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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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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칼럼] 롯데 관중 감소가 NC에 주는 의미- 김재익(논설위원)

KBO·NC, 창원시와 협의 통해 야구장 위치 문제 해결해야

  • 기사입력 : 2013-10-04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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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은 스포츠를 좋아하는 도시다. 필자는 프로농구 창원LG가 정규리그에 뛰어든 1997년부터 가족과 함께 창원체육관을 자주 찾았다. 농구를 10여 년 관전하면서 느낀 홈팬들의 열기는 지금도 생생하다. 창원체육관은 좌석이 5500여 석인데 장내 사회자가 ‘만원 관중’이라는 방송을 자주 할 만큼 홈팬들의 사랑은 대단하다. 프로농구연맹(KBL)의 통산 관중을 보면 창원LG는 201만7000여 명으로 10개 구단 중 1위를 달리고 있다. 창원LG는 홈경기장이 서울 잠실체육관 등보다 규모가 작고, 정규리그도 1년 늦은, 출범 이듬해부터 참가했는데도 관중 동원은 1위이다.

    스포츠 무대를 야구장으로 옮겨보자. 지난 7월 신흥 라이벌 NC와 롯데의 주말 3연전 첫날 경기를 관전했다. NC가 롯데에 2대 1의 짜릿한 승리를 거둔 이날 마산야구장은 ‘만원 관중’이었고, 이후 3연전을 싹쓸이 승리하며 관중도 연일 만원이었다. 정규리그 경기를 한 경기 남긴 NC는 51만8810명을 동원해 9개 구단 가운데 5위를 차지했다. 정규리그에 올해 첫 출전한 신생팀으로는 상상 이상이다. NC의 경기에 관중이 몰리는 것은 제대로 된 지역 연고 구단에 대한 팬들의 사랑과 NC가 정규리그에서 현재 7위의 성적을 기록하는 좋은 경기를 펼쳤기 때문이다.

    지역 연고 구단의 활약으로 야구 열기가 달아오르는 마당에 ‘새 야구장’ 부지 위치와 관련한 한국야구위원회(KBO)·NC와 창원시 간의 갈등에 팬들은 불안하다. KBO는 창원시가 NC다이노스 전용구장으로 진해구 옛 육군대학 부지를 선정하자 접근성과 관중 동원이 어렵다며 지난달 24일 새 야구장 입지 변경을 공식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새 야구장의 당사자인 NC 측의 태도는 이해하기 어렵다. 창원시가 부지를 결정한 이후 지난 3월 공문을 통해 새 야구장에 대해 협조할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이후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KBO의 뒤에 숨어 육군대학 부지 반대 입장만 흘리다 KBO가 입지 변경을 요구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스포츠 구단인 NC로서는 신사답지 않은 행보이다.

    KBO와 NC의 입지 변경 주장은 무리한 요구이다. NC가 창단되던 2011년으로 돌아가보자. 그해 3월 KBO는 제9구단을 승인하고 NC가 프로야구단을 창단했다. 제9구단 창단 승인의 가장 큰 조건은 5년 이내에 2만5000석 이상 새 야구장을 건립하는 것이다. 새 야구장의 건립은 창원시의 몫이다. 창원시는 야구장 건립을 위해 그린벨트 해제를 신청하고, 국비 지원을 받기 위한 안전행정부 3차 투·융자 심사가 이달 중에 있는 등 행정절차를 상당 부분 진행해 왔다.

    창원시의 프로야구단 유치는 2010년 7월 창원, 마산, 진해 3개 시 통합에 따라 110만 시민의 화합을 위한 구심점 역할로서 출발했다. 시는 통합시의 화합과 지역 균형발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육군대학 부지를 선정했다. 새 야구장 건립이 진척된 상황에서 입지 변경 요구는 KBO와 NC의 월권적 행위이며, 연고지 이전을 염두에 둔 명분 쌓기로밖에 볼 수 없다. 야구장 부지 선정은 최소한 창원시의 고유 권한이다.

    새 야구장이 접근성이 떨어져 관중 동원이 어렵다는 것은 올해 롯데를 보면 설득력이 없는 말이다. 롯데는 지난해 136만8995명으로 전체 1위였지만 한 경기를 남긴 올해는 76만639명으로 44% 정도 감소했다. 롯데 관중의 큰 폭 감소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야구장의 위치 문제는 결코 아니다. 팬들을 야구장으로 모으는 것은 구단의 마케팅 활동과 선수들의 멋진 경기를 통해 팬들의 마음속에 녹아들 때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프로농구나 올해 NC 관중을 본다면 창원은 분명 스포츠 도시이다. KBO와 NC는 육군대학 부지가 관중이 적게 들어올 것이라고 예단해서는 안 된다. 물론 육군대학 부지가 완벽한 야구장 부지일 수는 없다. 새 야구장 입지를 무조건 바꾸라는 무리한 요구만 늘어놓을 게 아니라 문제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창원시와 협의를 통해 개선해 나가는 게 NC를 아끼는 팬들에 대한 도리이다.

    김재익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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