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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칼럼] 新넛크래커 시대, 기술혁신만이 살길이다- 홍정효(경남대 경영학부 교수)

  • 기사입력 : 2014-11-28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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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우리 경제의 주요 이슈 중의 하나는 ‘신(新) 넛크래커 시대’의 도래이다. ‘넛크래커’는 IMF 외환위기가 발생하기 직전인 1997년 10월 제1차 국민보고대회에서 발표된 ‘부즈앨런&해밀턴 한국보고서’에서 제시된 개념으로 지식우위에 바탕을 둔 일본경제와 비용우위에 바탕을 둔 중국경제 사이에 한국경제가 끼어 있는 상황이 마치 ‘넛크래커(호두 깨는 기구)’와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는 데서 비롯됐다.

    2000년대 이후 전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던 중국은 4조달러 수준인 풍부한 외환보유고를 이용한 글로벌 기업 M&A 등을 통해 단순 제조공장에서 벗어나 조선, 자동차, 철강, 금융, IT 등 경제 전반에 걸쳐 한국기업들의 턱밑까지 쫓아온 상황이다.

    일본의 경우 1990년대 이후 잃어버린 20년을 되찾기 위해 시작된 아베노믹스로 인한 엔화의 평가절하 전략으로 기업들의 수익성이 급격히 개선돼 충분한 자금이 확보가 되고 기계부품소재, 자동차 및 철강 등의 분야에서 가지고 있던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까지 더해짐으로써 지속 가능한 미래 성장기반을 도모할 수 있는 충분한 여건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근자에 소비세 인상으로 인한 일본 내 소비둔화 등으로 인한 GDP성장률 하락으로 아베노믹스는 실패라고 주장되고 있으나 외환시장만 놓고 본다면 엔/달러가 120엔대, 원/엔 환율은 100엔당 950원 수준까지 하락한 상태이다. 이는 일본 수출기업의 채산성에는 매우 긍정적인 신호로 반대로 자동차, 철강, 조선 등 산업의 대부분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합하고 있는 한국 수출기업에게는 매우 불리한 여건이 되고 있다.

    한국경제는 엔저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원천기술과 소재경쟁력의 비교 우위에다 혹독한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한 일본기업과 저임금 및 저가 대량생산 위주에서 최근 급속한 기술수준 향상과 넓은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한 중국기업 사이에 샌드위치 상태로 놓여 있다. 특히 경남지역 경제는 첨단 IT 또는 서비스 산업보다는 대부분 조선, 기계장비, 금속가공, 자동차 등 전통적인 제조업이 주력 산업군이다. 일본과 중국 사이의 신 넛크래커 경제구조 하에서 경남지역 경제는 다른 어떤 지역보다도 더 부정적인 요소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경남지역 기계산업의 60~70%가 단순 임가공 형태의 부가가치가 낮은 상태이므로 최근 중국의 성장세를 고려한다면 해당 업종들의 미래는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이므로 선제적인 대응전략 마련이 절실해 보인다.

    통계청에 의하면 2013년 기준 최근 5년간 경남지역의 산업생산은 매년 3.2%씩 성장했으나 이는 전국 평균 4.6%보다 1.4%p 낮은 수준이며 2013년의 경우 산업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0.7%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0년 경남지역 제조업 산업생산이 전년동기 대비 13.9% 상승을 기록하고 난 이후 2011년부터 3년간 연속 하락하는 등 경남지역 기업들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경남지역의 경제 활성화를 위해 새로운 성장전략을 마련해야 할 때이다. 이러한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경남지역 기업들도 이제는 부가가치가 높은 첨단산업형으로 발상전환을 할 필요성이 있다. 차별화된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의 경우 급격한 환율변화 등 금융시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예기치 못한 사태, 즉 블랙스완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필수 전략이다. 국내외 장수기업의 핵심성장 전략은 차별화된 기술력 확보에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독일이나 일본처럼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기업들이 경남에서 많이 배출되기를 기대해 본다.

    홍정효 경남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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