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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3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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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라이프] 웨어러블(wearable) 기기

IT를 입다, 나를 읽다
웨어러블 시장 규모 급속도로 성장 중
피트니스밴드·스마트워치 단계 넘어

  • 기사입력 : 2015-12-29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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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황 1. 신발장을 열면 오랫동안 신지 않았던 신발이 ‘지루하다’ 말하고, 신발을 신고 밖으로 나가면 ‘그래, 이 느낌이야. 바람이 상쾌해’라고 말한다.

    상황 2. 안경을 끼고 윙크하면 자동으로 사진이 찍히고, 안경테 버튼 하나로 간편하게 동영상 촬영이 가능하다.

    상황 3. 페이스북에서 누군가 나의 글에 ‘좋아요’ 버튼을 누르면, 입고 있는 조끼에 바람이 들어와 포옹하듯 나를 살짝 죄어온다.

    상황 4. 헬멧을 쓰면 오토바이 운행 중 눈앞에 내비게이션이 자동 안내되고, 고개를 돌리지 않아도 후방과 측면을 볼 수 있다.

    어떤 것이 상상이고 어떤 것이 현실일까. 영화 속 같은 이 장면들은 모두 개발된 제품에 대한 이야기다. 컴퓨터나 스마트 기기를 몸에 걸치는 시대, 웨어러블 시대가 본격 도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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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웨어러블이 대세

    최근 미래창조과학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웨어러블 기기 가입자 수는 지난해 대비 90배 늘었다.

    미국에서는 이미 10명 중 1명이 웨어러블 기기를 사용 중이며, 웨어러블 시장 규모도 급속도로 성장 중이다. 웨어러블 기기의 범위도 가장 많이 사용하는 피트니스 밴드(스마트 밴드)와 스마트 워치(스마트 손목시계)를 넘어서서 옷이나 신발, 안경 등으로 넓어지고 있다.

    웨어러블 기기의 특징은 항상 몸에 붙어 있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은 필요할 때만 켜고, 손에서 놓을 때가 많다. 그러나 웨어러블은 언제 어디서나 몸에 붙여 다니기 때문에 이러한 점을 활용한 다양한 기능들이 구현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몸에 붙은 센서로 실시간 건강 체크가 가능하고, 분실과 도난의 위험이 적어서 결제나 전자열쇠 기능을 할 수도 있다. 또 개인 데이터를 분석해서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받을 수도 있다.

    웨어러블 기술이 더 발달하면 컴퓨터나 전화기 없이 가상공간에서의 만남(회의)이 가능하고, 먼거리에서의 원격 수술 등의 전문적인 서비스도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웨어러블 제품 어떤 것이 있나

    (1) 팔찌형 피트니스 웨어러블

    센서를 이용해 운동 및 활동량 측정을 전문으로 한다. 스마트밴드의 원조 격인 핏비트와 1만원대 미만인 중국의 샤오미, 나이키 퓨얼밴드 등이 피트니스 웨어러블 밴드의 대표주자다. 수면 분석, 심박수 체크를 통한 헬스 케어는 물론 블루투스, 전화 알림 기능도 가능하다.

    (2) 스마트 워치

    시계의 외형과 스마트폰의 기능을 통합했다. 삼성이 갤럭시 기어를 내놓으며 스마트 워치 시장의 문을 열었고, 애플이 애플워치를 공개하면서 스마트 워치 시장이 후끈 달아올랐다. LG전자와 샤오미 등 굵직한 IT기업체에서 스마트 워치 시장을 노린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구찌나 태그호이어 등 전통 시계 제작 그룹에서도 스마트 워치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3) 안경형 웨어러블

    안경 형태의 기기에 소형 디스플레이와 카메라를 탑재해 음성 인식과 정보 검색은 물론 사진이나 동영상 촬영도 가능하도록 한 제품이다. 구글의 ‘구글 글래스’가 대표적인데, 1세대는 생산을 중단했으며 편리성과 혁신성을 더한 ‘프로젝트 오라(Aura)’로 2세대 기기를 개발 중이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는 증강현실을 구현하는 ‘홀로렌즈’ 개발을 발표했고, BMW도 자동차 바깥의 상황을 투시해서 보여주는 증강현실 방식의 안경형 웨어러블 개발을 선언했다. 국내에서도 카이스트에서 사람의 시선을 추적하는 스마트 안경 ‘K-글라스2’를 개발했다.

