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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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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만 열면 특등사수(?)…과연 클레이사격 솜씨는?

[뭐하꼬] 날아가는 표적 ‘피존’ 맞히는 클레이 사격
날아간다 내 안의 고민들… 쐈다 내 맘을 다잡고… 맞혔다 내일의 목표까지
접시모양 표적이 앞으로 이동하는 ‘아메리칸 트랩’은

  • 기사입력 : 2015-10-01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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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인이미지이민영 기자가 창원시 의창구 창원국제사격장 아메리칸 트랩에서 클레이 사격을 하고 있다./김승권 기자/

     
    “나, 군대에 있었을 때 사격 잘해서 휴가 나왔어.”

    군대를 다녀온 사람이라면 술자리에서 한 번쯤 이런 무용담을 털어놓곤 하죠. 아마도 이런 말을 과감히(?) 할 수 있는 건 국내에서는 예비군훈련장 등을 제외하면 군대에서 사용했던 K2나 M16 실탄 사격을 할 수 있는 곳이 없기에 그 누구도 증명해 보란 말을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창원대 인근을 지나거나 창원대 기숙사 앞 호숫가를 산책하다 보면 총소리에 깜짝깜짝 놀랄 때도 있습니다. 창원시 의창구 사림로 99번길 63(퇴촌동 산 28)에 있는 창원국제사격장에서 나는 소리인데요. 창원국제사격장은 평소엔 선수들의 연습 장소로, 주말에는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도 인기가 높다고 하네요. 이번 주말 연인 또는 친구랑 클레이 사격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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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적이 산산조각 나고 있다./김승권 기자/


    클레이 사격은 대자연을 벗삼아 날아가는 피존(pigeon·표적)을 통렬하게 부수는 쾌감이 있는 경기로 일상에서의 스트레스를 말끔히 해소해 주는 것은 물론, 맑은 공기 속에서 건강을 다질 수 있는 스포츠로 인기를 끌고 있다.

    클레이 사격을 체험하기 위해 지난달 23일 찾은 창원시설공단 창원국제사격장. 클레이 사격에 앞서 설명을 하고 사선통제요원(교관) 역할을 한 창원국제사격장의 서증길 대리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강조했다. 총구가 사대를 향하지 않고 뒤에서 구경하고 있는 사람들 또는 옆 사로를 향할 경우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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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시 의창구 창원국제사격장에서 기자들이 사선통제요원 역할을 한 창원국제사격장 서증길(맨오른쪽)대리로부터 클레이 사격법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김승권 기자/


    초보자들은 표적이 앞으로 이동하는 아메리칸 트랩에서 클레이 사격을 한다. 아메리칸 트랩은 비공식 종목으로, 비행 속도가 느리며 각도는 거의 없는 종목으로 생활체육 동호인들에게 인기가 많다. 지름 11㎝ 진흙으로 빚은 주황색 접시 모양 표적의 비행거리는 약 40~50m이며, 속도는 약 40㎞/h로 사수가 총을 쏠 수 있는 여유가 충분하다고 하지만, 움직이는 표적을 향해서 초보자들이 사격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 듯하다.

    특히 고정된 표적을 향해 쏘는 군대 사격과 다르기 때문에 생각의 전환이 중요하다. 그래서일까. 서 대리는 보통 남자보다 지시 사항을 충실히 따르는 여자들의 클레이 사격 적응도가 더 높다고 설명했다.

    클레이 사격은 아메리칸 트랩 외에도 스키트, 트랩, 더블 트랩이 있다. 스키트는 사격장의 사선에 1~8번 사대가 있고, 방출기(접시를 날려주는 기계)에 하이하우스와 로우하우스가 설치돼 그곳에서 표적을 날려보내며, 사수는 1번부터 8번까지 지정된 발수를 사격하게 되며 1라운드(25발) 사격을 끝낸다.

    스키트는 순발력을 필요로 하고 각도가 다양해 기초과정과 룰만 익히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트랩은 사대에서 사수가 준비가 되면 방출기 3개 중 1개가 신호음과 동시에 작용해 표적이 날아간다. 이때 사수는 표적비행 방향을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상태에서 사격을 하게 되며, 한 발에 명중 못하면 재명중시킬 수도 있다.

    더블 트랩은 사수가 준비가 되면 두 개의 표적을 한 표적에 한 발씩 사격한다. 트랩보다 표적의 속도가 느리며 비행각도도 완만하며 비행방향이 항상 일정하기 때문에 표적 하나만 맞힌다는 생각으로 하면 쉽게 적응할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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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레이 사격에 쓰는 실탄은 370~380개의 납탄으로 이뤄져 있으며 산탄이기 때문에 퍼지면서 표적을 맞히는 방식이어서, 시선이 표적 출구인 방출기를 향해 있다가 조준을 마친 상태에서 허리를 약간 숙이고 있다가 허리를 펴는 과정에서 표적과 조준선이 일치하면 정점에 이르기 직전에 방아쇠를 당기면 된다. 370~380개 납탄은 퍼질 때 축구공의 1.5배 크기에 이른다.

