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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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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을 가다] 숲을 찾아서 (7) 거창 금원산 자연휴양림

가을 흔적 밟고 지나는 겨울 숲속길
휴양림 산책로는 계곡 따라 3.5㎞가량 이어져

  • 기사입력 : 2012-12-06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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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원산 방문자센터에서 숲관찰전망대로 이어지는 길. 아이들도 쉽게 오를 수 있도록 지그재그 형태로 만들어져 있다.
    휴양림 산책로.
    산림문화휴양관.
    숲관찰전망대.
    자운폭포.



    금원산 자연휴양림으로 가는 길은 멀다.

    중부경남에서는 자동차로 2시간, 서부경남 중심도시인 진주에서도 1시간 이상 걸린다. 금원산은 행정구역상 거창군 위천면과 북상면, 함양군 안의면에 걸쳐 자리하고 있다. 경남의 서북부 가장자리에 위치해 가는 길이 멀고 힘들지만 일단 금원산 자연휴양림에 발을 들여 놓으면 투자한 시간이 아깝지 않다는 느낌이 든다.

    11월 말 금원산을 찾았을 때, 나뭇잎이 다 떨어진 겨울 숲은 다소 쓸쓸해 보였다. 이 겨울 초엽 외진 산속에 누가 올까 싶었으나 휴양림 내 휴양관(복합산막)은 주말 예약이 모두 끝나 있었다. 올해 8월까지 리모델링을 끝낸, 2층 12실로 구성된 산림문화휴양관은 계절에 관계없이 매주 주말이면 매진된다고 휴양림 관계자는 설명했다.

    휴양관 방은 모두 목재로 마감되어 있으며, 방마다 내장재로 사용한 나무 이름표가 붙어 있다. 예컨대 취재진이 201호 삼나무 방에 들어서자 방은 삼나무 향으로 가득했다. 12개의 방은 각각 은행나무, 전나무, 오동나무, 상수리, 소나무, 낙엽송, 향나무, 자작나무, 삼나무, 잣나무, 편백나무, 가문비나무로 되어 있다.

    휴양림에는 산책로가 잘 만들어져 있다. 산책로는 매표사무소·주차장→물놀이장→합수큰소→자운폭포→방갈로(일반 산막)→숲속교실→숲속수련장→생태수목원까지 계곡을 따라 3.5㎞가량 이어져 있다. 산책로는 모두 포장돼 있어 차를 타고 갈 수도 있지만, 길 양옆으로 울창한 숲이 있어 맑고 상쾌한 공기를 즐기며 산림욕을 하면서 산책할 수 있다.

    취재진은 산책로를 오르다 자운폭포에서 잠시 멈췄다. ‘붉은 노을 위 흰 구름이 떠 있는 듯하다’는 자운폭포. 겨울로 접어들었지만 계곡 물은 풍부했다. 홍순자 숲 해설가는 “계곡은 남덕유 참샘에서 발원해서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른다. 하루 종일 햇살을 받으면서 흐르는 물줄기여서 미네랄이 풍부하다”고 말했다.

    휴양림 수종에 대해 홍 해설가는 “소나무 참나무가 주종이며, 까치박달나무 서어나무로 천이가 잘 이뤄졌다. 또 한아름 되는 고로쇠나무도 많다. 미네랄과 비타민 123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고 말했다.

    자운폭포 위쪽에 유안청 1·2 폭포가 있다. 유안청 제1폭포는 직폭으로 폭 1~2 m, 길이 20m가량 되고, 조금 아래에 있는 제2폭포는 와폭(누워있는 폭포)으로 길이 30~40m, 폭 5~10m가량 된다. 와폭은 하나의 큰 바위로 기다랗게 누워 있는 듯 보여 인상적이다.

    휴양림의 가장 큰 자랑은 생태수목원이다. 다른 휴양림과 구분되는 가장 큰 특징으로 휴양림 관계자는 “금원산자연휴양림은 고산전문생태수목원 1호”라고 했다. 생태수목원과 관련, 휴양림에서 발행한 안내문에는 ‘산림청 수목원 등록 제29호, 전국 유일 고산수목원’으로 되어 있다. 안내문은 또 ‘수목원은 지리·덕유산 권역의 해발 750~900m이고 산성 입지에 조성된 수목원으로, 국내 희귀·특산식물 보존과 증식, 식물의 자원화, 시험연구개발 등 서식지 내 자생식물집단 보전으로 생물산업기반 조성 및 산림문화·교육체험공간을 조성해 다양한 산림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수목원에는 15개의 테마 전시시설이 있으며, 이곳들은 모두 목재 데크로 연결돼 있다. 데크를 따라 올라오면서 테마 전시시설을 둘러 보려면 40분가량 걸린다고 한다.