    (4) 웨어러블 카메라

    고프로와 액션캠이 대표적이다. 헬멧이나 옷에 부착해 영상을 촬영할 수 있을 정도로 가볍고 작다. 스마트폰과 연동해서 제어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공무 방해 등을 방지하기 위해 경찰이나 소방관 제복에 웨어러블 카메라를 설치하고 있다. 이 밖에 머리띠처럼 이마에 부착할 수 있는 미니 웨어러블 카메라도 출시됐다.

    (5) 이어형 웨어러블

    블루투스를 활용한 제품들이 많다. 목에 거는 운동용 헤드셋과 귀에 거는 카메라가 대표적인 제품이다. 삼성전자에서는 갤럭시 시리즈를 연동해 사용할 수 있는 목걸이형 웨어러블 기기 ‘삼성 기어 서클’을 출시했고, 덴마크 기업 자브라는 세계 최초로 트레이닝 코칭 기능과 음악 감상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무선 이어셋을 출시했다.

    (6) 옷 웨어러블

    웨어러블 기술의 최종 도달점은 옷 웨어러블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아직 다양한 기능을 갖춘 제품은 없지만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랄프로렌은 심장박동, 심호흡, 에너지 소모 등 신체 상태에 대한 통계를 측정하는 스마트 운동복인 ‘폴로테크 셔츠’를 개발했고, 미국 MIT 학생들은 페이스북의 ‘좋아요’ 버튼이 눌러질 때마다 구명조끼처럼 부풀어 오르는 ‘라이크-어-허그’ 조끼를 만들었다.

    (7) 반지·목걸이형 웨어러블

    스마트폰과 연동돼 있는 반지와 목걸이는 여성들에게 인기다. 미국 링리가 판매 중인 스마트 반지는 진동 모터와 색상이 바뀌는 LED를 내장했으며, 스마트폰과 무선으로 연결해 전화와 일정 등에 대한 알림을 받을 수 있다. 또 중국 베아리에서는 운동량과 평형상태를 체크해주는 기능을 가진 ‘파이넥’ 웨어러블 목걸이를 개발했다.

    ◆노약자·반려동물 도와주는 웨어러블도 인기

    아이나 노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웨어러블 제품도 인기다. 국내 이동통신사는 월 8000원 정도의 키즈 전용 요금제와 함께 어린이용 웨어러블 기기를 출시하고 있다. 아이가 전용 스마트 워치를 착용하면 보호자가 스마트폰으로 아이의 위치를 알 수 있고 보호자와 전화를 하거나 메시지로 커뮤니케이션도 가능하다. 위급상황 발생 시에는 긴급연락으로 지정한 사람에게 바로 전화를 걸고 주변 소음을 전부 녹음도 가능하다.

    노인이나 환자들의 건강관리나 안전체크용으로도 활용도가 높다. 웨어러블 슬리퍼를 신은 노인의 걸음걸이에 이상이 감지되면 바로 의사에게 메시지를 보내주며, 노인들의 소변을 분석해 요도 감염 탈수 상태 등을 모니터링하는 일회용 팬티도 개발됐다. 기기들은 실시간 스마트폰으로 연동 가능하다.

    반려동물을 관리하고 건강을 체크하는 웨어러블도 인기다. 반려견의 운동량과 칼로리 소모량·수면량을 확인할 수 있는 목걸이 형태의 ‘펫피트’, 반려동물을 위한 피트니스 트래커인 ‘핏바크’, 반려견용 고프로인 ‘펫치’, 반려동물의 뇌파를 읽어 반려동물이 원하는 말을 자동으로 통역해 주는 ‘노 모어 우프’ 등의 제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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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션·생활 속으로 침투하는 기술력 필요

    사실상 IT업계에서는 수년 전부터 스마트폰 시대가 지고 웨어러블 시대가 올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그렇지만 웨어러블 시장은 예상만큼 급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디자인과 가격, 편리함에 대한 기술력 부족과 사생활 침해 등의 문제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누구나 웨어러블을 하나씩 차고 다니는 시대가 꼭 올 것이라고 강조한다. 한 번 시장이 열리면 장악 속도는 스마트폰보다 몇 배 더 빠를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정부에서는 웨어러블 기기산업 육성에 1300억원(5년간)을 투입하겠다고 밝혔고, 국내 IT 기업들은 잇따라 웨어러블 제품을 개발·출시하고 있다.

    그러나 투자나 개발 외에도 과제는 있다. 동의 없이 사진이나 영상 촬영이 가능하고 원하지 않는 사적인 정보 유출 등의 문제를 보완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 마련도 시급해 보인다.

    조고운 기자 luck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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