앙으로서, 생존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탈의 형태와 의미들을 짚어가다 보면 과거의 유산으로서만 탈을 바라볼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느낄 수 있게 해준다.

    멋과 흥의 고장 고성에서, 그것도 탈박물관에서 탈을 통해 탈을 치유하고 탈춤을 통해 탈을 털어냈던 조상들의 지혜와 여유로움 을 느껴볼 수 있다.



    ▲탈의 종류

    탈의 종류는 나라마다, 지역마다 다양하기 때문에 한정된 지면에 소개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주요 탈과 고성 그리고 고성 인근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탈을 한 번 알아보자.

    △처용탈= 처용탈은 원래 잡귀(역신)를 쫓는 부적의 기능을 하는 벽사탈이지만 처용무(處容舞)에 사용되면서 예능적인 기능을 포함하게 됐다. 머리에 꽂고 있는 모란은 부귀를 상징하고 복숭아 나뭇가지는 귀신을 쫓는 뜻을 가지고 있다.

    △고성오광대 문둥이=?고성오광대 제1과장(문둥북춤 과장)에 등장한다. 문둥병은 당시 천형으로 여겨졌으며 조상의 누적된 죄과를 받는 것으로 생각됐다. 문둥이는 삶의 고통을 춤으로 표현하다가 북을 발견하고 북춤을 통해 한을 신명으로 승화시키게 된다.

    △고성오광대 말뚝이=?말뚝이는 제2과장인 양반과장에 등장하며 양반들의 위선을 폭로하고 억압 적인 지배자인 양반을 질타하는 역할을 하는 등 오광대놀이를 대표한다. 말뚝이는 양반이 타고 다니는 말을 다루는 인물이므로 손에는 말채를 들고 있다. 얼굴은 붉은 빛이 도는 황토색이며 큰 눈은 눈꼬리가 위로 향하고 코와 입도 크다.

    △고성오광대 중앙황제양반(원양반)= 양반들 중 으뜸이라고 해 보통 원양반으로 불린다. 말뚝이와 대사를 주고받으며 양반의 권위와 가문을 자랑하려고 하지만 결국은 스스로의 도덕적 위선을 폭로하게 된다. 황색 얼굴에 도포도 황색을 입고 왼손에는 지팡이를, 오른손에는 부채를 들고 머리에는 정자관을 쓴다.

    △고성오광대 비비=?고성오광대 제3과장 비비과장에 등장한다. 머리에는 뿔이 두개 나 있고 날카롭고 긴 송곳니가 삐져나와 있는 도깨비의 형상이다. 무엇이든지 다 잡아먹는 비비는 양반을 잡아먹으려고 쫓아다니고, 당황한 양반이 살기 위해 거짓말로 위기를 모면하게 된다. 비비는 경상도 지방의 탈놀이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데 다른 지역에서는 영노라고 불린다.

    △마산오광대 동방청제장군=?마산오광대는 현재 탈만 전해지고 있으며 탈춤은 전승이 끊어진 상태이다. 이 탈은 두꺼운 마분지로 틀을 만들고 말린후 동방을 상징하는 녹색으로 채색했다.

    △통영오광대 말뚝이=?제2과장 풍자탈놀이에 양반들과 함께 등장해 양반을 조롱하고 풍자한다. 퉁방울 눈에 코가 크고 입술이 두꺼우면서 흰 이가 듬성듬성 드러나 있다. 얼굴은 적갈색이며 양볼에는 혹이 하나씩 나 있고 큰 귀가 양쪽에 붙어 있다. 전체적으로 힘이 넘쳐 젊음과 도전을 상징하고 있다.

    △수영야류 말뚝이= 제1과장인 양반과장에 등장하며 경상도 지방의 탈놀음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말뚝이 중에서 가장 양반에 대한 비판의 강도가 강하다. 박 바가지에 눈과 여드름 자국 등을 붙인 후 한지를 붙이고 그 위에 채색한 다음 눈을 뚫어 완성한다.



    ▲탈 만들기 어떻게

    탈박물관에 전시된 작품을 감상했으니 이제 여러가지 탈을 만들어보자. 나무로 탈을 깎아서 만들 수도, 한지를 덕지덕지 붙이며 정성 들여 만들 수도 있지만 시간이 많이 걸리는 관계로 1시간 이내로 마무리할 수 있는 체험을 알아보자.

    주말에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주말가족 체험프로그램이 있다. 주말과 공휴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하며 참가비는 5000원이다.

    향기롭고 건강한 천연 탈비누 만들기, 귀여운 탈을 벽에 거는 장식품 만들기, 탈을 주제로 한 우산만들기, 탈 문양 티셔츠 만들기 등이 있다.