    홍 해설가는 “유치원생, 초등학생들이 많이 온다. 데크로 이어져 있고 테마 전시시설을 보면서 올라와 유치원 아이들도 잘 올라온다. 주변에 한아름 되는 산뽕나무 산벗나무가 있다. 오디 버찌가 열릴 땐 그걸 따먹으면서 올라온다”고 말했다.

    수목원 정상 부근에 방문자센터가 있고, 그보다 조금 위쪽에 숲관찰 전망대가 있다. 방문자센터에서 숲관찰전망대로 이어지는 길은 노약자도 쉽게 오르도록 지그재그로 만들어져 있어 전망대 위에서 바라보면 S곡선을 반복한 길 모양이 아름답다.

    숲관찰 전망대는 지난해 만들었다고 하는데, 나무로 만든 8각정 모양의 전망대 자체도 멋지지만, 2층 전망대 위에서는 탁 트인 사방을 조망할 수 있다. 남쪽으로는 위천면의 너른 들판과 시골 마을이 보이고, 뒤쪽으로는 현성산→금원산→기백산으로 이어지는 병풍 같은 높은 능선마루가 장관이다. 휴양림 산림욕도 좋고 산책도 좋지만, 무엇보다 좋은 건 전망대에서 감상할 수 있는 금원산 자락 같았다. 금원산 자연휴양림은 오는 24일부터 얼음축제를 한다. 이때는 눈이 많이 오므로 설경을 즐길 수 있고, 휴양림 관리사무소에서는 계곡의 물을 끌어와 스케이트장을 만들고, 얼음 조각상도 만든다. 이 기간에 어린이를 데리고 오면 송곳으로 지치는 전통 썰매와 봅슬레이 같은 얼음 미끄럼틀을 탈 수 있다.


    ▲ 금원산 휴양림관리소가 선정한 5개 등산 코스

    금원산 일원은 산꾼들에게 등산로로도 유명하다. 금원산 휴양림관리소를 통해 올라가는 길도 있고, 인근 안의면 용추사나 문바위 입구에서 가는 길도 있다. 휴양림관리소 직원은 휴양림관리소에서 금원산 정상을 돌아오는 코스(4시간 40분)가 무난하다고 추천했지만, 선택할 수 있는 코스가 여럿 있으므로 자신의 체력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다음은 휴앙림관리소가 제시한 5개 등산 코스. △1코스 (소요시간 : 4시간 40분)= 금원산 휴양림관리소→1.2km(30분)→유안청폭포→0.8km(30분)→능선→1.8km(1시간)→동봉 →0.2km(10분)→금원산 정상→3km(1시간)→북능→2.9km(1시간)→지재미→0.9km(20분)→문바위→0.3km(10분)→관리소 △2코스 (소요시간 : 7시간 30분)= 미폭→2.8km(1시간 30분)→현성산→6km(2시간)→금원산→5km(1시간 30분)→기백산→4km(2시간 30분)→마리면 고학리 상촌마을 △3코스 (소요시간 : 7시간)= 금원산 휴양림관리소→문바위→7km(3시간)→금원산→5km(1시간 30분)→기백산→6km(2시간)→임도 사거리→복합산막 △4코스 (소요시간 : 5시간)= 함양군 안의면 용추사→2.7 km(1시간 30분)→기백산→능선 5km(1시간 30분)→금원산→ 2.6km(1시간 30분)→유안청폭포→1.2km(30분)→금원산 휴양림관리소 △5코스 (소요시간 : 3시간)= 문바위 입구→2.5 km(1시간 30분)→현성산(928.1m)→2 km(1시간)→지재미골→1.2km(30분)→문바위.

    글= 이상규 기자 sklee@knnews.co.kr

    사진= 성민건 기자 mkseong@knnews.co.kr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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