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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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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을 가다] 톡톡 튀는 맛집 (4) 리앤샤브(창원시 의창구 용호동)

“이런 맛 처음이야” 입맛 사로잡는 샤부샤부

  • 기사입력 : 2012-09-20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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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추, 두부, 대파, 팽이버섯 등을 넣어 우려낸 국물에 소고기를 넣어 살짝 익혀먹는 소고기 샤부샤부.
    건새우 등 재료를 넣은 육수에 뼈, 고기를 넣어 다시 끓인 후 청양고추를 넣어만든 얼큰한 오리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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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 삼시 세 끼를 챙겨 먹어야 하는 우리에게는, 수많은 식당 중 맛집을 판별하는 나름의 기준이 있습니다. 건물은 최대한 허름하고 협소할 것, 단일 메뉴만 취급하는 배짱 좋은 식당일 것, 이왕이면 욕 잘하고 불친절한 할머니가 주방장일 것 등등. 일대에 사무실과 관공서가 즐비한 지역에서는, ‘점심시간에 회사원과 공무원이 붐비는 곳이 바로 맛집’이라는 판별 기준이 있습니다.

    ▲ 오리 요리와 샤부샤부를 함께

    창원의 경남도청 근처에는 월남쌈 샤부샤부와 오리탕, 이 두 음식으로 이름난 식당 ‘리앤샤브’가 있습니다. ‘리앤샤브’는 2010년부터 1년 남짓 오리요리 전문점을 경영했던 이선희 사장이 소고기 샤부샤부와 월남쌈이라는 전혀 새로운 음식으로 새롭게 가게를 연, 채 2년이 되지 않은 신생 음식점입니다. 그럼에도 도청과 창원시청을 비롯한 각종 관공서와 기업체 사무실이 밀집한 중앙동과 용호동, 신월동 일대에 입소문이 퍼지면서 점심과 저녁시간대에는 자리가 모자랄 정도로 인기가 많습니다. 월남쌈과 소고기 샤부샤부로 승부를 걸려던 이 사장에게 ‘오리 맛을 잊을 수 없다’며 오리 요리를 요구하는 손님들이 많았고, 결국 메뉴판에 오리탕과 오리로스, 훈제구이, 고추장 주물럭이 추가되었습니다. 다시 오리를 취급하기 무섭게, 오리 요리는 월남쌈 못지않은 인기메뉴로 올라섰습니다.

    ▲ 손님에게 배우는 초보 경영인

    일본에서 10여 년을 생활하다 귀국했던 이 사장은 스스로 ‘음식점 경영에 있어 완전한 초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손님에게 배운다’라는 철학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스테인리스 강으로 만들어진 식기도 ‘열전도율이 낮은 것으로 바꾸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손님의 조언에 따라 즉각 도자로 바꾸었고, 말갛게 내던 오리탕도 ‘경상도 사람들은 얼큰한 국물을 선호한다’는 조언에 따라 고추장을 풀고 청양고추를 넣어 매콤하게 변신시켰습니다. 그리고 ‘남은 음식은 싸갈 수 있도록 배려하라’는 말에 월남쌈 외에 모든 음식 포장이 가능하도록 각 음식에 맞는 크기와 용도의 포장용기를 구비했습니다. 무심코 던졌던 말을 귀담아듣고 단점을 개선하는 모습 덕에 손님들은 다시 한번 ‘리앤샤브’를 돌아보게 됩니다.

    ▲ 여자들이 좋아하는 월남쌈 샤부샤부

    ‘리앤샤브’를 찾아오는 여성 손님의 십중팔구는 월남쌈 샤부샤부를 찾는데요. 오후 2시까지는 월남쌈 샤부샤부가 1인당 9000원, 소고기 샤부샤부가 8000원으로, 제공되는 양과 질에 비해 저렴한 가격 때문에 더욱 인기가 좋습니다. 가스오부시 국물에 넣어 익히는 재료로 김치만두, 숙주, 청경채, 치커리, 배추, 두부, 대파, 팽이버섯 등이 제공되며 이는 계절에 맞게 적절히 교체됩니다. 월남쌈에는 양상추와 당근, 양파, 깻잎, 피망, 소고기 등심이 함께 나오며, 땅콩소스와 참깨소스를 섞은 혼합소스와 까나리 액젓에 청양고추를 송송 썰어넣은 젓갈소스도 그 깔끔한 맛을 더해줍니다. 또 백김치와 매콤한 양파지, 고추지도 기호에 따라 첨가해 먹을 수 있어 매운맛의 월남쌈을 즐길 수도 있습니다. 어느 정도 배를 채운 후에는 샤부샤부 국물에 쌀국수를 끓여 먹는데요. 리앤샤브에서는 베트남 식의 납작한 국수가 아니라 경남 고성에서 생산된 쌀로 가공한 국내산 국수를 써 한층 쫄깃쫄깃한 질감을 자랑합니다. 남은 육수에 국수와 함께 남은 채소를 넣고 익혀 칠리소스에 비벼 먹으면 훌륭한 비빔면이 되기도 합니다.

    ▲ 쓰린 속을 풀어주는 얼큰한 오리탕

    반면 오리탕은 단연 남자 손님들에게 최고 인기 품목입니다. 유명한 오리전문점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서 있는 창원지역이다 보니 ‘리앤샤브’ 만의 오리탕을 만들어내는 데는 많은 연구와 시행착오가 있었습니다. 여기저기 유명하다는 오리탕을 맛보러 돌아다녔고, 엇비슷한 맛을 내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처음엔 뼈와 고기를 푹 고아 우려냈지만 뭔가 빠진 듯 깊은 맛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이 사장은 ‘육수는 따로 끓여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건새우와 멸치, 양파 등 일곱 가지 재료를 넣어 육수를 끓여낸 후 거기에 다시 뼈와 고기를 넣어 30분 이상 끓여냅니다. 또 무를 삐져넣고 팽이버섯, 파, 청양고추를 첨가한 후 고춧가루를 과감하게 풀어 얼큰한 맛을 더했습니다. 주변에는 콩나물을 넣는 오리탕 전문점이 많은 반면, ‘리앤샤브’는 콩나물 대신 무를 많이 넣어 시원한 맛을 낸 것이 특징입니다. 오리탕을 끓이다 보면 표면에 둥둥 뜨는 기름을 일부러 걷어 내는 경우가 많은데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고 이 사장은 조언합니다. 조리 시에 이미 일차적으로 걸러져 나온 때문이기도 하지만, 오리기름은 소나 돼지 기름 같은 포화지방이 아닌 불포화지방으로, 인체에 쉽게 흡수되는 수용성 지방이기 때문입니다.


    ☆톡톡 튀는 맛집 정보

    창원시 의창구 용호동 63(롯데학원상가 1층)

    오리탕 1인당 8000원, 생오리로스 8000원

    월남쌈 샤부샤부 1인당 1만2000원, 소고기 샤부샤부 1인당 1만 원

    ☏267-8892


    글= 김유경 기자·사진= 전강용 기자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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