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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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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라이프] 디지털 디톡스(digital detox)

디지털 시대, 탈출이 필요해

  • 기사입력 : 2014-09-16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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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년 전 나온 광고 중 한 장면입니다. 인기 여배우가 등장해 노트북 컴퓨터 하나로 자동차를 타고 달리면서 인터넷으로 서핑을 하고, 야외 카페에 앉아 DMB로 TV를 시청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여배우는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자유로움을 표현하지요. 이때 기억에 남는 카피 문구가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입니다. 프랑스의 사회학자 자크 아탈리는 저서 ‘21세기 사전’에서 정보기술의 발달이 낳을 21세기형 새로운 인류를 ‘디지털 노마드’라고 지칭했습니다. 인터넷과 최첨단 정보통신기기를 가지고 사무실을 벗어나 가상조직을 만들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한 곳에 정착하지 않고 떠도는 유목민에 비유한 것입니다.

    이 광고가 나온 지 채 10년도 안된 2014년 현재, 우리는 손가락 하나로 언제든 원하는 뉴스나 드라마를 보고, 궁금한 것은 바로바로 인터넷을 통해 확인하고, 집에 가만히 앉아 영화나 기차표를 예매하거나 각종 쇼핑을 할 수 있는 최첨단 디지털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그 시절,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을 수 있는 디지털로 인한 자유에 목말랐다면, 24시간 디지털 기기에 노출돼 있는 지금은 디지털로부터의 자유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최근 디지털 기기에서 벗어나 독서나 명상, 사람과의 교류 등을 통해 시간을 보냄으로써 몸과 마음을 안정시키는 ‘디지털 디톡스’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디지털 디톡스란

    디지털(digital)과 ‘독을 해소하다’라는 뜻을 가진 단어 ‘디톡스(detox)’가 결합된 신종 단어입니다.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를 장시간 사용하면 중독 현상을 겪게 되고, 기기에서 나오는 전자파로 인해 뇌건강에 해로운데, 디지털 기기로부터 멀어지는 활동을 일컬어 디지털 디톡스라고 합니다.

    몸의 독소를 뽑아내 신체를 치유하는 것처럼 시간과 장소를 따지지 않고 우리를 옭아매는 디지털이라는 그물에서 벗어나 몸과 마음을 회복시킨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디지털 디톡스 어떻게 할까

    방송통신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스마트폰 이용자의 77%가 특별한 이유 없이 스마트폰을 자주 확인한다고 답했고, 이 중 35.8%는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하다’고 하니 스마트폰 중독이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휴대폰뿐 아니라 TV나 PC 등 모든 디지털 기기로부터 벗어나야 디지털 디톡스가 가능합니다. 디지털 디톡스를 위한 몇 가지 실천법을 알려드립니다.

    스마트폰에 있는 다양한 기능의 앱을 지우거나 숨기고 전화 통화나 문자메시지 전송 등으로 스마트폰의 사용 범위를 최소화합니다. 또는 스스로 사용 목적과 사용 시간을 정해놓고 그 규칙에 따르는 겁니다. 이렇게 사용량을 줄이다 보면 스마트폰 의존도가 점점 낮아질 수 있습니다.

    의지가 좀 약하다면 스마트폰 중독을 방지하는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대구대 앱창작터가 개발한 ‘스마트폰 중독 방지’ 앱과 (주)다우기술의 ‘모모’는 스마트폰 사용을 차단하기 위한 앱으로 전화와 문자, 필수적인 앱을 제외한 나머지 앱을 잠금으로 설정해 접근을 막아줍니다. 사용자가 잠금할 앱을 선택하고 잠금 시간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앱스토어에서 ‘중독 방지’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면 다양한 앱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하루 중 일정 시간 동안 전원을 아예 꺼놓는 겁니다. 스마트폰에서 벗어나는 시도에 성공했다면, TV·PC 등으로 확장합니다.

    이렇게 디지털로부터 벗어난 시간에는 책을 읽고 사색을 즐기거나, 자기 계발과 심신 건강에 도움을 주는 취미활동을 할 수 있고, 주변 사람과의 관계도 돈독하게 할 수 있는 거죠.

    디지털이 없는 곳으로 훌쩍 떠나는 아날로그 여행도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강원도 홍천에 있는 힐리언스 선마을에는 와이파이는커녕 휴대폰도 터지지 않고 객실 내에 TV나 에어컨, 냉장고가 없습니다. 기술 발전이 가져다 주는 편리함을 잠시 내려 놓는 대신 가벼운 운동과 명상을 하면서 심신의 건강과 여유를 되찾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찾고 있다고 합니다.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는 강원도 홍천군의 삼봉 휴양림과 경북 영양군의 검마산 휴양림을 TV가 없는 휴양림으로 시범 운영하고 있습니다. 시선을 빼앗길 TV가 없으니 자연스럽게 푸른 숲과 아름다운 밤하늘로 눈이 향하겠지요.

    일본 문부과학성 산하 국립교육정책연구소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간이 짧은 학생의 성적이 더 좋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일본 전국의 국·공립 및 사립 학교에 재학 중인 초6년, 중3년생 전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사용 기간이 짧은 학생일수록 제출된 문제에 대한 응답률이 높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을 덜 사용할수록 생각하는 시간이 길어져 사고의 깊이가 깊어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인데요, 비단 학생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김희진 기자 likesky7@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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