    일반적으로 표적에 맞으면 세 갈래로 쪼개지며, 제대로 맞으면 산산조각 난다. 한두 알이 표적에 맞으면 두 갈래로 쪼개지며 이 중 작은 조각이 맞은 부위라고 한다.

    사격 준비를 하고 “Go”라고 외치면 교관이 버튼을 조작해 표적이 떠오른다. 표적이 정점에 이르기까지 2~3초 이상 걸리기에 시선이 따라갈 수 있는 시간은 충분하지만 급한 마음에 방아쇠를 당기면 표적을 빗나가게 마련이다.

    창원국제사격장에서 교관은 한 발 한 발 발사할 때마다 사격이 어땠는지 설명을 해 주고 다음 사격 때 주의해야 할 점에 대해 설명을 해 준다.

    이날 사용한 클레이 사격 총기는 미로쿠(일본), 베레타(이탈리아), 브로닝(벨기에)으로 모두 2연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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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탄은 위칸에 먼저 넣은 후, 아래칸에 넣으면 되고, 25발을 쏠 때 마지막 한 발은 아래칸에 밀어넣으면 된다. 2발을 쏘고 난 뒤 총구를 옆으로 눕혀서 레버를 오른쪽 엄지 손가락으로 누르면 자동으로 탄피가 빠져나온다. 2발을 쏜 뒤 탄피까지 빼내고 나면 다시 실탄을 넣은 후 자기 차례까지 기다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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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슬기 기자가 창원시 의창구 창원국제사격장 아메리칸 트랩에서 사격을 한 후 탄피를 빼내고 있다./김승권 기자/


    어느덧 25발의 사격이 모두 끝났다. 남기자 2명과 여기자 1명이 도전했던 클레이 사격 체험의 승자는 누구였을까. 서 대리의 설명을 통해 독자 여러분들이 상상해 보길 바란다.

    창원국제사격장에서 클레이사격은 올해 12월 31일까지 운영한 뒤 1년 6개월 정도 중단된다. 오는 2018년 제52회 세계사격선수권대회 준비를 앞두고 리빌딩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화약권총 경영사대(공기총사대 포함)는 지난 8월 21일부터 운영하지 않고 있다.

    글= 권태영 기자·사진= 김승권 기자

    /취재 협조= 창원국제사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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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국제사격장= 지난 1982년 7월 준공됐다. 2002년 10월 아시안게임 사격대회, 같은 해 11월 제14회 아·태 장애인 사격대회, 2003년 6월 ISSF 창원 월드컵 국제사격대회(격년 개최) 등을 개최했으며, 2014년 7월 창원종합사격장에서 창원국제사격장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클레이(국제식 3조, 아메리칸트랩 1조), 화약총(25m 6조 60사대, 50m 80사대), 공기총(10m 80사대), 결선경기장(10m·25m·50m 각 10사대) 등의 시설이 있다. 오는 2018년 제52회 세계사격선수권대회를 개최할 예정이어서 리빌딩을 하고 있다. 매월 넷째 주 일요일은 이용고객 안전 확보를 위해 시설물 정기점검 및 보수를 하므로 정기 휴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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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민영 기자가 창원시 의창구 창원국제사격장 아메리칸 트랩에서 사선통제요원 역할을 한 창원국제사격장 서증길 대리로부터 사격법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김승권 기자/


    # 클레이 사격 비용= 1라운드 25발을 기준으로 개인은 2만2000원, 단체(10명 이상)는 2만원이다. 회원(연회비 10만원, 회원카드, 사진촬영 및 인화 서비스 제공)은 1만7000원에 이용할 수 있으며, 외국인은 2만5000원이다. 이 비용은 표적, 실탄(방탄) 조끼, 총기 대여를 포함한 가격이다.

    창원국제사격장은 12월까지 월 2회 둘째·넷째 토요일에 사격교실을 운영한다. 운영종목은 클레이(25발)과 클레이/권총사격(추가 이용)이며 만 14세 이상이면 누구나 가능하며 30명 선착순이다. 사격강습과 실탄 사격 강의가 있다. 클레이 25발을 회원가인 1만7000원에 이용할 수 있으며 클레이 추가 및 권총사격시 회원가로 가능하다. 사격교실 수강 전일까지 전화(☏ 055-712-0725) 접수하면 되고 당일 접수는 불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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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시 의창구 창원국제사격장 아메리칸 트랩에서 기자들이 클레이 사격을 하고 있다./김승권 기자/


    # 클레이 사격 안전수칙

    1. 사선통제요원의 지시에 따라 사격해야 한다.

    2. 총기 및 실탄에 이상이 있을 땐 즉시 사선통제요원에게 알려야 한다.

    3. 총구는 항상 공중이나 표적 방향으로 향하게 해야 한다.

    4. 빈 총이라도 사람에게 겨냥하지 말아야 한다.

    5. 지정된 사수 외에는 사선에 들어가서는 안 된다.

    6. 타인의 총기는 승인 없이는 만지지 말아야 한다.

    7. 사격장 내에서는 정숙을 유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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