    단체 상설 체험프로그램은 30명 이상 단체를 대상으로 하며 참가비가 5000원인데, 예약을 받드시 해야 한다.

    종이죽으로 탈 만들기와 종이탈 색칠하기를 할 수 있다.



    △종이죽으로 탈 만들기

    귀신을 쫓는 게 탈이다. 그래서 탈을 만들 때 예쁘게 만들면 안된다. 얼굴의 특징을 잘 잡아서 변형시켜야 한다. 노란색은 귀한색이며, 검은색은 힘이 있어 보이기 때문에 색깔의 특징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종이죽으로 탈을 만들려면 자기가 만들 탈 모양을 미리 종이에 스케치해 본다. 어느 정도 구상이 섰으면 바가지를 엎어놓고 종이죽을 고루고루 펴 형태를 잡는다. 눈·코·입·귀 등의 특징을 살려 종이죽을 입체적으로 붙여준다. 종이죽이 마르면서 부피가 줄어들 것을 미리 계산해 높고 크게 표현한다. 눈과 입은 종이죽에 구멍을 내면 된다. 마른 후 끈을 매달아 얼굴에 쓸 수 있도록 귀 양편에 작은 구멍을 하나씩 미리 뚫어준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종이죽이 마르기 전에 형태를 수정하거나 원하는 모양을 만들 수 있으므로 젖어있을 때 형태잡기와 구멍뚫기를 한다.

    그다음 포스터컬러로 탈에 채색을 하면 된다. 색은 오방색만 쓰고 두 가지 색을 섞지 않으며 검은색은 가장 나중에 쓰도록 한다. 채색이 끝났으면 그늘에 1주일가량 말려야 하며 완전히 건조되면 바가지를 떼내면 된다. 귀부분에 미리 뚫어놓은 구멍에 끈을 연결해 얼굴에 쓰면 된다.



    △탈 문양 티셔츠 만들기

    탈 문양 티셔츠는 색깔을 진하게 칠해야 한다. 티셔츠를 세탁하면 색깔이 흐려지기 때문이다.

    우선 티셔츠 안에 사포를 넣고, 사포 위에 탈문양 도안을 넣는다. 도안을 따라 티셔츠에 연필로 밑그림을 그린다. 밑그림을 완성한 후 사포만 남기고 도안을 빼낸다. 사포가 있어야 그림을 그릴 때 옷감(천)이 미끄러지지 않는다. 도안그림 밑에 도화지를 그림에 맞춰 올려놓고 테이프로 움직이지 않게 해준다.

    직물 크레파스로 예쁘게 색칠하고, 색칠이 끝나면 검정색 직물펜으로 테두리를 그려준다. 완성했으면 도화지를 떼내고 사포를 빼낸다. 마지막으로 그림 위에 면 수건을 깔고 다림질을 한다. 다림질할 때 한 곳을 20~30초 정도 눌러줘야 한다. 모든 공정이 끝났으면 이 티셔츠를 사흘 후에 뒤집어서 세탁해야 한다.

    탈을 만들고 티셔츠를 만들면서 빠뜨리면 안되는 것이 서로 웃으면서 재미있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액운을 물리친 뒤 행복이 덩달아 찾아오기 때문이다.



    ◆ 고성탈박물관은

    고성탈박물관은 지난 2003년 1월 6일 착공해 2005년 11월 28일 준공했다. 그해 12월 21일 갈촌탈박물관은 소장하고 있던 탈 등 유물 377점을 기증했고, 12월 28일 탈박물관이 개관했다.

    고성군 고성읍 율대리 666-18에 있는 탈박물관은 연면적 6551.94㎡, 건축면적 845.10㎡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이다. 여기에 1층 상설전시실 및 특별전시실, 안내실이, 2층 수장고, 사무실, 관장실, 체험실, 3층 기숙사가 있다. 전시품은 한국 탈 300여 점과 외국탈 240여 점 등 총 540여 점이 상설 전시되고 있다.

    박물관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유료이며, 매표는 오후 5시까지 받는다. 휴관일은 1월 1일, 설날 및 추석 당일, 매주 월요일, 법정공휴일 다음 날이다.

    신분증을 소지한 65세 이상 경로자, 국가유공자 증명서를 소지한 국가유공자와 배우자, 국가유공자 유족증서를 소지한 국가유공자 유족, 참전유공자증을 소지한 참전유공자, 장애인 카드를 소지한 장애인 본인은 무료입장이다. ☏055)670-2948.


    글= 조윤제기자 cho@knnews.co.kr

    사진= 김승권기자 skkim@knnews.co.kr

    ※이 기사는 경상남도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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