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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롱] 김희진 기자의 여기는 이탈리아 (3) 밀라노 미식기행을 떠나볼까요?

  • 기사입력 : 2015-06-17 10:5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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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은 정해져 있고, 보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해보고 싶은 것 많은 여행자는 늘 바쁘죠. 이탈리아 해외 취재 중 하루는 짧은 시간 미식기행을 즐기고 싶은 사람을 위해 기획된 '푸드투어'를 경험했습니다.

    이름하여 '비알레 파피니안노'. 걷고 먹고, 걷고 먹고를 반복하며 3시간가량 소요되는 이 푸드투어의 핵심은 <현지인처럼 먹고, 즐기자!>인데요.

    밀라노 시내 부촌 중 하나인 브레라 지역에서 푸드투어를 안내할 음식큐레이터 '미렐라'씨를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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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드투어를 안내할 음식큐레이터 '미렐라'씨.
    첫 코스는 빵집(=파니피치오,panificio), 파티니(PATTINI)입니다. 이 빵집은 1970년도에 문을 연 빵집인데, 종전 방식과 달리 빵을 손님들이 직접 보고 고를 수 있도록 전시하는 방식을 처음 시작해 이름이 났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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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0년도에 문을 연 빵집 파티니(PATTINI).
    이전 빵집의 형태는 빵을 만드는 곳과 파는 곳이 따로 있어서 메뉴판을 보고 손님이 빵을 주문하면 주방에서 들고 나와 판매하는 방식이었다는군요. 이 빵집은 브레라 지역 시민들의 식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었습니다. 파티니에 방문하면, 이들이 자랑하는 돌체(디저트류) 중 깐논치니와 비니에 등 2가지 종류를 맛볼 수 있습니다.

    저는 안타깝게도 맛보지 못했지만 식사빵을 맛보고 싶다면, 잊지말고 구입해서 드셔보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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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티니의 대표 메뉴 깐논치니와 비니에(사진 왼쪽).
    달달한 과자로 입맛을 돋궜다면,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음식 중 하나인 수제햄을 맛볼 차례, 10분~20분 정도 걸어 프로슈토(prosciutto) 가게인 파르마 앤 코(PARMA&CO)에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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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슈토(prosciutto) 가게인 파르마 앤 코(PARMA&CO)
    프로슈토는 돼지고기를 염장해 자연 건조시킨 이탈리아식햄인데요. 얇게 저며 그냥 먹거나 그리시니, 바게트 같은 담백한 빵과 곁들여 먹습니다.

    이 가게는 신생 업체이지만,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질 좋은 파르마 지역의 프로슈토만 취급하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는 집이랍니다. 팁을 하나 드리자면, 이탈리아 전역에서 돼지고기 품질로는 첫째로 손꼽히는 곳이 바로 파르마 지역입니다.

    프로슈토를 와인에 절인 쿨라텔로를 비교해서 맛보는 재미가 쏠쏠했는데, 쿨라텔로가 더 부드럽고 덜 느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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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르마 앤 코(PARMA&CO)의 수제햄 프로슈토(prosciutto). 돼지고기를 염장해 자연 건조시킨 이탈리아식햄이다.
    즐거운 여행자의 마음으로 맥주 한 잔까지 곁들이니 더할 나위 없더군요.

    약간 텁텁해진 입을 씻어낼 뭔가가 필요한 참이었는데, 다음 코스는 바로 수제 젤라또숍 '솔페리노'(SOLFERINO)였습니다. 겉보기엔 소박해 보이는 이 집은 부모와 자녀들이 함께 운영하는 숍이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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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라노 전역에 소문이 나 멀리서도 젤라또를 사러 온다는 솔페리노.
    매일 아침 신선한 우유로 직접 만들어내는 그 맛이 밀라노 전역에 소문이 나서 먼 외곽이나 타 지역에서도 젤라또를 사러 온다는군요.

