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경남신문 신춘문예 '수필' 심사평] 아버지 체취와 은혜 잘 그려내
- 기사입력 : 2016-01-04 09: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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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필 부문에 응모된 작품은 200여 편이었다. 수필작품을 읽으면 삶의 시·공간과 양상들을 보게 된다. 전체적으로 보면 삶의 체험을 형상화하고 있다. 그러나 수필은 단순히 체험의 기록만으로 그쳐서는 안 되며 체험을 통한 인생의 발견과 깨달음을 꽃피워내는 데 있다.
이런 관점에서 주제의 통일성, 소재의 참신성, 구성의 효율성, 문장의 세련성 등을 살펴보았다. 소재의 선정에 있어서도 대상에 대해 얼마나 깊은 관조와 해석을 얻어냈으며, 이를 통해 인생적인 의미를 형상화시켰는지도 살펴보았다.
대개의 작품들이 일상의 체험에서 얻은 감성과 사유를 드러내는데 그치고 있었다. 좋은 수필이란 문장에서 삶의 향기와 인생적인 깊이가 우러나 독자들에게 감동을 안겨줘야 한다. 이런 심사 관점에 따라, 세상의 여러 형태를 축소해놓은 듯한 수석을 바라보며 쓴 수필 ‘만월석’과 눈으로 보아 도무지 속을 알 수 없는, 중국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만두의 기원(起源)까지 풀어낸 ‘만두에 대하여’ 그리고 ‘아버지의 고무신’ 세 작품을 펼쳐놓고 다시 검토한 끝에 ‘아버지의 고무신’을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아버지의 고무신’은 사부가(思父歌)라 할 수 있다. 아버지의 체취와 은혜가 잘 그려졌고, 문장의 호흡과 세련성 등이 돋보였으며 주제를 잘 드러내고 있다. 돌아가신 아버지의 일생과 그리워하는 마음이 흰 고무신에 그려넣은 꽃으로 잘 묘사돼 있다.
당선자에게 축하를 드리고 낙선자들도 더 분발해 수필의 길을 향해 정진하시길 부탁드린다.
(심사위원 정목일·강현순)
정목일
강현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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