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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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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하꼬] 녹이고 섞고 부으면 끝… 나만의 향초 만들기

녹이고 섞고 부으면 끝… 켜기만 하면 내가 좋아하는 향이 솔솔

  • 기사입력 : 2014-05-15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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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시 의창구 용호동 플로라공방에서 수강생들이 소이왁스와 오일을 섞어 유리병에 따르고 있다.

    플로라공방 안현희 공방장(오른쪽)이 직접 만든 향초의 종류와 효능을 알려주고 있다.
    ①소이왁스를 핫플레이트 위에 두고 녹인다. 스테인리스 스틸 온도계를 사용해 온도를 잰다.

    ②나무심지를 용기 바닥에 고정시킨다.
     
    ③오일과 왁스가 잘 섞이도록 저어준다.
    ④용기에 천천히 붓는다.



    우리 집에서 쓰는 섬유유연제, 아기 때부터 익숙하게 맡은 베이비파우더 향, 엄마가 쓰는 프리지아 향수, 손에서 나는 살구비누향….

    냄새를 맡는다는 건, 호흡과 떨어질 수 없다.

    코로 숨을 쉬면서 어떠한 냄새와 향을 필연적으로 만난다. 언제나 느끼는 감각이기 때문에 익숙한 것과 낯선 것으로 나눌 수 있다.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으로 나눌 수도 있다.

    익숙한 향이 나거나, 좋아하는 향을 맡으면 마치 그곳에 온 것처럼, 엄마 품에 안긴 것처럼 안정이 된다.

    어디론가 떠나기 좋은 계절이 돌아왔다.

    낯선 곳을 걸으며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이는, 재밌지만 한편으로 고된 일을 마친 후 숙소에서 익숙한 향을 맡으면 낯선 곳의 두려움이 덜어지지 않을까.

    집에 들어설 때, 더워지면서 생기는 집안의 불쾌한 냄새 대신 달콤한 향이 퍼지면 하루의 피로가 씻기는 기분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석유에서 추출한 물질로 만드는 파라핀 대신, 콩에서 추출한 소이왁스로 몸에 해롭지 않은 향초가 그 역할을 할 수 있다. 소이왁스로 만든 양초는 임산부, 아이들도 안심하고 쓸 수 있다.

    향만 내는 프래그런스 오일만으로도 기분을 상쾌하게 하고, 잘 녹이긴 힘들지만 천연 에센셜 아로마 오일을 쓰면 아로마테라피 효과도 볼 수 있다.

    플로라 공방을 운영하는 안현희씨는 “사람들이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일’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향초를 찾는 이들이 많아졌고, 손수 좋아하는 향을 골라가며 만들려 하는 사람들도 많다”며 “별것 아닌 것 같지만, 향만으로도 삶이 훨씬 윤택해진다”고 말했다.

    만드는 방법이 간단해 집에서도 쉽게 할 수 있다.

    직접 녹이고 부어 만든 향초는 집에서 간단히 포장해도 모양이 예뻐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선물로도 근사하다.

    기자가 직접 공방을 찾아가 가장 많이 쓰는 유리병 향초와 깨질 염려가 없고 가벼워 여행용으로 좋은 틴케이스 향초를 만들어봤다.

    함께 향초를 만들어 본 공방수강생 박지혜(33·남양동)씨는 “원래 꽃향을 좋아하고, 신혼이기도 해서 유명한 ‘웨딩데이’ 향을 골랐다. 처음인데도 만들기가 아주 쉬워서 다음에는 또 다른 향으로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향초를 만드는 사이 옷에도 수첩에도 손에도 향이 가득 배어나 내내 기분을 좋게 한다.

    이번 주말에는 가족·친구들과 옹기종기 모여 좋은 향으로 방안을 가득 메울 향초를 손수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글= 이슬기 기자 good@knnews.co.kr

    사진= 전강용 기자 jky@knnews.co.kr




    침실 분위기 살아요

    ◆유리병 향초 만들기

    △준비물

    핫플레이트(중탕·전자레인지도 가능), 스테인리스스틸 비커, 못쓰는 냄비 등 내열용기, 온도계, 스테인리스스틸 숟가락, 소이왁스 150g, 아로마오일(에센셜오일/프래그런스 오일) 15㎖, 나무심지(M), 심지꽂이, 심지 붙일 스티커, 유리병(7온즈).

    △만들기

    ①왁스 녹이기

    소이왁스를 150g을 재서 내열용기에 넣은 다음, 중탕이나 전자레인지에 넣는 방법으로 투명하게 될 때까지 완전히 녹인다.

    ②심지 고정하기

    왁스를 녹이는 동안에 나무심지를 심지꽂이에 꽂은 다음 양면테이프 등으로 유리병 바닥 가운데 고정시킨다.

    ③오일 섞기

    왁스가 녹으면 적정 온도(60~70℃)에서 고른 프래그런스오일·에센셜오일을 넣고 잘 섞어준다. 부드럽게 섞어 기포가 없게 한다.

    ④용기에 부어 굳히기

    용기에 조심스레 따라 굳힌 뒤 표면이 울퉁불퉁할 경우 드라이기 등을 사용해 정리한다.

    ⑤장식하기

    어느 정도 굳었을 때쯤 마른 꽃이나 허브 등을 얹어 장식한다.




