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은행-경남신문 희망나눔 프로젝트 (5)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조손가정 영호네
“조선소에 취직해 할머니께 효도할래요”아버지가 할머니 명의 집 팔면서 금융소득보유자 돼기초수급자·노령연금대상서 제외…공공근로도 못해
- 기사입력 : 2014-04-08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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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은행 지역공헌부 안재우(왼쪽) 차장이 영호(가명·중3)군 가족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희망나눔 프로젝트 다섯 번째 주인공을 찾아 함안 영호(가명·중3)네 집을 방문했다.
할머니(조남순·82)와 단둘이 세들어 사는 집은 단독주택 2층. 고령의 할머니가 오르내리기는 계단이 너무 가팔랐다.
영호는 태어나자마자 할머니 손에 맡겨져 엄마·아빠 대신 할머니·할아버지의 사랑을 받으면서 컸다.
3년 전만 해도 영호의 처지가 지금처럼 힘들진 않았다.
그때는 기초생활수급자이면서 할아버지의 국가유공자 급여가 나왔고, 할머니도 허드렛일을 하며 생계를 꾸렸다.
영호 아버지(46)는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 간혹 한 번씩 집에 들를 뿐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도 정확하게 모른다.
3년 전 할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아버지는 사채를 갚는다며 영호네가 살던 집까지 팔았다. 할머니 이름으로 돼 있던 집을 팔면서 할머니는 금융소득자로 분류돼 기초생활수급 대상과 기초노령연금 대상에서 제외됐다. 또 공공근로도 할 수 없게 됐다.
유일한 소득은 국가유공자 유족연금으로 나오는 53만여원. 이 돈으로 월세 25만원을 내고 나머지로 생활한다.
지난 겨울 난방비만 해도 한 달에 10만원 넘게 나왔다.
“고혈압에 무릎관절이 안 좋아 일을 할 수 없어요. 돈이 없어 영호를 남들처럼 학원에도 못 보내요.”
할머니는 말끝을 흐리며, 이제는 손자 아침 저녁 밥 해먹이기도 힘들다고 했다.
가정형편을 아는 영호는 공업고 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마이스터고인 거제공업고에 가고 싶단다.
“조선소에 취업해서 돈 많이 벌어 할머니께 효도할래요.” 영호는 그렇게 꿈을 키워가고 있다.
영호 가정을 관리하고 있는 함안군 희망복지지원계 정경숙씨는 “영호 가정은 현행 법과 제도로는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처지이다”며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영호네가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이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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