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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3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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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라이프] 폐휴대폰의 재탄생… 빛보면 빛나는 장롱폰

손안의 보물에서 집구석 애물, 다시 소중한 광물로!

  • 기사입력 : 2013-08-20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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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일 오전 창원시 성산구 폐기물처리장 내 재활용종합단지에 창원시내 학교와 관공서 등에서 수거된 폐휴대폰이 쌓여 있다./성승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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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인 김선미(32·창원시 성산구 사파동) 씨는 최근 휴대폰을 바꿨다.

    앞서 이용해오던 휴대폰이 약정기간 24개월을 넘기면서 통신비 부담이 조금 줄어들었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아진 것도 잠시, 점점 휴대폰에 대한 불만이 늘어갔다. ‘왜 이렇게 느려터진거야?’ ‘화질이 왜 이 모양이야?’ ‘화면이 답답해!’ ‘배터리는 왜 이렇게 빨리 닳지?’ 등등.

    마침 이동통신사로부터 기기변경 할인판매행사 안내 메시지를 받은 김 씨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휴대폰 판매점으로 달려갔다. 빠른 속도, 더 넓은 화면과 디지털카메라 못지않은 화질 좋은 카메라가 마음에 들었다.

    새로 산 휴대폰을 오른손에 들고, 쓰던 휴대폰이 담긴 종이가방을 다른 손에 들고는 집으로 왔다. 종이가방에 들어 있던 헌 휴대폰을 넣어두려고 책상 서랍을 연 순간, 김 씨는 놀랐다. 폐휴대폰 3~4개가 흡사 전리품처럼 들어앉아 있었다. 대학시절에 썼던 것부터 4~5년 전 유행에 맞춰 산 터치폰, 최근에 사용했던 스마트폰까지. 하나씩 켜 보니 전화번호며 사진, 메모 등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그냥 버리려니 환경오염이 될 것 같고, 팔자니 초기화한다고 해도 행여 사생활이 유출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고, 집에 그대로 두자니 쓰레기와 다를 바 없다. 김 씨처럼 더 이상 사용하지 않아서 서랍 속에 잠자고 있는 폐휴대폰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휴대폰 얼마나 버려지나

    하루가 멀다 하고 신제품이 쏟아져 나오는 휴대폰 시장.

    환경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시판되는 휴대폰은 연간 2500만 대에 이르고 약 1800만 대가 폐기되는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 중 재활용되는 휴대폰은 730만 대로 생산량의 29%에 불과하다. 환경부는 240만 대가량은 해외로 유출되고 810만 대 이상은 장롱이나 책상 안에서 잠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환경사랑 이웃사랑 일석이조

    폐휴대폰 1대는 고장난 애물단지에 불과하지만 여러 개가 모이면 충분히 자원으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2009년에 발표된 폐금속자원 재활용 대책 자료를 보면, 휴대폰에는 16가지의 유기금속류가 포함돼 있다. 금, 은, 팔라듐과 같은 귀금속류와 구리, 니켈, 아연 등 비철금속류, 코발트, 망간, 리튬 같은 금속도 있어 ‘손 안의 광산’이라고도 불린다.

    폐휴대폰은 1대당 약 2500~3400원의 경제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회로기판 등에서는 귀금속 원료를 추출할 수 있고, 플라스틱 몸체는 분쇄돼 재생플라스틱으로 재탄생하며, 배터리는 자물쇠 등으로 변신한다.

    환경부는 매년 폐휴대폰 수거운동을 해왔고 올해도 100만 대 수거를 목표로 이달 31일까지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경남에서도 도청을 비롯해 18개 시청과 군청에서 수거 캠페인이 진행 중이다.

    이로 인한 수익금은 유니세프, 어린이재단 등 공익단체에 전액 기부돼 환경오염도 막고 이웃에게 도움도 줄 수 있어 일석이조다.

    폐휴대폰을 처리하고 싶은 시민은 가까운 주민센터나 구청, 시·군청 등 환경 관련 부서를 찾아가면 별다른 절차 없이 기기를 반납할 수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수거된 폐휴대폰은 한곳에 모아져 전량 폐쇄되기 때문에 개인정보 유출 위험은 전혀 없다”며 “환경오염도 막고 이웃도 도울 수 있는 폐휴대폰 수거 캠페인에 많이 참여해달라”고 말했다.



    ▲아껴야 잘 살지, 중고폰 판매

    비싸게 산 휴대폰을 그저 반납하기가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면, 중고폰으로 판매하는 방법도 있다.

    보통 신규로 개통을 하거나 기기변경 등 휴대폰을 바꾸려고 할 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각 통신사는 이른바 에코폰, 그린폰 등의 이름으로 공기계가 된 중고 휴대폰을 매입하고 있다. 이들은 중고기기 감정사를 통해 휴대폰의 상태를 감정한 뒤 적합한 가격에 매입해 중고폰으로 판매한다.

    온라인으로 신청서를 작성해 택배로 보낼 수 있고, 각 대리점을 방문해 신청을 하고 해당 센터로 보내져 감정을 받은 다음 판매가를 조정한 후 거래가 완료되는 시스템이다.

    직거래처럼 현금을 바로 손에 쥘 수는 없지만 신규 개통한 휴대폰의 할부금이나 사용 요금에서 중고폰 가격만큼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한 통신사 대리점 관계자는 “매입된 휴대폰은 반드시 초기화 단계를 거치기 때문에 개인정보 유출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팔기 전 통신사 홈페이지를 이용해 내 휴대폰의 예상 판매가격도 알아볼 수 있다. 또한 중고폰을 사는 사람에게도 가입비와 유심칩비가 무료로 제공되는 혜택이 있다.


    김희진 기자 likesky7@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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