    하루 100kg 정도만 만드는데, 크림맛, 호두맛, 생강맛 등이 특별 메뉴입니다. 특별함을 원한다면 생강맛을 드셔보시고, 그렇지 않다면 과일맛이나 고소함의 진수를 보여주는 피스타치오를 권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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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림맛, 호두맛, 생강맛 등의 '솔페리노' 젤라또.
    요즘 한국에서는 집밥 열풍이 불고 있는데 밀라노에서도 가정식에 대한 관심이 높더군요. 할머니가 해주시던 맛을 그대로 이어받아 가정식을 만들어 파는 파스티피시오 모스코바(MOSCOVA)로 향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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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스코바(MOSCOVA)
    1924년부터 대대로 손맛을 이어오는 맛집이었습니다. 뽈뻬토니, 뽈뻬티네라 불리는 이 음식은 우리나라 미트볼,동그랑땡과 맛과 모양이 비슷하더군요.

    밀라노 할머니 손맛은 우리나라 엄마들 손맛이랑 비슷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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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스코바(MOSCOVA)의 뽈뻬토니
    밀라노도 한국의 여름만큼 더웠습니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을 먹는 여행이라고해도 약간은 지치더라구요.

    바(Bar) '테이크 어웨이(TAKEAWAY)'에서 이탈리안 음료 '크로세코'로 목을 축인 후 각양각색의 와인을 한 자리에 모아놓은 와인숍 '코띠(COTTI)'에 들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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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인숍 '코띠(COTTI)'
    60년 전통의 이 숍은 이탈리아 내 20개주 각 지역에서 나는 수천종의 와인을 비롯해 빈티지 라벨만 1000개 이상을 보유하고 있고, 300종 이상의 위스키, 700종 이상의 럼, 크래프트 맥주 등 세계 각국의 주류 3000여종을 갖추고 있는데요. 시음해보고 구입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 코스는 지친 몸을 쉴 수 있는 세련된 까페 '프린시(PRINCI)'. 커피는 당연히 있고요. 각종 돌체에서부터 각종 피자와 빵 등을 5유로 내외로 즐길 수 있었습니다. 맛이요? 말해 무엇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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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까페 '프린시(PRIN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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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까페 '프린시(PRINCI)'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피자를 조각으로 맛볼 수 있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음식 중 밀라노에서 나름 HOT하다는 집만 골라 돌아보고 맛보는 푸드투어는 3시간 가량 소요되고 가격은 1인당 65유로인데, 고객의 요구에 따라 프로그램은 변경된다고 합니다. 이탈리아에서는 2000년을 전후해 푸드투어 업체가 생기기 시작했다는데, 밀라노 푸드투어 포털 사이트(http://www.milanfoodtours.com)에서 보다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런 미식기행, 이탈리아에만 있냐고요? 맛집을 찾아다니는 게 취미가 될 만큼 미식에 대한 관심이 높은 요즘, 한국에서도 서울을 중심으로 푸드투어를 운영하는 여행사들이 4~5개쯤 등장했다고 합니다.

    서울에서 푸드투어 '서울가스트로투어'(GastroTour Seoul)를 운영 중인 강태안 대표는 "우리나라도 좋은 푸드투어 코스를 만들 수 있는 우수한 먹거리와 볼거리가 많이 있다"며 "자원을 어떻게 활용해 사람들에게 어필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실천해나가는 것이 우리나라 푸드투어 발전과 한식 세계화를 위한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그러게요. 진주냉면 한그릇 후루룩 먹고 진주성 한바퀴 돌아보고 수복빵집 팥빙수 뚝딱 비우고, 진주 전통시장 구경하고 진주 육회 비빔밥 슥삭 비벼먹고, 진양호 야경보며 차 한잔 마시는 진주에서의 반나절 여행이 밀라노 푸드투어보다 못할 것도 없지 않을까요?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으로 취재했습니다.

    김희진 기자 (방송인터넷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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