    캠핑갈 때 챙기세요

    ◆모기퇴치용 틴케이스 여행 향초 만들기

    △준비물

    동일 준비물에 소이왁스 80g, 아로마오일(에센셜오일/프래그런스 오일) 8㎖, 틴케이스 용기, 연기가 덜 나는 스모크리스 심지, 나무젓가락.



    △만들기

    ①소이왁스 80g을 녹일 동안 틴케이스 심지를 심지꽂이에 꽂고, 용기바닥에 붙인다. 우드심지와 달리 스스로 지탱하지 못하기 때문에 나무젓가락에 심지를 끼워 서 있도록 고정시킨다.

    ②왁스가 녹으면 아로마오일을 붓고 골고루 저어준다.

    ③용기에 천천히 붓는데, 부을 때 나무젓가락까지 닿지 않도록 양을 조절한다.




    숙면 원할 땐 라벤더, 기분전환 필요할 땐 과일향…

    ◆향 고르기

    수십 수백 가지의 아로마 오일이 있고, 원하는 오일 몇 가지를 섞어 쓸 수도 있기 때문에 향의 종류는 무궁무진하다.

    피곤할 때 안정을 취하고 스트레스를 풀며, 숙면을 돕기 위해서는 라벤더가 좋다. 라벤더는 벌레를 퇴치하고, 살균에도 효과가 있다. 피곤에 지쳐 생기를 원할 때는 과일 향이 제격이다. 레몬과 오렌지, 자몽(그레이트프루트) 등 톡톡 튀는 향이 기분을 상쾌하게 한다. 특히 오렌지는 식욕을 돋우는 효과가 있으며, 긴장을 완화시켜 주는 역할도 한다.

    페퍼민트는 집중력을 향상시키며, 특히 비염이나 기관지염 등 호흡기 질환에 도움이 될 만큼 머리를 맑게 하는 데 좋다.




    빈 요거트병·잼병·오래된 머그잔도 좋은 재료

    ◆향초 만들기 이럴땐 이렇게!

    △같은 소이왁스라도 회사제품별로 녹는 온도와 오일을 넣을 적정온도가 다르기 때문에 구입한 제품의 알맞은 온도를 맞춰 오일을 넣는다.

    △유리온도계는 높은 열에서 파손 위험이 있기 때문에 스테인리스스틸로 된 온도계를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우드심지는 심지 모양이 넓적해 촛농이 빨리 만들어지므로 다른 심지에 비해 발향이 잘되고, 그을음이 적게 생긴다. 또 불을 붙이면 나무장작 타는 소리가 나 매력적이다.

    △소이왁스가 예민하기 때문에 굳을 동안 용기를 움직이지 않는다.

    △기포가 많아 표면이 울퉁불퉁해지기 쉬운데, 이럴 경우엔 드라이기 등을 이용해 표면을 정리할 수 있다.

    △다 먹고난 요거트·우유 유리병, 잼병, 오래된 머그잔 등도 향초용기로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잼병은 보통 뚜껑도 철로 돼 있어 초를 끄고, 보관하는 데도 좋다. 이런 용기를 사용할 때는 용기 윗부분부터 1㎝ 정도 남긴 부분까지 물을 넣어 중량을 잰 것을 전체 중량으로 두고, 오일과 소이왁스를 합친 중량이 전체 중량이 되도록 레시피를 맞춘다. 오일과 소이왁스의 비율은 1:10 정도로 하면 된다.




    긴 심지는 그을음의 원인… 1㎝ 미만으로 잘라요

    ◆사용할 때 주의하세요!

    △향초가 심지 주변으로만 타들어 가는 동굴 현상을 막기 위해서 한 번 켤 때 양초 표면이 다 녹을 때까지 태우는 것이 좋다.

    △심지가 길면 그을음이 생기기 때문에 1㎝ 미만으로 관리한다.

    △불을 켠 상태는 양초 전체가 뜨겁기 때문에 용기를 만지지 않는다.

    △초를 켜 둔 채로 잠들지 않는다.

    △가연성 물질을 근처에 두지 않는다.




    불 켤 땐 롱라이터, 불 끌 땐 윅디퍼 있으면 좋아요

    ◆향초의 벗들을 소개할게요

    △롱라이터: 양초를 어느 정도 사용해 심지가 깊이 들어갔을 때, 작은 라이터나 성냥을 사용하면 불을 켜기 불편할 뿐만 아니라 위험하기도 한데, 이럴 때 롱라이터를 사용하면 편리하다.

    △윅디퍼(wick dipper): 불이 붙은 심지를 촛농에 밀어 넣어 끄는 도구. 그을음 없이 초를 끌 수 있으며, 심지에 왁스가 한 번 더 코팅되는 효과도 있다.

    △스너퍼(snuffer): 우드심지는 밀어 끌 수 없기 때문에 작은 종 모양의 기구로 촛불을 덮어 불을 끄는 스너퍼를 쓴다.

    △심지가위, 윅트리머(wick trimmer): 탄 심지 부분을 깔끔하게 자를 수 있는 전용 가위.

    △향초 뚜껑: 향이 날아가지 않도록 하는 역할. 스테인리스스틸로 된 것은 초를 끌 때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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